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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퇴 천재들

굴어당 2011. 4. 30. 13:38

2010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를 올해의 인물로 뽑았다. "1952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을 때 주커버그와 똑같이 스물여섯 살이었다. 그러나 주커버그는 제국을 물려받은 게 아니라 제국을 창조했다." 세계에서 6억5000만명이 이용하는 사이버제국을 세운 주커버그의 학력은 하버드대 중퇴다.

▶1975년 하버드대 2학년 빌 게이츠는 컴퓨터회사 MITS에 소프트웨어를 팔았다. 부모는 대학을 그만두고 창업하겠다는 게이츠를 말렸다. 그는 "나중에 반드시 복학해서 졸업장을 타겠다"고 약속하고 허락을 얻어냈다. 2007년 하버드대 교무처장은 "게이츠는 친구들이 중간고사를 준비하느라 벼락공부를 할 때 컴퓨터 혁명을 꿈꾸다 학업을 포기했지만 이제 졸업장을 줄 때"라고 말했다. 32년 만에 졸업장을 받은 게이츠는 졸업식 연설에서 "내가 신입생 환영회 때 연설을 했으면 여러분 중에 몇몇만 이 자리에 앉아 있었을 것"이라며 졸업생들을 웃겼다.

스티브 잡스는 1972년 리드대 물리학과에 입학했다가 가정 형편 때문에 한 학기만 다녀야 했다. 그러나 그는 청강생으로 계속 남았다. 그는 "서체(書體) 강의를 들은 덕분에 아름다운 컴퓨터 타이포그래피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강의를 골라 들은 덕분에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이라는 아이폰 신화를 만들 수 있었다.

▶미국에선 대학 중퇴자(College Dropout)가 쓴 성공신화가 많다. 얼마 전 MIT 미디어랩 소장이 된 벤처투자가 이토 조이치는 두 군데 대학을 중퇴했다. 그는 "공식이나 외우라"는 교수 가르침에 실망해 대학을 뛰쳐나온 뒤 DJ·영화제작자·인터넷 시민운동가를 거쳐 벤처투자가로 입신했다. MIT는 그의 다양한 경력을 인정해 미디어기술 융합연구소를 맡겼다.

▶대졸 실업자 300만명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에서 대학 중퇴자는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어렵다. 명문대 학벌주의 폐해 못지않게 학력 인플레도 심각하기에 가정 형편 탓에 대학을 중퇴한 사람이 설 자리가 거의 없다. 학벌의 울타리를 과감히 걷어차는 천재도 드물다. 세계 IT혁명을 이끄는 미국에서 성공의 힘은 졸업장보다 창의성에서 나온다. 졸업장을 '평생 통행증'으로 삼는 학벌사회는 인터넷 생태계의 진화과정에서 도태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