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어당

굴어당의 한시.논어.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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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이산저산' 노래 안숙선

굴어당 2011. 4. 26. 09:17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 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 데 있나?

봄은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라.

옛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寒露霜風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 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가 되고 보면은,

月白 雪白 天地白 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와, 세상 벗님네들, 이 내 한 말 들어보소.

인생이 모두가 百年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지허면 단 사십도 못 산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 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는 불여 생전에 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마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 마라. 가는 세월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나무 끌끌어리다가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허는 놈과

부모불효허는 놈과 형제 화목 못하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 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 "한잔 더 먹소. 그만 먹게"하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