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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 르네상스' 터 닦은 국졸 교수

굴어당 2012. 7. 25. 11:16

 '한문학 르네상스' 터 닦은 국졸 교수

 

한문학자 김도련 교수 타계

원로 한문학자 김도련(79) 국민대 명예교수가 23일 밤 지병으로 별세했다.

1933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독학으로 한문학 대가 반열에 올랐다. 농사일을 도우며 주경야독해 17세 때인 1950년 검정고시로 완주중학교에 편입했지만 그해 6·25전쟁이 터지면서 정규 학업이 중단됐다. 그 후 홀로 한학에 매진, 1968년 국사편찬위원회 교서원에 합격했으며 서울대·연세대·국민대 강사를 거쳐 1979년 국민대 교수가 됐다. 정민 한양대 교수,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등 현재 한문 고전 풀어쓰기 주역들이 그의 문하생이다.

젊은 시절 김 교수 밑에서 연암 산문 강독을 했다는 안대회 교수는 "그전까지는 한문학이 시와 비평을 주로 했는데 선생께서 산문 분석이 중요하다는 점을 처음 일깨워주셨다. 오늘날 산문 연구의 큰 흐름을 이루는 데 물꼬를 트신 분"이라고 했다.

평소 고인을 '젊은 시절 구세주'라 불렀던 정민 교수는 스승의 묘갈명(墓碣銘·묘비에 새기는 고인의 행적과 인적 사항)을 헌사했다. '세상이 고문(古文)을 단지 낡고 썩은 것으로 보아 궤철(軌轍)을 달리할 때에도 선생은 고문의 참 정신이 옛날에 있지 않고 지금에 있음을 알아 뚜벅뚜벅 그 길을 걸어갔으니(후략)'

생전 제자의 문장을 좋아했던 스승이 부탁했던 것이라 한다.

정 교수는 고인과 함께 한국 애정 한시 평설집인 '꽃 피자 어데선가 바람 불어와' '통감절요' 번역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고인의 기타 유작으로는 '한국 고문의 원류와 성격' '한국 고문의 이론과 전개' 등이 있다. 빈소는 고려대안암병원 301호, 발인은 26일 오전 7시.(02)923-4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