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어당 2012. 3. 4. 06:11

페이스북 IPO

 

‘페이스북 효과(Facebook Effect)’.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딘가에서 한번쯤 들어본 말이다. 지난해 개봉된 영화 ‘소셜네트워크’가 나올 때쯤 출간된 책의 제목이다. IT전문평론가 데이비드 커크패트릭(David Kirkpatrick)이 쓴 책으로,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설립 과정과 미래 비전을 담고 있다. 같은 효과라도, 페이스북 효과는 애플의 ‘아이패드 효과(iPad Effect)’와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페이스북 효과는 페이스북 내부의 얘기에 집중하는 편이다. 하버드대학을 중심으로 한 마크 저커버그의 천재적 발상이 포인트다. 애플의 아이패드 효과의 경우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 관한 얘기가 거의 없다. 아이패드가 진화해가면서 창조해내는 새로운 사업 영역과 IT, 신문, 방송, 케이블, 교육, 문화 심지어 군사문제에 대한 아이패드의 영향력에 관한 것이 주된 내용이다. 페이스북 효과가 내부 지향적이라면, 아이패드 효과는 외부 지향적인 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효과가 내부 지향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주식시장에 상장을 안 했기 때문이다. 돈으로 거래되는 상품이 되는 그 순간을 위해서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신화와 전설이 필요하다. 하버드대학, 천재 소년, 실리콘 밸리와의 만남, 협상의 달인, 하버드 네트워크, 벤처캐피털…. 마크 저커버그의 가치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식시장에서의 페이스북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아웃사이드가 아닌 인사이드 효과가 주된 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인사이드 효과는 이제 아웃사이드로 넘어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가 2월 1일 주식 상장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아웃사이드 효과는 ‘머리 똑똑한 하버드 천재’라는 식의 그럴 듯한 얘기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숫자·통계·분석·전망을 디지털로 객관화해서 투자가들에게 제시해야만 한다. 돈에 민감한 투자가들은 손해 여부를 따져 전망이 어둡다는 결론에 이르면 페이스북 인사이드 효과를 한순간에 잊어버린다.
   
   상장 신청 이후 불어닥친 국내에서의 페이스북 관련 뉴스를 보면 사람들 기 죽이는 얘기로 가득 차 있다. 주식 상장 후 손에 쥘 재산이 보통 ‘억달러’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수십억달러를 손에 쥐는 사람도 나타난다고 한다. 자본주의를 정점으로 끌어올렸고, 앞으로도 발전시켜 갈 나라에서 이뤄지는 일이지만, 페이스북이 과연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식의 ‘대박 IT 주역’이 될 수 있을까? 마크 저커버그와 주변의 사람들은 엄청난 부자가 되겠지만 투자가들 입장에서 볼 때는 “그 누구도 모른다”가 답이다. 한국의 신문과 방송에서 오르내리는 ‘대박 스토리’와 달리 미국 IT전문가들이 말하는 페이스북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채워진 것만은 아니다.
   
   
   기업가치 거품 논란
   
   우선, 기업 가치를 둘러싼 지나친 거품이다. 페이스북의 지난해 수익은 약 10억달러다. 가입자가 9억명이라 할 때 대략 한 명의 가입자가 1달러 수익을 올려준 셈이다. 1년 동안 광고 등으로 전부 50억달러를 벌었지만 각종 운영비로 40억달러를 쓰고 10억달러를 벌었다. 전 세계가 불황인 상태에서 엄청난 성과다. 우수한 성적 덕이겠지만 주식시장에 상장할 경우 1000억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대우받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기업 가치와 수익 간 비율이 100 대 1이다. 눈앞에 나타난 기업의 1년간 성과는 1달러에 그치지만 언젠가 100달러를 벌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현재 심사에 들어간 모건스탠리가 어떻게 평가할지에 달려 있지만, 거품이 너무 많다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다.
   
