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 인맥 지도 | 전남 해남·완도·진도
한반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해남군은 전라남도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군으로서 북으로 목포시, 영암군과 맞닿고 동쪽으로 강진군을 두고 있다. 앞바다에는 남서로 진도군, 남동에 완도군이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은 해남 하면 두륜산 대흥사(大興寺)와 남도 한정식이 유명한 천일관, 땅끝마을을 떠올리고, 완도에서는 보길도와 청산도를 생각할 것이다. 진도는 진돗개와 홍주가 지역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이 지역의 역사적 인물로는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가 대표적이다. 해남 윤씨의 시조는 고려 중엽 문종 때 문신이었던 윤존부(尹存富)이다. 조선 시대 시화(詩畵)에 능했고 유학과 경제, 지리, 의학 등 여러 방면에 박학했던 윤두서(尹斗緖)는 윤선도의 증손이다. 윤두서의 외손자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다. 강진에 다산초당이 있다면, 해남에는 윤선도가 기거했던 녹우당이 있다. 윤관 전 대법원장이 그의 후손이다. 윤 전 대법원장의 장남인 윤준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윤비서실장의 숙부는 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윤전 변호사로 법조 일가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윤영신 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은 윤비서실장의 동생이다. 윤선도의 후손 중에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도 있다. 윤회장은 부친인 윤태현 전 회장(작고)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았으며, 지난 2005년에는 해태제과를 인수해 국내 제과업계의 쌍두마차를 이끌고 있다. 내년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서울고 총동창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다음 총선에서도 소지역주의 바람 불까 해남군·완도군·진도군의 현역 국회의원은 김영록 의원이다. 김의원은 완도에서 태어나 광주서중-광주일고-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지방 공무원 일을 시작했고 강진군수, 완도군수, 전남도지사 비서실장, 전남도 국장을 지낸 후 행정자치부에서 과장과 국장을 역임했다.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마치고 18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자마자 민주당 당적을 얻었다. 총선 과정에서 김의원은 해남 군수를 두 차례 지낸 민주당 민화식 후보에게 승리했다. 해남에서는 민후보가 7천4백43표 앞섰지만, 완도에서 김의원이 1만2천22표를 더 얻었다. 그래서 소지역주의 대결에서 완도의 응집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 선거구는 경합이 치열한 곳 중 하나였다. 두 명의 현역 의원(17대, 채일병·이영호)과 김의원, 민후보가 민주당 공천 경쟁을 벌인 결과 공천은 민후보가 받았으나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나선 김의원이 금배지를 차지했다. 당시 그는 “부당한 공천에 맞서 잠시 집을 비웠던 것뿐이다”라며 당선 즉시 복당 절차를 밟았다. 내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주의가 어떤 형태로 표출될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이다. 김의원에 맞설 경쟁자로 해남 출신 박광온 MBC 논설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남 출신 인사가 당선되던 곳이기에 고토 탈환을 벼르는 해남 민심이 도사리고 있다. 해남은 완도에 비해 인구가 두 배에 이른다. 여기에 목포가 고향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영입도 고려되고 있다. 박지원 의원(민주당·목포)은 진도 출신이고, 조영택 의원(민주·광주 서구 갑)은 완도 출신이다. 김학재 의원(민주당·비례대표)은 해남 출신이다. 초선인 조의원은 광주일고-연세대 행정학과를 나왔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내무 공무원의 길을 걸었다. 장관급인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을 마치고 18대 총선에 출마해 79.2%의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공천 과정에서 여론조사가 채 끝나기 전 조후보가 승리했다는 보도가 나와 여론조사를 다시 하는 우여곡절 끝에 유종필 대변인을 제치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내년 총선 가도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바람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지원 의원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재출마가 유력시된다. 조영택 의원 역시 전망이 밝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학재 의원은 목포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전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부 차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대검차장을 지낸 검사 출신이다. 김봉호 전 국회 부의장은 해남의 재력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김 전 부의장의 땅을 밟지 않고는 해남 땅을 지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런 연유로 ‘쌀봉호’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그는 해남고-전남대 농대를 졸업하고 고향(당시 선거구는 해남·진도)에서 10대, 12~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경제과학위원장과 당 사무총장,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중진이다.
이 지역 출신 고위 공무원으로는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 박상훈 외교통상부 외교역량평가단장, 박훈 국세청 납세자보호관, 임채환 영산강유역환경청장, 정영훈 농림수산식품부 어업자원관 등이 있다. 민동석 차관은 미국산 쇠고기 협상대표를 맡아 광우병 촛불 시위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장본인으로 차관으로 복귀하면서 명예를 회복했다. 박훈 납세자보호관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조세법과 상법을 연구한 박사로 강단에서 세법을 강의하다 40세에 개방형 직위인 현직에 기용되었다. 이화일 조선내화주식회사 회장은 이훈동 창업주(작고)의 장남이다. 조선내화는 내화물(耐火物) 제조업체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창업주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밑에서 배운 기술을 응용해 광복 후 회사를 창립했다. 고열에 견디는 내화물은 국내 제철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그는 회갑 때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성옥문화재단을 통해 4천여 명에게 35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1988년에는 전남일보를 창간했다. 목포 시내에 일본식 건물로 지은 그의 자택은 아름다운 정원과 함께 관광객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최재열 OCI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광주일고-서울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의 길로 들어섰다. 동양화학에서 공장장을 지내고 동양제철화학(동양화학과 제철화학이 합병) 전무를 거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자리에 올랐다. 동양제철화학이 2009년 4월 OCI로 명칭을 변경했다. 설법을 전하고 향기로운 글을 발표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던 법정 스님(작고)과 ‘저항 시인’으로서 남민전 사건으로 복역했던 고 김남주 시인,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해남 출신이다.
조오련·최경주 등 스포츠 거장들도 배출 서울대 법대에서 한국법제사와 친족상속법을 가르친 박병호 명예교수는 서예와 전각 분야에 조예가 깊다. 목포고-육사를 나온 황동준 안보경영연구원장은 학문의 길로 들어서 국방관리연구소(KIDA) 창설에 일조했고, 한국국방연구원에 오래 몸담아 원장을 지냈다. 김민배 조선일보 뉴미디어실장(국장급)은 충암고-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조선일보에서 언론인 생활을 시작해 사회부장, 정치부장, 동경지국장, 편집국 부국장을 거쳐 현재의 자리를 맡고 있다. 체육인으로는 ‘아시아의 물개’로 불렸던 해남의 고 조오련 선수가 있고, ‘코리언 탱크’ 최경주 선수는 완도 출신이다. 허정무 인천유나이티드FC 감독은 진도 사람이다. 연예인으로는 완도 출신의 탤런트 김창숙, 영화배우 이보희씨가 있다. 국악인 신영희씨가 태어난 진도는 한국 화단의 거목 고 의재 허백련과 고 남농 허건의 고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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