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孟子 修學記.글: 허성도 교수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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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孟子 修學記.글: 허성도 교수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학문에도 믿음이 그토록 중요한 것인가 보다"
글: 허성도 교수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대학시절 나는 한문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적당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3 학년 봄을 맞이했다. 5월이었다. 가난한 시절에는 봄도 추웠다. 스 산한 바람이 부는 동숭동 캠퍼스 의 나무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시 간 강의를 나오시는 선생님 한 분 이 내 옆에 앉으셨다. 연구실도 없이 강의만 하고 가시 는 길이었으니 그 분의 마음도 추웠을 것이다.
그 분은 나에게 요즈음은 무슨 생각으로 지내느냐고 물었다. 나는 한문 공부를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좋 을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분은 “한문 할라꼬? 나 지금 서당 가는데 니도 갈래?”하고 물으셨다. 그 길로 나는 그 분을 따라 나섰고, 그래서 도착한 허름한 한옥에서 나의 선생님을 만났다. 매일 아침 7시에 와서 맹자를 배우기로 했다. 선생님께서는 하루에 맹자 한 줄을 가르쳐 주셨다. 서당까지 오고 가는 데에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데 공부 시간은 5분이 못 되었다.
나는 맹자의 철학적 의미와 같은 깊은 뜻을 듣고자 했으나 “그런 것은 나는 모른데이, 나중에 니 혼자 생각하그레 이.” 하시는 것이 대답의 전부였다.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더러는 며칠씩이나 서당에 가지 않았다. 혼자 공부해도 그만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독학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었다. 게으름은 친구처럼 다가와 나의 의지가 얼마나 약한 지를 자주 확인시켜 주었다. 그래서 며칠 후에는 다시 서당에 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한번도 꾸중하시는 법이 없었다. 그 분은 맹자 한 줄을 200 번씩 읽어 오라 고 하셨고, 후에는 500 번씩 읽어 오라고 하시더니 나중 에는 천 번을 읽어오라고 하셨다. 나는 문리과 대학에 있던 중앙도서관에서 이것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