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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100년만의 실험… 단청에 천연안료 칠한다
굴어당
2012. 2. 7. 09:27
무형문화재 홍창원 단청장
일제강점기 거치면서 화학 안료가 주로 쓰여… 숭례문의 문양과 색조, 1963년 수리 당시 기준으로
"숭례문 단청 작업은 저 스스로에게도 중요한 실험이지만, 숭례문을 비롯한 목조 문화재 전반에 대한 의미 있는 실험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궁궐 단청을 도맡아 했지만, 전통 천연 안료로 작업하는 건 숭례문이 처음입니다."
'국보 1호' 숭례문이 지난 2008년 2월 10일 방화로 소실된 지 만 4년. 올해 말 완료되는 숭례문 복원 공사는 5~8월 진행될 단청 공사로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문화재청의 '전통 기법 복원' 방침에 대해 '국보 1호를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이냐'는 우려도 있다. 지금까지 궁궐 등 대형 공사의 단청은 화학 안료로만 써왔기 때문에 전통 기법과 재료의 사용이 끊긴 상황에서 무리하게 전통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화학 안료는 1890년대부터 이미 유입되기 시작,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서서히 천연 안료를 압도했다. 약 100년 만의 실험인 셈이다.
숭례문 단청 작업을 이끌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홍창원(57) 단청장을 지난 1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작업실에서 만났다. 단청과 불화(佛畵)의 대가 만봉(1910~2006) 스님의 수제자인 그는 그동안 경복궁, 창경궁 등 궁궐, 봉정사 극락전·대웅전 등 전국 고찰과 건축물의 단청 작업을 도맡아 했다. 홍씨는 10일 숭례문 복구 현장에서 열리는 설명회에서 전통 기법을 시연할 예정이다.
◇조선 초 문양·색상이 모델
―숭례문복구자문단의 자문 회의 결과, 1963년 숭례문 해체 수리 당시의 문양과 색조를 기준으로 채색하기로 결정 났다.
"숭례문 단청은 19세기 말 이후 5차례 단청 공사가 진행되면서 양식이 계속 바뀌었다. 이번 복원은 1963년 공사 때의 문양과 색상을 살린다. 다만 1963년엔 화학 안료를 썼는데 이번엔 천연 안료를 사용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화재 전과 뭐가 달라지나.
"화재 전에 비해 덜 화려하게 보일 것이다. 우선 붉은색이 줄어들고 천연 안료로 녹색·청색을 많이 써서 은은하고 장중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문양도 한층 단순하게 보일 것이다."
―19세기 말 이후 5차례 단청 공사 때는 어떻게 양식이 바뀌었나.
"1890년대와 1954년 단청은 조선 후기 양식, 1973·1988년 공사 땐 문양은 조선 초기 양식, 수법이나 색상은 조선 중·후기 양식으로 복원했다. 1963년 단청은 조선 초기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
―조선 초기 양식의 특징이란 무엇인가.
"1963년 공사 당시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전, 창경궁 명정전,수덕사 대웅전 등 조선 초에 칠해진 단청 문양과 색감을 모델로 삼았다. 고려시대 단청은 화려하지만,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유교의 영향으로 청색과 녹색 위주의 검소한 문양으로 바뀐다. 조선 중기 이후로는 중국에서 붉은색 안료가 수입되면서 화려해지고 후기에는 문양도 더 복잡해지고 화려해진다."
'국보 1호' 숭례문이 지난 2008년 2월 10일 방화로 소실된 지 만 4년. 올해 말 완료되는 숭례문 복원 공사는 5~8월 진행될 단청 공사로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문화재청의 '전통 기법 복원' 방침에 대해 '국보 1호를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이냐'는 우려도 있다. 지금까지 궁궐 등 대형 공사의 단청은 화학 안료로만 써왔기 때문에 전통 기법과 재료의 사용이 끊긴 상황에서 무리하게 전통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화학 안료는 1890년대부터 이미 유입되기 시작,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서서히 천연 안료를 압도했다. 약 100년 만의 실험인 셈이다.
