심양장계
: 심양에서 온 편지양장
『심양장계』는 인조(仁祖)가 남한산성을 나와 삼전도의 치욕을 당한 후 소현세자 일행이 심양으로 압송되면서 시작되는 기록으로 이들이 조선으로 송환되기까지 8년 동안 이국 땅에서 겪은 일들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 책이다.
조선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시기에 기록된 자료로 명·청 교체기의 조선외교사는 물론 언어·문학·민속 등에 관한 풍부한 사료를 담은 『심양장계(瀋陽狀啓): 심양에서 온 편지』(서남동양학자료총서)가 완역주석본으로 나왔다. 이화여대 고전번역팀이 역주한 『심양장계』는 누구나 읽기 쉽게 번역되어 있으며 당시 인물과 상황을 상세한 주석으로 설명해, ‘남한산성’ 이후 8년간의 사건을 마치 한편의 역사소설처럼 유려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다.
책은 1637년 인조가 적에게 항복의 예를 행한 후 청나라의 수도 심양으로 끌려가는 세자 일행을 전송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장계’란 지방에 파견나간 신하가 왕에게 올리는 일종의 보고서로, 『심양장계』의 작성자는 세자를 수행한 태자시강원(太子侍講院)의 신하들이다. 이들이 본국의 승정원(承政院)으로 보낸 이 보고서들 속에는 약소국 조선이 겪은 치욕적인 대외교섭에서부터 왕세자 일행의 하루하루의 일상까지가 세밀하게 기록돼 있다.
서남동양학자료총서 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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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정축년 인조 15년(1637)
무인년 인조 16년(1638)
기묘년 인조 17년(1639)
경진년 인조 18년(1640)
신사년 인조 19년(1641)
임오연 인조 20년(1642)
계미년 인조 21년(1643)
찾아보기
남한산성 이후 심양에선 무슨 일이…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패전국 볼모의 처지로 청의 강압적인 요구에 시달리는 소현세자 일행의 안타까운 모습이다. 우리에게 삼학사로 잘 알려진 윤집과 오달제의 처형 소식을 전하는 장계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일행은 청나라 용골대 등이 윤집 오달제를 살려둘 수 없다고 하자 “임금과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저항하는 것이니 살려주자고 간청하지만 끝내 그들은 형장으로 끌려가고 만다(79면). 왕세자의 신하 정뇌경과 강효원이 처형당하는 장면 역시 비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역관들의 비리를 증언했다가 용골대와 역관 무리의 모함을 받는다. 이에 이들을 살리려고 왕세자가 몸소 관청에 출두하지만 오히려 역관들에게 변을 당하고, 두 신하는 타국의 형장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만다(301면).
심양에 끌려온 김상헌과 최명길
『심양장계』에는 또한 청과의 강화 이후 심양으로 끌려온 조선인 포로들의 실상이 낱낱이 그려지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각각 척화파와 개화파의 대표적 인물로 남한산성에서 대립했던 김상헌과 최명길이 주목을 끈다. 장계에는 김상헌이 심양으로 끌려와 쇠사슬에 목을 묶인 채 심문을 당하는 장면(446면), 최명길을 직접 심문하라는 청의 요구를 소현세자가 거부하는 장면(801면) 등 당시의 상황이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결국 조선의 두 신하들은 풀려나게 되는데, 최명길은 청 황제의 명에 따라 서쪽을 향해 사배(四拜)의 예를 올린 반면, 김상헌은 척화파답게 끝내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881면) 또한 이 책은 명과 내통한다는 혐의를 받고 청의 추격을 받는 임경업과 그 때문에 심양에 끌려와 고초를 겪는 그 가족의 모습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17세기 동아시아 역사의 보고(寶庫)
이처럼 심양까지 끌려온 수많은 조선인 포로들과 이들을 속량하기 위해 애쓰던 왕세자 일행의 모습은 당시 조선외교사의 한 장면을 증언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삼전도 비문 문구에서부터 조선에서 보내온 시녀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트집을 잡혀 고초를 당하는 왕세자 일행의 처지를 보고 있노라면, 힘없는 조선에 가해진 역사의 폭력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실감하게 된다.
