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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天地 흔들 `중국판 세계화`新실크로드 `일대일로` "유라시아 `정보 실크로드`

굴어당 2015. 7. 25. 09:53

 

天地 흔들 '중국판 세계화'

[Cover Story] 新실크로드 '일대일로' 밑그림 그린 후안강 칭화대 교수
"유라시아 '정보 실크로드' 까는 데 한국 기업이 크게 기여할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글로벌 경제 규칙을 중국이 아닌 미국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등 11개국과 함께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을 위해 필요한 법안이 미 연방하원에서 부결되자 절박감 속에 던진 말이다.

중국이 글로벌 경제 무역 질서를 새로 짜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청사진을 발표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 해상 실크로드)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국 영국 등 57개국이 창립 멤버로 올해 말 출범하는 중국 주도의 첫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지난 21일 상하이에 본부를 두고 문을 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신개발은행은 일대일로의 자금줄이 될 전망이다.

일대일로가 주목받는 건 글로벌 기업의 생존 규칙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서다. "중국이 과거 30년 세계화의 영향을 받았다면 향후 30년은 세계가 중국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중국에서 1위 하는 기업이 세계 1위 기업이 될 수 있다"(샹빙 중국 장강경영대학원 총장)는 시각과 맥이 닿는다.

후안강
이태경 기자

일대일로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진 후안강(胡鞍鋼·62·사진) 중국 칭화(淸華)대 국정연구센터 주임(센터장)을 만나 중국이 그리는 새로운 경제 질서의 구상과 중국 경제 전망을 들어봤다. 지난 13일 조선비즈가 무역협회와 공동 주최한 '유라시아 포럼 서울 2015' 참석차 방한한 후 주임은 중국의 대표적인 정책 브레인으로 통한다.

후 주임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월 실크로드 경제벨트, 10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각각 주창한 직후인 12월 1일 국무원(중앙정부)에 일대일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내용은 이듬해인 2014년 1월 육상 실크로드의 핵심 거점인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대학 학술지를 통해 발표됐다.

후 주임이 이때 제안한 5통(通)은 현대판 실크로드를 따라 각국의 정책·인프라·금융·무역-투자·민심(民心) 등 5가지가 통하게 하겠다는 구상으로 1년 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일대일로 액션플랜의 키워드가 됐다. 인프라 건설뿐 아니라 FTA처럼 기업들이 국경의 구애 없이 자유롭게 금융을 이용하고 무역을 하며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후 주임은 "1조달러가 넘게 투입될 일대일로 사업이 저성장 글로벌 경제의 부양책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숨기지 않는다.

―중국이 짜는 글로벌 경제 질서는 서방 주도의 경제 질서와 뭐가 다릅니까.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인류는 세계화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첫 번째 세계화는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식민주의 시대이고, 이후 대영제국이 앞장선 제국주의 시대가 뒤를 이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는 전쟁으로 막을 내리고 2차대전 후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주의(헤게모니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세계 냉전의 근원이자 지역 분쟁의 뿌리가 됐습니다. 이제 세계는 중국이 주도하는 윈윈이즘(win-winism)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습니다(후 주임은 win-winism이 서양 사전에는 없는 본인이 만든 말이라며 공동 번영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앞의 3개 세계화는 밀림의 규칙이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말대로 중국은 '국강필패(國强必覇·나라가 부강하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의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런 세계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액션플랜이 일대일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지리를 재설계하는 혁명이라 할 만합니다."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그러나 그에 대해 중국이 세계 중심이라고 자처해온 과거 왕조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중국 위협론이 나옵니다.

"일대일로는 신(新)천하관을 기반으로 합니다. 봉건 왕조 시대보다 더 큰 세계관입니다. 북한과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도 원하면 참여할 수 있는 포용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일대일로에 연계된 시장도 커지게 됩니다.

중국은 다섯 가지 측면에서 글로벌 경제에 공헌하게 될 것입니다. 세계 최대 성장 엔진(세계경제 성장률 기여도 기준)으로서 글로벌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게 첫째입니다. 글로벌 경제의 통합과 자유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통한 세계경제 성장에도 공헌할 것입니다. 글로벌 녹색 혁명을 진전시키고 에너지 절감과 이산화탄소 감축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남북문제를 해결해 모든 인류가 균형 발전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 혁신에서도 크게 공헌할 것입니다."