   좋든 싫든 페이스북의 일거수 일투족은 2004년 나스닥에 상장된 인터넷 검색 기업 구글과 비교된다. 2004년 구글이 상장할 당시 평가된 기업의 가치와 수익 간 비율은 35 대 1이다. 간단히 말해 수익 1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상태에서 기업의 가치를 35달러로 책정해 주식시장에 올렸다.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곳은 애플이다. 기업 가치와 수익 간 비율은 13 대 1에 불과하다. 2004년 상장 당시, 35 대 1로 출발했던 구글의 기업 가치와 수익 간 비율은 지난해 20 대 1로 발전했다.
   
   물론 인사이드 효과에 힘입어, 페이스북이 100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기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글이 상장 이후 보여줬던 눈부신 성과의 ‘3배 이상’을 곧바로 보여줘야만 하는 것이 페이스북의 아웃사이드 효과다. 1000억달러 가치에 맞먹는 객관적 증거, 즉 수익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만약 실패한다면 한순간에 몰락하게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진다. 주식 가치도 급락하는 것이다. 과연 현재와 같은 경제 상황에서 애플, 구글을 능가하는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경쟁자 구글 플러스의 추격
   
   둘째, 페이스북이 독주하던 SNS 무대에서 구글 플러스(Google+)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위력에 눌려 구글이 잠시 주춤하는 듯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구글 플러스는 현재 하루 62만명씩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중으로 무려 4억명이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부터 시작된 페이스북의 8년간의 SNS 역사를 불과 1~2년 만에 따라잡을 기세다. 미국에서의 구글 플러스 사용자는 개인 정보에 주목하는 사람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단점을 이겨냈다는 의미에서, 보다 진화된 SNS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 단독 질주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과연 페이스북이 아웃사이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셋째, 페이스북 가입자의 허수 문제다. 9억명 가까운 가입자가 있다고 하지만 많은 가입자가 ‘깡통’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 보도를 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한국의 페이스북 가입자는 37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대충 한국인 14명당 1명에 해당한다. 과연 그럴까? 가입자가 엄청난 이유는 중국인 때문이다. 공산당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피해 한국의 페이스북 사이트로 우회해 가입하는 과정에서 엄청 늘어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내 페이스북 담당자들은 알고 있겠지만 중국인 가입자가 10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SNS가 개발되면서 이들의 발길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가입자 수의 허수
   
   13세 미만 어린이도 페이스북 가입자의 허수를 부채질한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3세 미만의 어린이 가운데 페이스북에 가입한 수는 미국 내에서만 75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13세 미만 어린이의 SNS 가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부모의 특별한 동의나 보호 없이는 가입할 수 없다. 미국 공립도서관에 가면 어린이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앞에 앉아 SNS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세히 보면 대부분 10살 전후다. 대충 남의 이름을 빌려 가입한 것이다. 미국 밖을 포함할 경우 13세 미만 어린이가 최소한 억 단위가 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페이스북의 실제 이용자의 경우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열혈팬이란 점이다. 9억명에 이른다는 가입자가 실제와 달리 과장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페이스북이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세계에 대한 한계다. 우선 IT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등장한 모바일에 대한 페이스북의 한계다. 페이스북은 데스크톱을 전제로 한 SNS다. 모바일을 활용한 독자적 운영체제(OS) 환경도 없고, 애플이나 구글처럼 독자적인 모바일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지도 않다. 상장과 동시에 모바일에 진출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애플과 구글에 맞설 수 있는 독자적이고도 창조적인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현재 페이스북을 보면 그 같은 가능성을 찾기가 어렵다.
   
   모바일 외에 페이스북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사업모델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점도 지목된다. 비디오 사진 채팅을 통한 페이스북의 SNS가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 IT전문가들의 견해다.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게 된 상태라는 것이다.
   
   
   개인정보법 강화가 발목?
   
