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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효 고전번역원 명예교수 '사서집주' 최종 번역본 출간

굴어당 2018. 2. 5. 10:29


성백효 고전번역원 명예교수 '사서집주' 최종 번역본 출간

"사서(四書)를 공부한 지 60년, 가르친 지 40년, 번역한 지 30년 공력(功力)을 쏟아부어 마지막 번역본을 만들었습니다.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최고 고전과 씨름한 네 번에 걸친 대장정이 끝나 감개무량합니다."

성백효씨는“사서집주의 중요성과 그 안에 담긴 성리학에 눈뜨게 해 주신 두 분 은사의 가르침이 30년에 걸친 번역 작업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성백효씨는“사서집주의 중요성과 그 안에 담긴 성리학에 눈뜨게 해 주신 두 분 은사의 가르침이 30년에 걸친 번역 작업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조인원 기자




원로 한학자 성백효(73) 해동경사연구소장(한국고전번역원 명예교수)이 '최신판 사서집주(四書集註)'(전 3권·한국인문고전연구소)를 펴냈다. 사서집주는 중국 남송 때 주희(1130~1200)가 '논어'와 '맹자'에 관한 방대한 주석을 정리하고, '예기(禮記)' 중에서 '대학' '중용'을 뽑아 재구성한 뒤 성리학적 관점에서 해설한 책이다. 당시까지 통치술이었던 유교를 철학·사상으로 끌어올려 큰 영향력을 미쳤다. 중국에서는 과거시험의 지정서가 됐고, 한국·일본·베트남에서도 유학자의 필독서였다.



충남 예산 출신인 성씨는 아버지에게 한학을 배우던 10대 초반 처음 사서집주를 접했다. 본격적으로 한문의 문리(文理)와 성리학적 안목을 익힌 것은 18세 때 전북 익산의 한학자 황경연 선생 문하에 들어가 대학·중용집주를 꼼꼼히 배우면서다. 24세부터는 부여의 한학자 김희진 선생을 사사하면서 논어·맹자집주를 읽고 성리설(說)을 깊이 공부했다.

1977년 국역연수원에 입학해 한문 번역과 교육의 길에 들어선 성백효씨가 사서집주 번역을 시작한 건 1980년대 중반이다. "민족문화추진회·서울대·전통문화연구회 등에서 사서를 가르치는데 교재로 쓸 번역서가 없었어요. 할 수 없이 직접 번역에 들어갔지요." 먼저 논어집주 번역본이 1990년에 나왔고 맹자집주, 대학·중용집주 번역본이 차례로 간행됐다. 2005년엔 번역의 잘못을 바로잡고 주석을 추가한 개정증보판을 내놨다. "주자 이후의 학설을 담고 자기 생각도 들어 있는 책을 만들어 달라"는 주위의 거듭된 권유로 '부안설(附按說) 사서집주'도 펴냈다.

'최신판' 사서집주는 이제까지 펴낸 책들을 종합하고 그동안 발견한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다. 주희의 사서 관련 저술뿐 아니라 하안·형병, 황간, 정현·공영달, 조기, 양백준 등 중국 유학자의 주석서와 정약용, 박문호, 김창협, 전우, 김장생 등 우리 유학자의 저서가 두루 인용되고 있다. 조선 선조 때 국가에서 유교 경전을 우리말로 옮긴 '관본(官本) 언해(諺解)'와 율곡 이이가 사서를 번역한 '율곡언해'도 참고했다.

주희의 사서집주는 중요한 책이지만 네 번이나 도전할 정도일까? 성백효씨는 "주희가 사서를 지나치게 사변적으로 해석한 것은 비판받지만 그의 해박한 지식과 이해하기 쉬운 문체는 따라갈 학자가 없다"며 "무엇보다 우리 선현들이 주자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그들의 사상과 문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서집주의 정확한 독해가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7/20180117000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