숭례문 단청 작업을 이끌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홍창원(57) 단청장을 지난 1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작업실에서 만났다. 단청과 불화(佛畵)의 대가 만봉(1910~2006) 스님의 수제자인 그는 그동안 경복궁, 창경궁 등 궁궐, 봉정사 극락전·대웅전 등 전국 고찰과 건축물의 단청 작업을 도맡아 했다. 홍씨는 10일 숭례문 복구 현장에서 열리는 설명회에서 전통 기법을 시연할 예정이다.
◇조선 초 문양·색상이 모델
―숭례문복구자문단의 자문 회의 결과, 1963년 숭례문 해체 수리 당시의 문양과 색조를 기준으로 채색하기로 결정 났다.
"숭례문 단청은 19세기 말 이후 5차례 단청 공사가 진행되면서 양식이 계속 바뀌었다. 이번 복원은 1963년 공사 때의 문양과 색상을 살린다. 다만 1963년엔 화학 안료를 썼는데 이번엔 천연 안료를 사용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화재 전과 뭐가 달라지나.
"화재 전에 비해 덜 화려하게 보일 것이다. 우선 붉은색이 줄어들고 천연 안료로 녹색·청색을 많이 써서 은은하고 장중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문양도 한층 단순하게 보일 것이다."
―19세기 말 이후 5차례 단청 공사 때는 어떻게 양식이 바뀌었나.
"1890년대와 1954년 단청은 조선 후기 양식, 1973·1988년 공사 땐 문양은 조선 초기 양식, 수법이나 색상은 조선 중·후기 양식으로 복원했다. 1963년 단청은 조선 초기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
―조선 초기 양식의 특징이란 무엇인가.
"1963년 공사 당시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전, 창경궁 명정전,수덕사 대웅전 등 조선 초에 칠해진 단청 문양과 색감을 모델로 삼았다. 고려시대 단청은 화려하지만,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유교의 영향으로 청색과 녹색 위주의 검소한 문양으로 바뀐다. 조선 중기 이후로는 중국에서 붉은색 안료가 수입되면서 화려해지고 후기에는 문양도 더 복잡해지고 화려해진다."
홍창원 단청장이 1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작업실에서 숭례문에 쓸 단청 문양을 선보이고 있다. 배경 패널은 왼쪽부터 시대순으로 1890년대, 1954년, 1963년, 1973년, 1988년(오른쪽 두 개) 단청 양식을 그가 재현한 것이다. 가운데 은은한 청·녹색이 두드러지는 1963년 색조와 문양이 이번 숭례문 단청의 기준 양식이다. /광주=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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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안료와 화학 안료는 어떤 차이가 있나.
"천연 안료는 화학 안료에 비해 가격이 20배 이상 차이 난다. 화학 안료는 밝고 화려하고 강하지만 은은하고 차분한 전통적 색감은 못 낸다. 하지만 일부의 우려처럼 화학 안료 때문에 목재가 숨을 못 쉬게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장점도 있다. 문헌에 보면 1890년대부터 이미 화학 안료가 많이 유입됐고 1954년, 1963년 숭례문 단청 공사 때도 화학 안료를 썼다. 이미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천연 안료를 대규모 공사에 쓴다는 점에서 숭례문 복원은 큰 실험이다."
―단청장 스스로도 궁궐 등 대형 건물에서 천연 안료를 쓰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실제로 공사가 시작되면 문제점이 속출하지 않을까.
"숭례문 같은 대형 공사는 처음이지만, 탱화에는 천연 안료만 써봤고 목재에 칠하는 것도 지난해부터 충분히 실험했다. 천연 안료는 색상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기 때문에 화학 안료로는 한 번 붓질에 끝날 것을 세 번 붓질하는 등의 차이가 있지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체어맨 몰던 사람이 에쿠스는 운전 못 하겠나."
―비용과 방수 효과, 작업 속도 등에서 화학 안료가 장점이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전통 방식 복원의 장점은 뭔가?
"숭례문 복원 공사를 계기로 끊겼던 전통의 맥을 되살리고 기능을 전승하는 의미가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