   다섯째, 개인정보법 강화에 따른 사업 위축이다. 페이스북이 상장을 하는 순간 수많은 가입자들로부터의 개인정보법 위반에 따른 민사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소송이 될 것이다. 가입자의 개인정보만이 아니라 가입자가 불법으로 전달한 제3자의 개인정보나 저작권 등도 소송의 대상이 될 것이다. 친구에게 주기 위해 스캐닝한 스티브 잡스 전기가 두 사람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퍼져나가는 상황을 어떤 식으로 막을 것인가?
   
   페이스북이 자의든 아니든 관계 없이 가입자의 개인정보에 무심하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페이스북에 한번 실리면 가입자가 나중에 지운다고 해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자신에 관한 정보가 흘러다닌다. 사진을 지운다고 해도 한번 페이스북에 올리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SNS정신에 반할지 몰라도 필자의 경우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닌 한 ‘결코’ 페이스북 친구로 가입하지 않는다. 고의 여부에 관계 없이,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악용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IT산업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민주당 소속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경기 진작을 위해 아직 IT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개인정보법 강화에 대해 무관심하다. 공화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상황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SNS가 가질 수밖에 없는 숙명이기도 한 개인정보법의 벽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2월 8일 월스트리트에서는 두 개의 다른 뉴스가 흘러나왔다. 먼저 IT 2.0시대의 신데렐라 ‘그루폰(Groupon)’에 관련된 참담한 소식이다. 불과 3개월 전에 전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데뷔한 그루폰의 주식이 하루 만에 15%나 떨어졌다. 2011년 4분기 영업실적 결과 때문이다. 약 3700만달러의 손해를 기록했다. 연말 특수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4분기 동안 활용된 그루폰의 총 금액이 5억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용자만도 3300만명으로 늘었다. 2010년 같은 기간의 배 정도의 규모다. 그러나 이용자와 이용 금액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실질적 이윤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그루폰에 대한 회의론이 인 것은 물론이다. 기대를 깨고 생각도 못했던 수준 이하의 성적표를 갖고 온 것이다. 그루폰의 미래에 관한 결론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에 깜짝 놀랄 성적을 올리지 못할 경우 2류 IT기업으로 추락할 것이다. 구글도 ‘구글 오퍼(Offers)’라는 사이트를 통해 그루폰과 비슷한 디스카운트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다.
   
   
   그루폰의 그림자
   
   그루폰의 비관론과 달리 ‘링크드인(Linkedin)’의 지난해 4분기 성적표는 페이스북 관계자들에게 큰 희망을 심어줬을 듯하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수익 530만달러를 넘어선 69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총 수입이 1억6700만달러로 2010년의 8100만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주식이 6.7% 오른 81.49달러에 거래됐다. 링크드인은 전체적으로 페이스북과 비슷한 SNS에 주목하는 곳으로, 특히 취업 관련 네트워킹 사이트로 유명하다. 취업에 특화한 SNS라고 보면 된다. 현재 링크드인의 가입자는 1억5000만명 정도다. 페이스북의 6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상장했을 당시 하루 만에 주가가 100% 오른 IT 2.0시대의 황태자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얘기로 재를 뿌리는 듯한 느낌도 든다. 페이스북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은, 사실 다른 모든 SNS기업들이 상장할 때마다 듣는 기우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규모나 영향 면에서 다른 SNS기업에 비교될 수가 없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처럼 성공할 것이 분명한, 아니 성공해야만 하는 SNS의 난공불락처럼 받아들여진다. 어쨌든 페이스북의 주식 상장은 인류가 쌓아온 IT시대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역사로 남을 것이다.

 

페이스북 성공 뒤엔 이들이 있었다

 

페이스북은 젊은이에 의한, 젊은이를 위한, 젊은이의 회사이다. 젊은 만큼 정열적인 얘기가 많은 곳이 바로 페이스북이다. 인류 최고 최대의 소셜네트워크가 되기까지는 도전과 창조, 그리고 시련을 반복해야만 했다. 페이스북을 오늘날의 위상으로 끌어올린 3개의 키(Key)를 살펴본다.