『심양장계』는 이처럼 소현세자 일행과 청의 다양한 교섭 양상을 보여주어 미묘한 외교관계를 증언하는 동시에 명·청 교체기의 중국 정치...남한산성 이후 심양에선 무슨 일이…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패전국 볼모의 처지로 청의 강압적인 요구에 시달리는 소현세자 일행의 안타까운 모습이다. 우리에게 삼학사로 잘 알려진 윤집과 오달제의 처형 소식을 전하는 장계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일행은 청나라 용골대 등이 윤집 오달제를 살려둘 수 없다고 하자 “임금과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저항하는 것이니 살려주자고 간청하지만 끝내 그들은 형장으로 끌려가고 만다(79면). 왕세자의 신하 정뇌경과 강효원이 처형당하는 장면 역시 비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역관들의 비리를 증언했다가 용골대와 역관 무리의 모함을 받는다. 이에 이들을 살리려고 왕세자가 몸소 관청에 출두하지만 오히려 역관들에게 변을 당하고, 두 신하는 타국의 형장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고 만다(301면).
심양에 끌려온 김상헌과 최명길
『심양장계』에는 또한 청과의 강화 이후 심양으로 끌려온 조선인 포로들의 실상이 낱낱이 그려지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각각 척화파와 개화파의 대표적 인물로 남한산성에서 대립했던 김상헌과 최명길이 주목을 끈다. 장계에는 김상헌이 심양으로 끌려와 쇠사슬에 목을 묶인 채 심문을 당하는 장면(446면), 최명길을 직접 심문하라는 청의 요구를 소현세자가 거부하는 장면(801면) 등 당시의 상황이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결국 조선의 두 신하들은 풀려나게 되는데, 최명길은 청 황제의 명에 따라 서쪽을 향해 사배(四拜)의 예를 올린 반면, 김상헌은 척화파답게 끝내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881면) 또한 이 책은 명과 내통한다는 혐의를 받고 청의 추격을 받는 임경업과 그 때문에 심양에 끌려와 고초를 겪는 그 가족의 모습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17세기 동아시아 역사의 보고(寶庫)
이처럼 심양까지 끌려온 수많은 조선인 포로들과 이들을 속량하기 위해 애쓰던 왕세자 일행의 모습은 당시 조선외교사의 한 장면을 증언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삼전도 비문 문구에서부터 조선에서 보내온 시녀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트집을 잡혀 고초를 당하는 왕세자 일행의 처지를 보고 있노라면, 힘없는 조선에 가해진 역사의 폭력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실감하게 된다.
『심양장계』는 이처럼 소현세자 일행과 청의 다양한 교섭 양상을 보여주어 미묘한 외교관계를 증언하는 동시에 명·청 교체기의 중국 정치·사회·문화 상황 등을 풍부하게 담고 있어 17세기 중국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특히 청나라를 일으킨 핵심 군사제도인 팔기군(八旗軍)의 정체가 소상하게 담겨 있고, 소현세자가 청 황제와 사냥터와 전쟁터를 다니며 목격한 청나라의 습속들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또한 청의 수도 심양에서 벌어지는 일들뿐 아니라 당시 몽고와 일본의 풍속까지 전하고 있어 한마디로 17세기 동아시아를 한눈에 전하는 역사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도 읽기 쉬운 완역주석본
이번에 새로 번역된 『심양장계』는 1935년 경성제국대학에서 규장각총서의 첫째권으로 간행한 판본을 완역하고 주석을 단 것이다. 이화여대 국문과 고전번역팀이 이강로 선생의 감수하에 수년간의 공동작업 끝에 완성한 완역주석본으로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도 읽을 수 있도록 평이한 현대어로 번역했다. 또한 원본 『심양장계』에 소제목을 추가하여 당일 보고서의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편집했고, 고전용어 및 인물 등을 쉽고 정확하게 해설한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도왔다. 특히 『심양장계』의 언어적 특성이라 할 이두문 사용의 용례를 따로 실어 학술적 가치를 높였다.
역주자들은 17세기 조선과 동아시아의 외교 및 사상, 문화를 연구하는 데 꼭 필요한 사료인 『심양장계』의 번역으로 한국인들이 역사적 교훈을 가슴깊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책은 우리 동아시아 담론의 기초를 튼튼히 하자는 취지로 서남학술재단에서 지원하는 서남동양학자료총서 씨리즈로 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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