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
지금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깨달음)의 세계이니라.
이 말은 중국 당나라 때의 선승임제선사의
語錄 示衆편에 나오는 구절로
如大器者 直要不受人惑 隨處作主 立處皆眞
(여대기자 직요불수인혹 수처작주 입처개진)
언제 어디서 어떤 일 속에서도 늘 진실하고 주체적이며
창의적인 주인공으로 살아가면, 그 자리가
최고의 행복한 세계라는 가르침이다.
우리는 늘 변화의 흐름 위에서 살아간다.
변화하는 인생의 흐름 속에서 분명한 것은
나는 나에게서 달아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고통을 받고 즐거움을 받는 주인은 바로 나 이다.
아울러 고통과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주인도 다름 아닌 나 이다.
그러므로 법구경에서는 자기야 말로
가장 사랑스런 존재라고 노래한다.
부처님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아집, 교만, 독선으로 나를 내세우며 자존심을 강조한다.
그러나 인생의 참된 주인공은 이런 편견과 오만에서 벗어나 있다.
중국 명나라 말기의 학자 육상객은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생활의 덕목을 여섯 가지로 말하고 있다.
자처초연(自處超然) 자신에게 붙잡히지 않고 초연하게,
처인초연(處人超然) 남에게 언제나 온화하게,
유사초연(有事超然) 일이 있을 때에는 활기에 넘치게,
무사초연(無事超然) 일이 없으면 마음을 맑게,
득의담연(得意澹然) 성공하여 만족할 때에는 담담하게,
실의태연(失意泰然) 실패했을 경우에는 침착하게 살아라고 한다.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나의 마음가짐과
마음 씀은 내 인생의 씨앗이고 열매다.
법인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