―중국의 무역액이 올 상반기에 6.9% 감소했습니다. 경기 둔화로 중국의 영향력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그건 단기적인 추세일 뿐입니다. 19세기 초부터 100여년은 영국이 세계 교역을 주도했고, 1913년 미국이 세계 1위 무역 대국으로 올라서면서 새로운 100년을 열었습니다. 2013년엔 중국이 미국의 교역 규모를 제치면서 또 다른 100년 시대를 열게 됐습니다. 중국은 이미 한국 등 140여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입니다. 중국은 향후 5년간 1조2500억달러의 수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에서 어떤 수출산업이 뜰지를 보는 기업은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은 수출 품목이 단순 소비 상품에서 고속철도·원전 같은 첨단 장비와 기술 등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후 주임은 중국이 바꾸는 글로벌 경제 질서가 모두에게 번영을 가져다주는 것을 지향하고 있고 그래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일대일로가 글로벌 경제의 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중국 증시 급변도 시장경제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중국은 2030년까지 연평균 7% 이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대일로를 과거 미국의 마셜플랜에 비유하기도 합니다만.

"자본수출로 해외 인프라 시장을 키워 자국 내 과잉공급 산업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옛소련을 봉쇄하려는 것과 같은 배타성이 없다는 게 큰 차이입니다. 마셜플랜은 4년간 100억달러를 들여 독일 등 유럽의 10여개국 3억 인구에 영향을 미친 프로젝트였지만 일대일로는 1조달러가 넘는 자금이 투입될 예정으로 이미 참여하기로 한 나라만도 세계 60여개국이며 44억 이상 인구가 영향권에 있어 스케일이 다릅니다. 일대일로는 10년 단위로 계속 계획을 만들어 오랜 세월 지속될 프로젝트입니다."

―왜 지금 일대일로가 나왔나요.

"중국은 1997년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주창한 쩌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 슬로건에 맞춰 기업의 해외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세계화를 위한 종합적인 국가 전략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입니다. 중국 내부의 경제문제와 글로벌 경제 문제가 동시에 불거진 게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아직도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 (중국) 서부 대개발을 일대일로를 통해 가속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수퍼 차이나'를 주창해 오셨는데요. 그게 언제쯤 이뤄질 것으로 보십니까?

"중국은 2013년 이미 미국을 추월했습니다. 1990년부터 2013년까지 경제자원 인력자원 등 8개 부문별로 지수를 계량화해 종합 국력 지수를 산출했습니다. 1990년엔 미국의 종합 국력이 중국의 432%였지만 2013년엔 98%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물론 1인당 지표로는 아직도 미국 등 선진국에 많이 뒤져있습니다."

―인도 러시아 같은 지역 대국들이 영향력 감소를 걱정해 일대일로를 암묵적으로 견제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천하는 크고 할 일은 많습니다. 중국 방식대로 모든 걸 다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일대일로는 러시아가 주도해 올해 초 출범한 유라시아경제연맹(EEC)이나 몽골의 신 초원의 길, 그리고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의 연계를 내세웁니다. 시 주석이 강조했듯이 일대일로는 독주(獨奏)가 아닌 합창입니다.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등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정보 실크로드'를 까는 데 한국 기업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후안강
이태경 기자

―최근 중국 증시 급변 때 정부가 강도 높게 개입하면서 국가 주도 시장경제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부와 시장의 관계는 국가 발전 단계를 감안해서 봐야 합니다. 미국은 이미 200년이 넘는 시장경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수립에 나선 때가 1993년이기 때문에 시장경제 운영이 이제 20년이 넘는 단계입니다. 정부의 역할이 아직 중요한 시기에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시장은 제로섬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 관계입니다. 정부의 역할이 커지면 시장의 역할이 약화된다는 건 지금 단계의 미국식 사고 방식일 뿐입니다."

―최근 중국 증시 급변이 경제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오히려 중국이 재채기하면 세계가 감기에 걸리는 것을 또다시 확인했습니다. 과거 미국 정도가 이 같은 영향력을 가졌습니다. 중국은 다만 어떻게 경제 위기를 식별하고, 처리하고, 예방할지 답을 찾아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늘 위기가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하는데 중국 경제에 닥칠 최대 위기는 무엇인가요?

"부정부패와 지방부채 등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순위를 매기면 생태환경 위기가 맨 위에 오를 것입니다.