▲ 션 파커
1. 션 파커(Sean Parker)
   저커버그의 창업 동지… 경영권 방어 체계 구축

   
   페이스북 초대 사장이며, 마크 저커버그의 창업 동지이다. 1979년생으로 미국 수도 워싱턴 근처 페어펙스카운티의 공립고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다. 지난해 개봉한 페이스북을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 배우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그의 역을 맡았다. 마크 저커버그에게 자금줄을 소개해주면서 실리콘밸리의 생리를 익히도록 도와줬다.
   
   파커는 7살 때 아버지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집중하는 동안 아버지가 말한 한마디를 가슴속에 새긴다. “뭔가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다면 일찍 시작해라. 결혼해서 애가 생기기 전에 시작해서 결론을 내라.”
   
   고등학교를 마친 뒤 워싱턴 주변의 IT회사를 돌아다니면서 인턴 생활을 한다. CIA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연소득 8만달러를 넘어서자 부모에게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겠다고 약속한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IT 업계에 뛰어든다. 1999년 20살 때 5만달러를 종잣돈으로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파는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이른바 다운로드 음악의 대명사인 냅스터(Napster)이다. 시작과 함께 수천만 명이 가입하지만 곧바로 음반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하게 된다.
   
   2004년 스탠퍼드대학교 학생이던 자신의 여자친구를 통해 당시 막 출발한 SNS인 페이스북(The Facebook)을 처음 접한다. 내용을 살핀 뒤 마크 저커버그를 만난다. 5개월 뒤 페이스북 사장으로 취임한다. 저커버그가 마음껏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끌어온다. 페이스북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로 연결해준 인물이 파커다. 저커버그도 “파커야말로 대학 범주에 그친 페이스북을 비즈니스 영역으로 옮긴 인물이다”라고 단언한다. 만약 파커가 여자친구를 통해 페이스북을 접하지 않았더라면 2012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으로 크지도 못했을 것이다.
   
   파커가 페이스북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은 2005년이다.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구속은 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 사용자들로부터의 비난과 함께 사임하게 된다. 경영에서는 손을 떼지만 고문으로 활동한다. 초기의 활동과 더불어 저커버그가 파커를 평생 은인으로 생각할 수밖에 이유 중에는 경영 이사진 구성에 관한 파커의 ‘선견지명’에서도 찾을 수 있다. 파커는 페이스북 투자가들에게 경영이사 5명 중 3명을 페이스북 추천인사로 선정하겠다고 발표한다. 투자가들로부터의 입김을 막으면서 페이스북을 영원히 저커버그 영향권 내에 두도록 만든 아이디어이다. 만약 경영이사 5명 중 3명 이상이 페이스북 밖에서 들어온 인물이라면 파커가 사임하는 것을 빌미로 외부의 CEO가 페이스북을 차지했을 가능성도 있다. 아이디어만 넘겨주고 쫓겨나는 것이다. 페이스북 초기 투자금 중에는 파커의 돈도 들어가 있다. 주식을 시가로 환산할 경우 5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광고시장 결합 ‘돈 버는 머신’으로 만든 일등 공신

   

▲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낸 인물이다. 2008년 이래 지금까지 COO로 일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2인자이다. 2008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마크 저커버그와 만난 직후 페이스북에 들어간다. 당시 샌드버그는 워싱턴포스트의 이사로 갈 예정이었다. 1969년생으로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이어 하버드대 MBA과정을 마친 재원이다. 마크 저커버그의 대학 선배인 셈이다. 페이스북에 오기 전까지는 구글의 글로벌 온라인 세일을 담당하는 부사장으로 일했다. 구글의 광고를 전 세계에 파는 일이다. 구글에 있으면서 기부복지사업인 ‘Goggle.org’ 활동에도 관여했다. 지난해 9월 저커버그가 뉴저지주 뉴어크(Newark)공립학교 지원에 1억달러를 기부해 페이스북의 위상을 높인 적이 있다. 샌드버그의 아이디어이다. 구글에 들어가기 전에는 재무성에 들어가 장관을 보좌하는 인사담당관으로 일했다. 공무원을 거쳐 IT 업계로 진출한 케이스이다.
   
