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채권 면세 논란]
오일머니 유치 목적 `수쿠크` 면세…정치·종교논리에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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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다른 외화債도 면세, UAE 원전과 관련 없다" 항변
"테러 악용·외환시장 교란"…야당·종교계는 거센 반발
▶ [이슬람채권 면세 논란] "美ㆍ英도 발행하는데 이해 못 해"…3~4년 준비해온 증권사들 한숨 ▶ [이슬람채권 면세 논란] 기독교계 표 떨어질라…한나라 내부서도 논의 기피 ▶ [공적자금 회수 100조 돌파] 168조 투입 금융위기마다 불 껐지만…회수작업 아직 '진행 중' ▶ [공적자금 회수 100조 돌파] 10조 규모 우리금융ㆍ대한생명 지분이 가장 큰 덩치 ▶ [공적자금 회수 100조 돌파] 국가채무로 떠안은 49조…2조원밖에 줄지 않아 美ㆍ英도 발행하는데 이해 못 해"…3~4년 준비해온 증권사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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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표 떨어질라…한나라 내부서도 논의 기피 ● 뉴스 인사이드
"의원님들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 靑 "이슬람채권법, 재원조달 새 길 여는 것"
"UAE원전과는 무관".."장수만 사퇴에 국방개혁 안 흔들려"
'수쿠크'(sukuk)로 불리는 이슬람채권이 정치권은 물론 청와대와 정부,종교계에 뜨거운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야당은 중동 원전 수주 문제와 결부시켜 수주를 따낸 대가로 정부가 수쿠크 비과세 법안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여당 일각에서는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라며 법안 처리를 거부할 태세다. 기독교계에서도 정치권을 압박하며 통과 저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해외 자금조달 물꼬를 터주자는 현실적인 필요성에서 출발한 법안이 왜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문제로 번져 꼬이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입장이다. 정치권도 나름 논리가 있다. 수쿠크를 둘러싼 쟁점 5가지를 짚어본다.
(1)수쿠크 면세는 특혜?
수쿠크는 일반적인 외화표시채권과 달리 발행 구조가 독특하다. 기업들이 달러화나 엔화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은 투자자가 이자소득을 얻는다. 하지만 수쿠크는 이자 수수가 금지돼 있다. 대신 수쿠크 발행자가 특수목적회사(SPV)를 세워 투자자와 실물자산을 거래하는 형태로 수수료를 주고받는다. 이 과정에서 △자산 매입시 취득 · 등록세 △자산 매각시 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의 각종 세금이 붙게 된다.
현행 소득세법은 외화표시채권에 대해 이자소득을 면세해주고 있다. 반면 수쿠크는 이자소득이 아니기 때문에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면세 혜택이 없으면 그만큼 수익률이 크게 낮아져 채권을 발행할 메리트가 없어진다. 정부 관계자는 "수쿠크는 이자만 받지 않을 뿐 다른 채권과 실질이 같다"고 설명했다.
스쿠크 법안을 반대하는 쪽의 논리는 전혀 다르다. 수쿠크법 통과 반대에 앞장선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비이슬람 자금이 투자하면 취득세 등록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내고 있는데 이슬람 자금에 대해서만 면제해주는 것은 과도하고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2)UAE 원전수주 자금조달용?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수주하는 대가로 공사비를 대출해주기로 했는데,이에 소요될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특정 종교에 편의를 제공하면서 법을 처리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부는 억측이라는 반응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2009년 법안을 제출할 당시 외화자금 조달을 다변화하고 기업들의 오일머니 유치에 도움을 주기 위해 법안을 추진한 것이지 원전 수주를 위해 이용한다는 것은 사실을 왜곡한 정치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3)수쿠크는 테러자금줄?
정치권과 종교계 일각에서는 수쿠크 발행 자금이 알카에다 등 특정 테러단체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제기하고 있다. 수쿠크 발행과 운용을 맡는 '샤리아위원회'가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와 연결돼 있고,수쿠크 발행에 따른 수입의 2.5%가 '자카트'란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송금되는데 그 내역이 드러나지 않아 해외 언론에서도 테러자금줄이라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자카트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자카트는 수쿠크에만 주어진 의무가 아니라 이슬람교인의 5대 의무 중 하나로 다른 수입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교회 헌금'과 같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4)수쿠크 면세해주는 나라 드물다?
수쿠크 면세 혜택을 주는 나라는 영국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 단 3곳뿐이라는 게 반대 측 주장이다. 이들 나라 또한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것처럼 광범위한 면세가 아니라 취득세나 법인세 정도를 면제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얘기는 다르다. 영국 등 3개 나라 외에 프랑스도 시행령을 통해 면세 조치를 했고,일본 역시 올해 세법개정 방향을 발표하면서 면세 방침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자금 유치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면세 혜택을 주는 나라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도 예상했다.
(5)외환 유입 규제와 상충된다?
수쿠크법 반대 측에서는 수쿠크 면세가 급격한 외화 자금 유출입을 막기 위해 최근 외국인 채권투자 이자를 과세로 전환한 것과 정면으로 상충된다는 점을 들었다. 외환 유입을 막겠다는 정부가 '오일머니'를 끌어오기 위해 수쿠크 면세를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일반 외화자금과 달리 수쿠크는 국내 기업들이 중동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해 현지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이 많다"며 "국내로 유입돼 외환시장을 교란시킬 우려는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정종태/서욱진 기자 jtchung@hankyung.com
◆ 수쿠크
sukuk.이자 수수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이자 대신 배당금 형식을 빌려 수익을 돌려주는 이슬람 채권.실제론 일반 채권거래와 같지만 형식적으론 부동산 거래 등을 수반한다. 수쿠크 발행자는 부동산 등의 자산을 특수목적회사(SPV)에 임대한 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지급한다. 이처럼 실물자산 거래가 수반되기 때문에 현행 국내법상으로 취득 · 등록세 및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이 붙게 된다.
