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一)
花開不同賞 (화개불동상) :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 (화락불동비) : 꽃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欲問想思處 (욕문상사처) : 묻노니 그대는 어디에 계신고
花開花落時 (화개화락시) : 때맞쳐 꽃들만 피고 지네
(二)
攬草結同心 (람초결동심) : 풀을 따서 한마음으로 맺어
將以遣知音 (장이유지음) :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는데
春愁正斷絶 (춘수정단절) : 봄 시름은 속절없이 끊기고
春鳥復哀吟 (춘조복애음) : 봄 새들은 다시와 애달피 우네
(三)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로)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四)
那堪花滿枝 (나감화만지) : 어찌 견디리 가지 가득 핀 저 꽃
煩作兩相思 (번작양상사) : 괴로워라 사모하는 마음이여
玉箸垂朝鏡 (옥저수조경) : 눈물이 주루룩 아침 거울에 떨어지네
春風知不知 (춘풍지불지) :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춘망사(春望詞) : 봄을 기다리는 노래
- 설도(薛濤) : 당나라 중기의 여류 시인. 자는 홍도(洪度).
장안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를 따라 촉의 성도에 옮겼고 詩作에
능했는데 붉은 종이에 글을 써서 설도전(薛濤箋)이란 유명한 종이
이름이 되었고 그녀가 설도전을 만들던 설도정(薛濤井) 유적이 성
도의 망강고원 안에 있다.
450여편의 시를 썼고 현전하는 것은 90수, 모두 주옥 같은 시다.
- 일장로(日將老) : 해가 기울려 하다. 해가 지려 하다.
- 가기(佳期) : 좋은 시절, 즐거운 약속
- 유(猶) : 오히려
- 묘묘(渺渺) : 아득히 먼 모양, 멀고 먼
- 동심인(同心人) : 마음을 같이 하는 사람. 연인
- 공(空) : 헛되다.
- 결동심초(結同心草) : 풀잎을 동심결(同心結)의 형태로 묶다. ‘동심결’은 사랑
하는 두 사람의 마음을 영원히 하나로 맺는다는 뜻이다.
결동심(結同心)은 중국 고대에 사랑하는 남녀가 사랑의
징표로 비단띠를 허리에 두르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부르는 ‘동심초’라는 노래는 시인 김억(金億)이 이 시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시는 총 4수로 되었으며, 소개하는 부분은 제3수이다.
많은 사람들이 설도의 춘망사는 몰라도 김억의 동심초는 알고 있으니 요즈음 하는 말로
‘오리지널’은 몰라도 ‘짝퉁’은 알고 있는 셈이다.
동심초 / 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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