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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8일 오후 08:43

굴어당 2016. 10. 8. 20:46

'꽃청춘' '딸바보'도 辭典에 실립니다
['우리말 전문가' 송철의 국립국어원장]
5일 개방형 웹사전 '우리말샘' 개통, 일반인이 제안하고 전문가 감수
"표준·현실語 틈새 좁히려는 시도"
"실생활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단어들을 담으려면 신개념 사전이 필요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한국어 규범이 들어 있다면 '우리말샘'은 현재 한국어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이 한글날을 앞두고 온라인 국어사전 '우리말샘'(opendict.kore an.go.kr)을 5일 개통한다. 사용자가 어휘 정보를 더하거나 수정할 수 있고 관용구·속담·역사·수어(手語) 정보는 물론 사진·동영상 등 다양한 자료가 수록된다. 송철의(64) 국립국어원장은 "누구나 정보를 제안하고 첨삭한다는 점은 위키피디아와 같지만 전문가 감수를 거친다는 점은 다르다"며 "일반인과 전문가의 협업으로 끊임없이 다듬어지고 살아 움직이는 사전"이라고 말했다.




한글날을 앞두고 5일 개방형 국어사전 ‘우리말샘’을 개통하는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은 “국민 모두가 품위 있는 우리말을 가꾸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며 “말이 인격을 가늠하게 해준다”고 했다.
한글날을 앞두고 5일 개방형 국어사전 ‘우리말샘’을 개통하는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은 “국민 모두가 품위 있는 우리말을 가꾸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며 “말이 인격을 가늠하게 해준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우리말샘은 2010년부터 준비해온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50만 단어 외에 신어(新語)·생활어·지역어·전문용어 등을 보태 모두 100만여 단어가 표제어로 제시된다. 이를테면 '기러기아빠' '캥거루족' '대인배' '갑질' '딸바보' '꽃청춘' '힐링하다' 등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지만 우리말샘엔 수록돼 있다.


"몇 해 전에 '버카충'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고 무슨 벌레인가 했어요. '버스 카드 충전'을 줄여 쓰는 말이었습니다. 생활에서 자주 쓰는 줄임말을 우리말샘에 제안할 수 있어요. 적절한지 논의해 수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너무 극단적인 언어 파괴나 지나친 비속어, 특정 집단에 대한 비방은 물론 걸러내야죠."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지낸 송 원장은 언어생활 질서를 위해 만들어진 규범을 교통 신호등에 빗댔다. 그는 "표준은 보수적이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 현실 언어와 괴리가 생기고 불편이 따르면 조정이 필요하다"며 "우리말샘 개통은 교통량 변화로 신호 체계를 바꾸듯이 현실 언어와의 틈새를 좁히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은 올해부터 '잎새' '이쁘다' 등 11개 항목을 새로 표준어로 인정했다. 오랫동안 많이 쓰여 표준어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사전 전문가는 제한된 소수이고 잘 모르는 분야도 많다"며 "국민들이 우리말샘에 참여하면 신어가 쌓이고 다듬어지면서 한국어가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립국어원은 5일 우리말샘 외에도 한국어 학습에 기본이 되는 '한국어기초사전'(5만 어휘)과 이것을 번역한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 10종(러시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아랍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태국어, 프랑스어)을 함께 개통한다. 저작권은 모두 무료로 개방한다. 초등학교 4학년 교과과정 '사전 찾기'에서 우리말샘을 다룰 수 있는지도 교육부와 협의 중이다.

송 원장은 수용할 수 없는 과도한 줄임말이나 표기법으로 TV 예능 프로 자막에 흔히 나오는 '축알못(축구 알지도 못하는 사람)' '추카추카(축하축하)' 등을 지적했다. '당근(당연하지)' '안습(안구에 습기 찬다, 불쌍해 눈물 난다)' '옥떨메(옥상에서 떨어진 메주)'처럼 몇 년간 사용되다가 사라진 신어도 많다. 그는 "국어원이 자체 수집한 자료로 편찬하다 보니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지만 우리말샘 개통 시점에선 빠진 어휘도 있다"며 "아직 오르지 않은 어휘 중에 '돌직구' '불금' '단톡' '웃프다' 등은 제안이 들어오면 적절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