"이슬람채권(수쿠크)이 테러자금과 연계돼 있다면 미국에선 어떻게 수쿠크가 발행되겠습니까. " "수쿠크에 비과세하는 것은 일반 외화표시채권과 형평을 맞추자는 것인데 이를 특혜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
수쿠크 발행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또다시 무산될 조짐을 보이자 3~4년 전부터 수쿠크를 준비해온 증권사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부 정치권과 종교단체의 편견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의 블루오션'으로 부각된 이슬람 시장을 놓치게 된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2007년께부터 수쿠크 발행에 대비,현지 금융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준비해왔다. 한국투자증권은 2007년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 계열 버자야랜드버하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슬람 경제권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2008년엔 7명의 이슬람금융전담팀을 꾸린 뒤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고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의 모하메드 다우드 바커 자문위원회 의장을 자문역으로 영입했다.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최대 투자은행인 CIMB,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은행인 NCB 등과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이슬람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2007년 말레이시아 대형 금융그룹 암뱅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작년 초엔 카타르 이슬람은행과 기업금융(IB) 및 투자부문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07년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증권사 KIBB와 업무 협약을 맺었고,대우증권도 2008년 2월 말레이시아 최대 투자은행인 CIMB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들 증권사는 수쿠크 발행을 위한 법 개정안이 특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수쿠크는 이자소득을 금지한 이슬람 율법에 맞춰 이자 대신 배당을 주는 형태로 변형됐을 뿐,이미 비과세되는 다른 외화표시채권과 동일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A증권 관계자는 "수쿠크가 외화채권과 전혀 다를 게 없는데 국내에 없는 구조라 제도 자체만 놓고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B증권 관계자는 "현지 기관들을 대상으로 발행하는데 막연히 이슬람채권이란 이름 때문에 비이성적으로 반대한다"며 "한국보다 더 테러에 민감한 미국 영국에서도 수쿠크를 발행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월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불만을 터뜨렸다. 전체회의의 전 단계인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가 이슬람채권법 통과에 합의하면서 재정위 전체회의 통과도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의결 자체가 보류됐기 때문이다. 의결을 하게 되면 의원들의 찬반토론이 선행돼야 하는데 재정위 일정이 늦어지면 예산안에 대한 본회의 의결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성조 재정위원장은 이슬람채권법을 반대하는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결국 의결을 미뤘다. 이후 재정부는 2월국회 때 이슬람채권법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18일 열린 2월국회에서도 이슬람채권법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까지는 이슬람채권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놓고 다른 금융상품과의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수준이었지만,최근 개신교단체들이 공식적으로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서 종교문제로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 회장과 양병희 홍재철 목사 등 한기총 산하 교계 대표 7명은 지난 17일 여의도 한나라당사를 찾아 "이슬람채권법 개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낙선운동을 할 것"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도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 의원 중에서 이슬람채권법 통과를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이 의원뿐이지만 기독교의 표를 무시할 수 없는 다른 의원들이 침묵을 지키면서 반대 쪽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한 의원은 "종교계가 걸린 문제는 민감하기 때문에 내 이름은 찬반 어느 쪽에도 절대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기자들에게 요청했다.
한편 청와대는 종교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어서 적극 나서는 것은 피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슬람권의 금융기법이 달라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수쿠크 시장이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데 우리 정부도 금융 시장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홍영식 기자 nyusos@hankyung.com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8일 일명 `이슬람채권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이슬람채권법은 재원을 조달하는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슬람권의 금융 기법이 달라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슬람채권 시장이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데, 우리 정부도 금융 시장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슬람채권법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공사 진행을 위한 수출입은행의 UAE 대출을 지원하려는 것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이슬람채권법과 UAE 원전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슬람채권법이란 불로소득인 이자 대신 투자 수익을 임대료나 배당금 형태로 받는 이슬람 채권의 독특한 운영 방식을 고려, 이슬람 채권의 투자 수익을 면세함으로써 이슬람 자금의 투자 유치를 도모하기 위한 법안이다.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지만,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특정 종교와 관련된 채권 수익을 면세하는 것은 특혜"라는 논리를 들어 반대하고 있고, 기독교계는 이미 반대 입장을 공식 천명하고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현 정부 국방 개혁의 전도사로 여겨졌던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의 사퇴로 국방 개혁이 추진력을 잃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방개혁은 국방부에서 하는 것인데, 외청장 1명 사퇴하는 게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국방 개혁은 우리 정부의 중요한 우선 과제"라면서 "이 대통령의 국방 개혁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에 무수단리 기지보다 큰 장거리미사일(ICBM급) 발사 기지가 완공됐다는 소식과 관련, "북한이 기지나 발사대가 없어서 ICBM을 쏘지 못하는 게 아닌 만큼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핵심은 추가 시설 건설 여부가 아니라 핵무기 운반 능력이 실제로 얼마나 발전했는지, 발사와 관련한 정치적 결정을 어떻게 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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