중국 경제는 에너지 공급과 자원 소모, 환경보호, 탄소가스 배출 감축 같은 제약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약을 감안해 성장의 질을 중시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2020년까지는 8%, 이후 2030년까지 7%의 연 평균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13차 5개년 경제계획이 내년부터 시행됩니다. 한국 기업들이 지켜봐야 할 포인트는 뭔가요?

"제조업 강국을 위한 '중국 제조 2025'와 기존 산업에 인터넷을 융합하는 '인터넷 플러스' 정책, 그리고 서비스산업 육성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특히 서비스산업에서 기회가 많을 것입니다. 중국의 서비스 무역은 연간 5400억달러 규모로 상품 무역의 13%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만큼 발전 공간이 큽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서비스 무역 규모를 두 배로 키워 세계 최대 서비스 무역 국가가 돼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고급 인재를 수용할 수 있는 취업 채널이 넉넉해집니다."

―북한도 인프라 투자가 절실한 곳입니다. 일대일로나 AIIB 출범의 혜택을 입을 수 있을까요?

"AIIB는 기본적으로 회원국을 지원 대상으로 하지만 북한과 같은 비회원국도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건이 조금 더 까다로워질 뿐입니다.(유라시아 서울 포럼에서 최희남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AIIB 비회원국의 경우 의결권 4분의 3 찬성을 얻으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중요한 건 북한의 의지입니다. 압록강의 두 철교를 보세요. 중국과 북한이 합의를 했기 때문에 세울 수 있었습니다."

☞후안강은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현대국제관계연구원장 과 함께 중국 내 대표적인 ‘수퍼차이나’ 주창자로 분류된다. 1998년에 쓴 국정보고서 ‘중국의 실업문제와 취업전략’이 당시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정책에 반영돼 주 총리의 ‘꾀주머니’로 불리기도 했다. 미국 뉴스위크는 그의 정책 건의들을 ‘중국의 뉴딜(A Chinese New Deal)’이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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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대륙에 국가 운명 걸었다… 한·중·러, 유라시아 프로젝트

3國 정책 대해부

'유라시아(Eurasia)'라는 광대한 대륙을 무대로 한·중·러 3국의 국가 전략이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2012년 이후 한국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러시아는 '신동방정책(New Eastern Policy)'이라는 대형 슬로건을 각각 내놓았다.

세 정책은 유라시아 경제협력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그러나 목표와 실행 계획은 다르다. 한국과 중국이 '서진(西進)' 전략이라면, 러시아는 '동진(東進)'이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과거 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 재현을 연상케 하는 대형 정치 슬로건이자 경제 슬로건이다. 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 벨트인 '경제벨트 실크로드'와 중국~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 바닷길인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동시에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국가 전략을 프로젝트 안에 끌어들여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 들어 미국 중심의 국제 금융 질서의 일각을 허문 것으로 평가받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도 기본적으로 이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이다.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은 강대국 지위를 지키기 위해 극동(極東)을 개발하는 정책이다. 러시아는 국가 주 수입원인 에너지 수출의 새로운 루트를 개발하면서, 극동을 전략적 요충지로 재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한반도를 관통하는 철도를 중국·러시아·몽골 등 대륙의 철도와 연결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통해 중·러, 중앙아시아와 교역을 늘리고, 북한의 개방까지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다.

이 세 나라의 국가 전략은 어느 면에선 상호 보완적이고 어느 면에선 상충된다. 극동에서 국가 전략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강력한 에너지가 꿈틀대고 있다.

그래픽=박상훈 기자
그래픽=박상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육·해로 뚫어 '팍스 시니카' 노리는 중국 일대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팍스 시니카(Pax Sinica·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의 실천 방안으로 2013년 가을 일대일로 카드를 꺼냈다. 이는 아시아 전체는 물론 중동과 동유럽까지 포괄하는 슬로건이다.

일대일로는 당나라(육상)와 명나라(해상)의 실크로드를 현대에 재현하는 프로젝트로, 천문학적 투자를 전제로 한다.

