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파워-1부 중화부흥]
(3) "실패할 기회라도 달라"…대륙의 `정주영` 들
(3) 거티후에서 글로벌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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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미국 포드자동차 산하의 스웨덴 볼보를 18억달러에 인수계약을 체결한 중국의 토종 민영기업인 지리자동차는 이렇게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리차에 강판을 공급하는 포스코 쑤저우법인의 온경용 대표는 "반년 전만 해도 '농촌에서 살 만한 자동차를 만들자'가 이 회사의 슬로건이었다"며 "지리차는 개인 기업으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재탄생하는 중국 기업들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현대 중국의 '정주영'들
"지리자동차 리수푸 회장은 중국의 정주영 회장"(KOTRA 베이징센터 박한진 부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박 부장은 "정 회장의 무모하다 할 정도의 기업가 정신을 리수푸와 같은 중국의 민영기업인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63년생으로 지리자동차를 창업한 리 회장의 종잣돈은 120위안(2만원).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에게 받은 이 돈으로 소형 카메라를 사서 거리의 사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폐기물 수거,인테리어 사업 등 닥치는 대로 일을 벌이던 그는 오토바이 회사를 거쳐 1998년 지리자동차를 설립했다.
'바퀴 네 개 위에 소파를 얹는 게 자동차 만드는 것이냐'는 주변의 비웃음도 그의 사업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민간기업은 자동차사업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차례 사업허가서가 반려되자 리 회장은 담당 공무원을 붙잡고 "제발 우리에게 실패할 기회라도 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허가서 없이 무면허로 자동차 생산을 강행했다.
바오산철강의 외면으로 강판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되자 한국으로 건너가 포스코에 매달렸다. 포스코는 지금도 지리차가 사용하는 자동차용 강판 40%를 공급하고 있다.
리 회장은 볼보 인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처음엔 세계에서 가장 싼 차를 만드는 게 목표였지만,이젠 세계 최고급 차를 만드는게 꿈"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4만대를 생산했지만 "2015년까지 연간 200만대 생산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중국에는 리 회장처럼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민영기업인들이 수두룩하다. 거티후(個體戶, 개인기업) 상단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 최대 오토바이 제조업체 리판의 인밍산 회장도 그런 사례다. "나는 영원한 18세"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그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오토바이 제조업체를 창업한 게 54세이던 1992년.덩샤오핑이 남순강화를 통해 개혁 · 개방에 힘을 실어주는 걸 보고 기업가의 길을 걷기로 결단을 내렸다. 65세이던 2003년에는 자동차 제조업에까지 뛰어드는 열정을 보였다.
세계 최대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업체 알리바바닷컴을 창업한 마윈 회장은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닷컴을 10년 내 미국의 월마트보다 더 큰 세계 최대 유통업체로 키우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무모하다는 지적에 그의 대답은 맹쾌하다. "중국의 인터넷인구가 5억~6억명에 이르게 될 수년 뒤엔 매일 1억~2억명이 타오바오닷컴에서 물건을 사도록 하겠다. 세계 그 어느 쇼핑센터도 이 정도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없을 것이다. "
◆M&A로 기술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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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산자이 신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은 필사적으로 이뤄졌다. 박한진 부장은 "베이징 창핑에 있는 지리자동차대학에서는 3000여명의 학생들이 자동차 기술을 익히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에 기술 한계 극복의 키워드는 M&A다"(곽복선 KOTRA 중국조사담당관).지리차는 자동차를 만든 지 12년밖에 안 됐지만 볼보 인수로 83년간 축적된 기술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지리차는 지난해에도 호주 자동차부품업체 DSI를 인수,자체기술로 만든 자동변속기를 유틸리티 차량에 쓸 수 있게 됐다. 농촌의 개인기업에서 중국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로 성장한 완샹도 아메리칸AI BT 로코포드 PS 등 미국의 차부품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중국 기술이 최고'라며 기술 제휴를 거부해온 전기자동차 업체 BYD도 최근 일본의 대형 금형업체 오기하라의 공장을 인수했다. 제조뿐이 아니다.
서비스산업에서도 M&A를 통한 글로벌 기업 행보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인 쑤닝전기가 지난해 6월 일본 소매 가전판매회사인 라옥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물론 M&A가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더 많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해 성공한 비율은 30%도 안 된다. "치밀한 전략없이 무조건 몸집을 불리고 보자는 성급함과 글로벌 기업 경영 경험 부족이 가져온 결과다. "(장처순 홍콩중국경제연구소 연구원).
하지만 중국 인민대학 쩡츠완 교수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글로벌 시장에 대한 경험을 축적한 중국 기업이 많아 글로벌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닝보=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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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형 국영기업은 무늬만 글로벌
(3) 거티후에서 글로벌기업으로
포천 500대기업 37개社중 36곳 은행·에너지 등 내수주력 국영기업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중국 기업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체는 사실상 하나도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만수 연구위원) ▶ [차이나 파워-1부 중화부흥] (3) "실패할 기회라도 달라"…대륙의 '정주영' 들 ▶ [차이나 파워-1부 중화부흥] (2) "크리에이티브 차이나…공장만 옮겨선 中공략 못해" ▶ [차이나 파워-1부 중화부흥] (2) 高부가 클러스터 조성…아시아 간판 메갈로폴리스로
중국의 부상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미 포천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한 중국 기업의 숫자다. 지만수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해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전년보다 8개 늘어난 37개 기업을 진입시켰지만,샤강철강을 제외한 36개사가 국영기업으로 대부분 은행 에너지 통신 해운 교통 등 내수가 주력인 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나라가 크다보니 덩치(매출)가 클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문형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도 "진정한 글로벌 기업은 첨단기술과 경영기법으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중국 기업에서는 아직 삼성과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을 찾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시장(민영경제)이 정부의 힘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나오기 힘든 토양"(이문형 연구위원)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은 시장의 힘이 커지면 정부가 이를 억누르고 너무 위축되면 다시 키우는 과정을 반복해왔다"며 "정부와 시장의 갈등구조가 글로벌 기업의 탄생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의 시장지배력은 확대되고 민영기업의 지배력은 축소)현상이 심화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국영기업 중량그룹이 민영 우유업체인 멍뉴를 사들인 것이나,9월 우량 민영기업인 르자오철강을 적자를 낸 국영기업인 산둥철강이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민영기업인 둥싱항공이 국영 에어차이나의 인수를 거부한 뒤 파산하는 등 민영 항공사들의 퇴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진민퇴의 배경으론 △금융위기로 내수에 전념하고 있는 국영기업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민영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은 데다 △경기부양책이 국영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인프라 투자에 집중돼 있고 △은행 대출도 국영기업에 몰렸으며 △지난해 발표된 10대 산업발전계획을 통해 대형 국영기업 주도의 인수 · 합병(M&A)을 통한 기업 구조조정이 빨라지고 있는 것 등이 꼽힌다. (조용찬 중국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이 연구위원은 "지리자동차처럼 민영기업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이 나오고는 있지만 글로벌 500대 기업에 들 만큼 덩치 크고 경쟁력 있는 중국 기업이 많이 나오려면 국진민퇴 극복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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