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어당

굴어당의 한시.논어.맹자

http:··blog.daum.net·k2gim·

만년설 모자를 쓴 204㎞ 협곡…말 잃은 여행객들 연신 셔터만.노르웨이 피요르드

굴어당 2011. 6. 20. 10:11
노르웨이 피요르드

깊이 1309m 협곡 송네피요르드
설산의 폭포는 너무 흔한 풍경

협곡내 마을엔 860년 된 교회
옥빛 계곡물 빙하 트레킹도

노르웨이의 세계 자연유산인 송네피요르드의 협곡을 달리는 크루즈선. 한 소녀가 멀리 설산을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노르웨이관광청 제공


축적이 큰 세계지도로 볼 땐 협곡이 이토록 길고도 깊은 줄 몰랐다.
빙하에 의해 형성된 해안협곡인 피요르드의 나라 노르웨이.
게이랑에드,노드,송네,하당게르,뤼세 등을 5대 피요르드로 꼽지만
이들의 지류인 피요르드까지 합치면 일일이 나열하기 버거울 정도로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노르웨이 최장의 송네피요르드.길이 204㎞에 협곡의 가장 깊은 곳이 1309m로,거칠고 험한 U자형 곡벽(谷壁)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또한 스칸디나비아산맥이 서남부로 뻗으면서 형성된 곡벽의 정상은 하얀 모자를 쓴 듯 만년설을 이고 있다. 송네피요르드를 따라 나섰다.

기차,버스,크루즈선…협곡 속으로

송네피요르드로 가는 출발점은 '피요르드의 관문'으로 불리는 노르웨이 서부 항구도시 베르겐.기차와 버스,유람선,산악열차를 바꿔 타며 송네피요르드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노르웨이 인 어 넛셸(Norway in a Nutshell)'을 이용해 베르겐역에서 보스까지 기차로 이동한다.

철로 옆 하천 건너편 산 위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하얗게 덮여 있다. 보스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송네피요르드의 지류인 내뢰피요르드의 구드방엔 항으로 가는 길엔 꽃과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산간 마을,잔잔한 하천,만년설로 흰 모자를 쓴 설산과 거기서 떨어지는 폭포 등이 번갈아 나타나며 장관을 연출한다. 감탄사를 연발할 즈음 차는 지그재그의 급커브를 거듭하며 내뢰피요르드로 급강하한다. 설산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폭포는 너무 흔해서 이내 식상할 정도다.

구드방엔 항에서 크루즈선 구드방엔 플로뢰호로 갈아타자 눈이 바쁘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위를 달리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내뢰피요르드의 절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연신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다. 크루즈선의 종착지인 플롬은 뮈르달까지 20㎞ 구간을 잇는 산악열차의 시발점이자 송네피요르드 내륙 관광의 허브다.

◆피요르드 내륙의 독특한 문화

다음날 아침 플롬 북쪽의 작은 마을 운드레달로 이동한다. 운드레달은 90명의 주민이 330여마리의 염소를 방목하며 염소치즈를 만드는 피요르드의 산간마을.산 위에서 염소를 치던 목동들이 바위나 나무 등을 자신의 짝이 될 여인으로 의인화했던 '훌드라'의 전설이 우리의 '우렁각시'를 연상케 한다. 지금도 이곳 사람들은 피요르드 주변의 여름 별장을 떠날 땐 훌드라가 그 집에 들어올 것에 대비해 깨끗이 치워놓고 나간다. 또 다음해 여름에 그 별장에 찾아올 땐 반드시 노크를 하고 들어간다. 겨우내 집을 지키던 훌드라에게 짐을 챙겨 나갈 여유를 주기 위해서다.

운드레달에는 또 1147년에 지은 조그만 목조교회가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노르웨이에는 원형 나무기둥을 세워 바이킹의 건축공법으로 지은 '스테이브교회'가 28개 있는데 그 중 송네피요르드 연안에 있는 우르네스의 스테이브교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만년설 넘어 빙하 트레킹

다시 플롬으로 돌아와 해발 1300m대의 아울란드베겐 도로를 따라 래르달로 향한다. '스노 로드(Snow Road)'로 불리는 이 길은 6월1일부터 10월 중순까지만 개방되는데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2m가량이나 쌓여 있다. 거대한 설산 고원을 넘고 래르달을 거쳐 버스와 크루즈선을 갈아타며 송네피요르드의 북쪽 끝에 있는 요스테달렌에 도착했다. 국립빙하공원의 하나인 요스테달스브레빙하 아래 동네다.

요스테달스브레빙하는 북동에서 남서로 약 80㎞에 걸쳐 뻗어 있는 고원빙하.여기서 파생된 곡빙하(谷氷河)가 26개나 있다. 그 중 길이 40㎞에 달하는 요스테달렌계곡을 따라 버스로 이동한 뒤 니가르즈브레빙하를 향해 트레킹을 시작한다. 이틀째 내리는 비로 계곡의 물이 불었다. 빗물이 모이면 흙이 섞여 탁하지만 빙하가 녹은 물은 옥빛이다. 빗속을 뚫고 자갈길,바윗길을 걷기를 1시간여.마침내 옥빛을 머금은 거대한 빙하가 눈앞에 나타난다.

빙하는 겉보기엔 눈이 쌓인 것 같지만 가까이서 만져보니 얼음이다. 쌓인 눈이 압축되고 언 것이다. 빙하는 자체 하중으로 인해 하루 50㎝씩 아래로 이동한다는 게 안내인의 설명.그래서 빙하 앞에는 더 이상 접근하지 말라는 표지판과 함께 줄을 쳐놓았다. 빙하 앞에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이 대자연의 위대함에 대한 경외감을 대변한다.

[여행 팁]

북극에 가까운 노르웨이는 한국보다 7시간(서머타임 적용)이 늦다. 여름철에는 백야현상으로 밤 11시가 가까워서야 어두워지고 새벽 3시면 날이 밝기 시작한다. 통화 단위는 크로네이고 물가는 비싼 편.요즘 환율로 1크로네가 200원가량인데 생수 500㎖ 1병이 마트에서 3000원,호텔에선 8000원이다. 대신 물이 좋아 수돗물을 마셔도 문제 없다. 기차에선 기다란 빵에 소시지를 넣은 핫도그와 생수 1병이 2만원가량이다.

피요르드 지역은 야외 활동의 천국이다. 트레킹 하이킹 캠핑은 물론 빙하호수에서의 카누 카약과 낚시도 즐길 수 있다. 일종의 자유이용권인 '노르웨이 인 어 넛셸'이나 오슬로패스,베르겐카드 등을 이용하면 버스 지하철 크루즈선 기차 등의 교통편은 물론 박물관 미술관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visitnorway.com 참조.

플롬(노르웨이)=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