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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오십주년기념진경시대회화대전,13일부터 27일까지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굴어당 2012. 5. 11. 08:33

▲ 정선, '풍악내산총람(풍악내산을한눈에 바라보다)'. 견본채색, 73.8×100.8cm, 간송미술관 소장. 겸제가 64세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겸재준(겸재 특유의 예각 수직 선묘법)인 상악준법이 능숙하게 구사되어 있으며 화제가 가리키듯이 가을의 내금강 전경을 화폭에 압축해 넣은 그림이다. ⓒ2012 CNB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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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로부터 시작하여 현재를 거쳐 단원 혜원에 이르는 조선 후기 문화절정기인 '진경시대' 대표적인 화가들 및 그들과 함께 살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많은 화가들의 그림 110여점이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진행되는 2012년 봄 전시'간송오십주년기념진경시대회화대전'을 통해서다.

진경시대(眞景時代)는 숙종(1675~1720)부터 정조(1776~1800)에 이르는 조선후기 문화절정기를 일컫는 문화사적인 시대 구분 명칭이다. 125년에 걸치는 이 시기는 조선성리학 이념을 뿌리로 하여 조선 고유색 짙은 예술이 찬란하게 꽃피던 시절이었다.

중국발언의 주자성리학이 퇴계 이황(1501~1570)에 의해 완벽하게 이해되고, 율곡 이이(1536~1584)가 이를 바탕으로 이기이원론인 주자성리학을 이기일원론인 조선성리학으로 심화 발전시켜 놓자 그 후학들이 이를 주도 이념으로 뿌리내리게 하여 이와 같이 고유색 짙은 꽃을 피워 냈던 것이다.

꽃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회화분야에서 이런 고유색 발현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선성리학파가 대권을 장악하는 인조반정(1623)에 29세 젊은 나이로 참여했던 창강 조속(1595~1668)이 시작한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가 한글 소설의 선구자인 서포 김만중(1637~1629)의 조카이자 숙종의 처남인 죽천 김진규(1658~1716)를 거쳐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에 이르러 그 완성을 보았다.
▲ 신윤복, '유곽쟁웅(유곽에서 사내다움을 다투다)'. 지본담채, 35.6×28.2cm, 간송미술관 소장. ⓒ2012 CNB뉴스
조선 성리학자였던 겸재는 '주역'에 밝아 우리산천을 소재로 그 아름다움을 사생해 내면서 '주역'의 음양조화와 음양대비원리를 이끌어 화면을 구성했는데 중국남방화법의 기본인 묵법(墨法)으로 음인 토산을 표현하고 북방화법의 기본인 필묘로 양인 암산을 표현하는 독특한 진경산수화법을 창안해 내었다.

이러한 진경산수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조선 풍속대로 의복을 차려입은 조선 사람들이다. 풍속화가 진경산수화를 따라 나온 것이다. 이에 겸재의 10년 후배로 한 동네에서 나고 자라 동일 학통을 이어 받은 관아재 조영석(1686~1716)은 풍속화에 주력하여 그 기틀을 확립한다.

한편 어린 시절 겸재에게 그림을 배웠던 현재 심사정(1707~1769)은 명나라 시대 발전이 극에 이르렀던 중국 남종문인화를 조선화 시키는데 성공하여 조선남종화풍을 대성해 낸다.

이로부터 진경시대 중기 서울 화단은 겸재의 진경산수화풍과 현재의 조선남종화풍이 주도하게 되어 능호관 이인상(1710~1760), 진재 김윤겸(1711~1775), 단릉 이윤영(1714~1759), 불염재 김희겸(1710~1763) 등은 겸재와 관아재의 진경풍속화풍을 따르고 원교 이광사(1705~1777)와 표암 강세황(1713~1791), 호생관 최북(1712~1786)등은 현재를 추종한다.
▲ 4일 간송미술관에서 진행된 '간송오십주년기념진경시대회화대전' 전시 설명회에서 작품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최완수 연구실장.(사진=왕진오 기자) ⓒ2012 CNB뉴스
이후 진경시대 말기에 이르면 단원 김홍도(1745~1806)와 고송유수관 이인문(1745~1824), 긍재 김득신(1754~1822), 초원 김석신(1858~?), 혜원 신윤복(1758~?)등 화원화가들이 쏟아져 나와 진경풍속화에 정감어린 시심으로 회화미를 첨가하여 아름답게 마무리 된다.

이번 전시는 선고 간송 전형필 선생이 진경시대 회화의 우수성을 간파하여 이 시대 회화작품을 집중 수집해 놓은 것을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최완수 연구실장을 비롯한 연구진들이 진경시대 관련 전시회를 20회 열면서 진경문화의 실체를 논문으로 밝히고 그 우수성과 독자성을 통해 조선후기 문화의 황금기로 우리 민족사에서 문예부흥의 기준으로 삼을만한 시기라는 사실을 알리는 자리로 평가 받는다.<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