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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정(孟子亭)>어느 고을에 맹자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이름을 그렇게 달게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한 소년이 서당에 가는 길에
느티나무 아래서 책장수를 만났다
책 구경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놈이 책을 살 수 있겠느냐?
살 만하면 사지요
그럼 한번 보거라
이리하여 이 소년은 맹자 일곱 권을 뒤적이며 본다
얼마쯤 지났던지 소년이 책을 돌려주며 하는 말
잘 보았습니다.
아니, 살 생각이 없단 말이냐?
이미 보고 알았으니 책이 소용없습니다
괘심한 생각이 든 책장수 소년을 골려 줄 양으로
네가 정말 다 알았다면 나와 내기를 하도록 하자
네가 맹자 한 질을 다 외면 내가 이 책을 네게 줄 것이고
네가 만일 한 곳이라도 틀리면 이 책을 사도록 말이다
그날 책장수는 이 소년에게 졌다
책을 주려 하자 소년은 받지 않겠다며 돌아갔다
그러나 이 신동과의 신의를 저버릴 수 없어
책장수는 느티나무 가지에 책을 매달아놓고 떠나갔다
그 나무가 맹자나무요 그 곁에 세운 정자가 맹자정
영광군 불갑면 안맹리에 전하는 설화인데
수은(睡隱) 강항(姜沆)* 선생의 일곱 살 때 일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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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은 강항(1567∼1618) : 정유재란 때 의병장으로 활동하다 포로로 일본에 압송되어 성리학을 가르치고 돌아왔다. 『간양록(看羊錄)』 『수은집(睡隱集)』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