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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은 조선의 다빈치… 그가 쓴 책 다 모으니 500만字"
굴어당
2013. 2. 9. 10:26
다산은 조선의 다빈치… 그가 쓴 책 다 모으니 500만字"
['정본 여유당전서' 펴낸 다산재단 송재소 편집위원장 인터뷰]
1930년대 만들어진 '여유당전서' 바탕… 학자 80여명이 8년 동안 수정 작업
2012년은 다산 정약용(1762~1836년) 탄생 250주년. 이를 기념해 나온 '정본(定本) 여유당전서'는 다산 연구의 기초를 새로 닦은 일종의 '학문적 사건'이다. '정본 여유당전서'는 글자 수만 500만 자에 이르는 거질(巨帙). 연구자 80여명이 편찬에 참여, 단락을 나누고 표점을 찍어 후학들의 편의를 도왔다.
다산학술문화재단(이사장 정해창)이 '정본 여유당전서' 편찬에 들어간 것은 2004년. 국내외 필사본 300여 종을 찾아 일일이 대조했다. 일본 궁내청 서릉부, 미국 버클리대의 아사미 문고 등 해외 자료실도 샅샅이 뒤졌다. 단락이 누락되거나 순서가 뒤바뀐 부분을 바로잡고, 다산 저작이 아닌 것은 덜어냈다.
다산학술문화재단(이사장 정해창)이 '정본 여유당전서' 편찬에 들어간 것은 2004년. 국내외 필사본 300여 종을 찾아 일일이 대조했다. 일본 궁내청 서릉부, 미국 버클리대의 아사미 문고 등 해외 자료실도 샅샅이 뒤졌다. 단락이 누락되거나 순서가 뒤바뀐 부분을 바로잡고, 다산 저작이 아닌 것은 덜어냈다.
송재소 교수는“다산은 한국 사상사에서 폭과 깊이가 남달랐던 전무후무한 사상가”라고 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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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만에 '정본 여유당전서'를 출간한 이유는 신조선사본(本)의 공헌에도, 여기에 숱한 오탈자와 함께 다산의 저작이 아닌 글이 잘못 수록됐기 때문이다. 편집위원장을 맡은 송재소(70)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정본화는 건물을 세우기 전, 기초를 닦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기초가 튼튼해야 건물이 제대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송 교수는 "조선시대를 통틀어 개인이 이처럼 방대한 분량을 저작으로 남긴 이는 다산이 유일하다"고 했다. 퇴계전서도 여유당전서에 비하면 절반 분량에 불과하다는 것. 시문(詩文)·철학·경제학부터 지리학·의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다. 다산은 왜 이렇게 광범위한 저술을 남겼을까. "다산은 당시 조선을 털끝 하나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는 사회로 봤어요. 어디에 병이 들었는지 알아야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 다산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조사한 겁니다."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릴 만하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의 이름을 들어봤을 법하지만, 정작 그의 글을 직접 읽은 이는 많지 않다. '목민심서'가 가장 많이 알려졌지만 1권짜리 축약본이나 해설서가 많이 팔렸을 뿐, 6권짜리 목민심서 완역본을 읽은 이는 드물다. 송 교수는 "19세기 후반 지방관들은 임지에 부임하면서 대부분 '목민심서'를 베껴서 떠났지만 실제 지방 정치는 엉망이었으니 '목민심서'를 제대로 읽은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지금 다산 저작 가운데 '목민심서' 필사본이 가장 많이 나도는 이유도 지방관들이 앞다퉈 찾는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이 다산을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없을까. 송 교수는 "다산이 쓴 짧은 글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권한다. 신라, 고구려의 역사를 논한 평론이나 사회 비평 같은 글을 예로 들었다. 여유당전서는 절반도 채 번역되지 않았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같은 개별 저작이 나왔을 뿐이다.
송 교수는 퇴계전서나 우암 송시열 전집, 성호 이익 전집도 한시바삐 정본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외국에서도 쉴러 전집, 괴테 전집처럼 텍스트의 오류를 바로잡는 정본화(定本化) 작업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다산학술문화재단은 '정본 여유당전서'를 곧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오류를 바로잡아 더 정확한 정본을 만들기 위해서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2/08/201302080192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