일대일로는 단순히 길 하나를 뚫는 게 아니라, 다양한 루트를 합한 개념이다. 육상(一帶)으로는 '롄신야(連新亞·장쑤성 롄윈강~신장위구르자치구~카자흐스탄 알마티)' '이신어우(義新歐·저장성 이우~신장자치구~스페인 마드리드)' '위신어우(渝新歐·충칭~신장자치구~독일 뒤스부르크)' 장안호국제화물열차(산시성 시안~터키~네덜란드 로테르담) 등 10여개 길이 있다. 해상(一路)은 푸젠성(福建省) 취안저우(泉州)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탄자니아·지중해로 이어지는 길이다. 최필수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이 최근 해상 실크로드 범위를 남태평양 호주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은 2012년 11월 공산당 1인자로 취임하는 연설에서 "중화 민족의 위대한 중흥을 시현하는 게 근대 이래 가장 위대한 꿈"이라며 '중국의 꿈(中國夢)'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2014년 11월 "일대일로를 추진하기 위해 실크로드 기금을 설립해 400억달러(약 45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57개국이 참여하는 AIIB 설립이 추진됐다. AIIB의 초기 자본금은 1000억달러(약 116조원) 정도 될 전망이다.

중국은 일대일로와 AIIB를 통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견제하는 효과를 노린다. 일대일로 과정에 중국 토목·철도 회사들이 참여해 중국의 고질적인 과잉 설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AIIB가 위안화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집행하면 자연스레 위안화의 기축통화 시대도 앞당길 수 있다. 뒤떨어진 서부를 개발해 소수민족의 불만을 잠재우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장애물도 있다. 장원차이(張文才)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는 "각국 입장 조율이 중국의 숙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견제 심리를 누그러뜨려야 하는 문제도 있다.

새 에너지 시장 찾아 동진하는 러시아 함대

러시아는 서유럽과 겪는 갈등을 극동 개발로 돌파하겠다는 심산이다. 미국이 셰일가스를 개발하고 유럽이 수입처 다변화로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 하면서 러시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기존 광구 매장량이 고갈되면서 새 수급처가 요긴하다.

그런 면에서 극동은 자원이 풍부하고 중국·한국·일본 등 큰손도 있어 러시아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다. 실제 작년 5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년 넘게 끌어온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는 연간 380억㎥의 천연가스를 이르면 2017년부터 30년 동안 중국에 공급하기로 했다. 계약액은 4000억달러(약 46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작년 9월 국회에서 "극동 개발은 러시아 21세기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결과다.

2012년 5월 재집권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광역화해 러시아 동부를 발전시키는 신동방정책을 가동했다. 장관이 부총리급인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선도 개발 구역을 모두 9곳 지정했다. 이 지역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들에 법인세 감면 및 무비자 혜택을 주기로 했다. 외국 기업들의 자율 경영권을 대폭 인정해주는 것을 두고 러시아 내부에선 '역사상 유례없는 혁신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9월 3~5일엔 대통령령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East Russia Economic Forum)'을 최초로 열고 직접 연설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경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예산 투입 및 인프라 구축 등의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임을 우려한다. 과연 러시아가 뿌리 깊은 유럽 중심주의를 어느 정도까지 버릴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철도로 중·러 경협 확대와 통일까지 노리는 한국

한국은 북한과 통합하고 이를 발판으로 유라시아로 뻗어나가겠다는 그림을 갖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0월 유라시아를 철도로 엮어 역내 경제협력을 확대하자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끊어진 물류 네트워크의 회복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Silk Road Express)'의 건설이다. 북극 항로를 연계한 부산~네덜란드 로테르담 해양 루트도 있지만 초점은 철로에 있다. 이는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만주횡단철도(TMR)·몽골횡단철도(TMGR) 등과 연결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면 유럽 수출의 경우 현행보다 운송 기간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물류 비용도 30% 이상 절감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집중 토론 회의에서 경원선 복원의 '특명'을 위원회에 내렸다. 경원선은 서울~원산 간 224㎞ 구간이지만 넓게는 나진·선봉을 지나 러시아 하산까지 포괄한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중국 일대일로나 러시아 신동방정책의 하위 지역 개발안으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작년 12월 북·중·러 접경지 두만강 하구에 자유경제도시 조성안을 건의하고 나선 건 한국이 극동 지역 개발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북한 나진·선봉과 중국 팡촨(防川), 러시아 하산이 포함된 부지 총 300만평에 에너지·자동차·철강·농식품·전자 단지를 조성하고, 남·북·중·일·러 5개국이 자유롭게 투자와 무역을 하도록 국제경제특구로 만드는 안(案)이다.

이윤식 경성대 교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성공을 위해선 북한·미국·일본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고 중·러와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치력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출처 : 굴어당의 漢詩(杜甫詩)
글쓴이 : 屈漁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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