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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시대' 이끌 지도자들] [3] 보시라이 충칭市 당서기… 기자회견 한번 하면 2시간 '中 정계의 록스타' 별명

굴어당 2011. 4. 21. 14:24

中선 보기드문 정치 스타일 혁명원로인 前부총리의 아들, 다롄市 현대화로 이름 알려
충칭市에선 조폭과 전쟁… 검찰총장 등 3000여명 검거, 고위층 잇따라 찾아와 지지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안 충칭(重慶)홀은 매년 3월 초면 내외신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우리의 국회 격) 참석차 지방에서 올라오는 보시라이(薄熙來·62) 충칭시 당서기의 기자회견이 바로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도 180여명의 기자를 앞에 두고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기며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들의 좌석을 앞쪽으로 바짝 당겨 사랑방 좌담회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보 서기는 중국 정치지도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대중 정치를 구사하는 인물로 통한다. 언론 접촉을 즐기고 언론을 활용해 대중을 움직이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그에게 서방 언론은 '중국 정계의 록스타'라는 별명을 붙였다.

◆문화대혁명 때 부친 숙청당해

보 서기는 1949년 베이징에서 중국의 8대 혁명원로 중 한 명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고위층 자제로 순탄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는 문화대혁명 때 부친이 숙청을 당하면서 10년 동안 감옥과 노동교화소를 오갔다. 이후 베이징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저널리즘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에서 16년을 근무하며 정치적 기반을 쌓았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8년간 시장으로 재임할 동안 대규모 녹화사업과 외자 유치를 통해 다롄을 친환경적인 현대적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랴오닝성 성장을 거쳐, 2004년 중국 상무부장으로 중앙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실적 쌓는 것 못지않게 알리는 데도 열심이다. 다롄시장을 마칠 즈음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일하느라 늙었지만 다롄은 젊어졌다"는 말로 자신의 성과를 정리했다. 유럽연합(EU)과 섬유 무역마찰이 한창이던 2005년 상무부장 자격으로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중국이 와이셔츠 8억 벌을 팔아야 에어버스의 A380 여객기 1대를 겨우 산다"는 말로 유럽의 반중(反中)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보시라이(薄熙걐) 충칭시 서기가 지난 3월 6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해 양팔을 벌리며 웃고 있다. 그가 언론을 활용해 대중을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본 서방 언론은‘중국 정계의 록스타’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는 186㎝의 키에 수려한 외모, 유머감각과 재치 있는 언변을 갖추고 있다. 중국 차세대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보시라이는 내년 1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 진출을 노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정치적 좌절과 재기

2007년은 최악의 해였다. 정치적 후원자였던 부친이 그해 1월 작고했고 자신은 서부 변방의 충칭시 서기로 밀려났다. '차기 총리감'으로까지 거론되며 승승장구하던 그로서는 '정치적 좌천'이었다.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말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의 정치 스타일을 이유로 꼽았다. 대중적이고 튀는 그의 정치 행태가 절제와 과묵, 서열 중시, 이면 협상 등을 덕목으로 하는 베이징 정가의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2009년 충칭시에서 조직폭력배와의 전쟁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8개월간 계속된 이 전쟁을 통해 악명 높았던 충칭시의 63개 범죄 조직과 그들을 비호해온 고위공무원 등 3348명을 체포했다. 그중에는 원창(文强) 충칭시 사법국장(검찰총장 격·사형), 펑창젠(彭長健) 공안국 부국장 등 충칭시 공안조직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대중은 열광했다. 95% 이상의 네티즌이 그의 조폭 소탕을 지지했고 인터넷에는 그를 찬양하는 노래까지 등장했다. 최고 권력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압도하는 인기였다.

여세를 몰아 문화대혁명 시절을 연상케 하는 대대적인 홍색(紅色) 문화 캠페인에도 나서고 있다. 사회주의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충칭시 관료와 대학생 등 연 20만명이 농촌 생활을 체험토록 하는 대하방(大下放) 정책을 실시했고 올해는 지역 방송 황금시간대에 혁명가요 프로그램도 내보내고 있다.

그의 이런 행보는 내년 1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출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로 보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자신이 속한 태자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면서 내년 권력 재편기를 노리겠다는 뜻"으로 분석했다.

"상무위원 선출될 것" 전망 우세

그의 승부수가 통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그의 대중 정치 스타일이 결국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후 최근까지 같은 태자당 계열의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 권력 서열 2위의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최고지도부 9명 중 5명이 잇달아 충칭을 방문해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 무난히 차기 최고지도부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분석가는 "중국 정계의 록스타가 차기 최고지도부에 진입한다면 그 자체로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