   유대인인 샌드버그는 페이스북 상장과 함께 보유 주식이 최소한 12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페이스북에서 샌드버그의 위상을 이해한다면 그녀의 몫이 너무 적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을 돈 버는 ‘IT 머신’으로 만든 여장부이다. 페이스북은 2007년 말까지만 해도 SNS의 총아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페이스북을 돈에 연결시킨 것은 샌드버그이다. 구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페이스북 네트워크를 다양한 콘셉트의 광고에 결합시킨다. 2008년 COO로 일할 당시 제출한 리포트는 페이스북이 2010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고 2012년 한 해 동안 40억달러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샌드버그의 예상은 대체로 적중한다. 페이스북을 수익성 높은 IT광고대행업체로 변신시킨 인물이다.
   
   2월 초 페이스북이 상장 절차에 들어가면서 샌드버그의 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벌 만큼 벌었으니 그만둘 것인가? 자신의 회사를 따로 차리기 위해 독립할 것인가? 갖가지 추측은 샌드버그가 구입한 수백만달러 집에 관한 정보가 전해지면서 주춤해졌다. 새집은 실리콘밸리 내 ‘멘로파크(Menlo Park)’에 위치해 있다. 페이스북 본사 바로 옆이다. 당분간 페이스북에 몸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이다.
   
   페이스북 2인자로서 샌드버그의 영향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영화 ‘소셜네트워크’에도 나오지만 저커버그는 대학 재학 당시 오타쿠에 가까운 인물로, 친구도 별로 없는 사회성이 결여된 인물이다. 샌드버그는 저커버그가 갖지 못한 하버드 인맥을 갖고 있고, 나이가 어린 저크버그를 지도하는 멘토 역할도 한다. 저크버그가 벗어나기도 멀리하기도 어려운 인물이다. 샌드버그가 원하는 한 페이스북에서 2인자로 남을 수 있다.
   
   
   3. 경영이사들
   워싱턴포스트 CEO 포함 온·오프라인 최고 실력자들 포진

   

▲ (왼쪽부터) 마크 안드레선. 짐 브레이어. 도널드 그레이엄. 리드 헤스팅스.


   페이스북의 경영이사진은 전부 다섯 명이다. 이 중 3명은 저커버그의 절대적 영향권 내에 있다. 경영이사의 반란으로 자리를 뺏길 염려는 없다. 현재 5명의 경영이사는 넷스케이프(Netscape) 출신 마크 안드레선(Marc Andreessen), 서부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털 경영주 짐 브레이어(Jim Breyer), 미국을 대표하는 정론지 워싱턴포스트의 CEO 도널드 그레이엄(Donald Graham), 비디오 렌털계를 대표하는 네트플릭스(Netflix) CEO 리드 헤스팅스(Reed Hastings)이다. IT 1.0과 IT 2.0을 넘나들고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대 간의 벽을 뛰어넘는 화려한 진영이다.
   
   8억4000만명의 SNS 멤버를 엮기 이전에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계의 최고 실력자를 하나로 묶은 곳이 바로 페이스북이다. 저커버그는 이들로부터의 풍부한 경험과 정보에 의거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조와 모델 개발에 나선다. 다섯 명의 경영이사진이 갖고 있는 풍부한 네트워크도 전부 페이스북으로 흡수된다. 워싱턴포스트, 네트플릭스 등과의 수평적 협조 관계도 고려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볼 때 워싱턴포스트, 네트플릭스, 벤처캐피털 등의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페이스북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해진다. 페이스북의 주가가 이 기업들과 연계되는 것도 상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