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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만해축전] "님의 文香에 취하고… 님의 사랑에 눈떴습니다"

굴어당 2010. 8. 13. 13:22

만해마을·인제읍, 문화 행사로 '북적'

"만해 선생은 세계사적 안목으로 볼 때에도 20세기를 통해 각 지역 약소민족들의 해방과 자주독립을 위한 운동을 대표할 만한 세계적 위인입니다."(존 던컨 UCLA 교수) "암울한 일제시대에 겨레의 등불이자 꽃으로 이 나라를 밝게 비춘 사상가, 문학가, 철학자, 사회개혁가이셨습니다."(성운 스님)

'2010 만해축전'(11~14일)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인제는 만해의 생애와 사상을 기리는 열기로 뜨거웠다. 특히 올해 만해축전은 처음으로 백담사 입구 만해마을과 인제읍 두 곳으로 나눠 펼쳐져 잔치 분위기는 지역적으로 더욱 확산됐다.

12일 백담사 만해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마을 입구‘평화의 시벽(詩壁)’에 새겨진 시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이 시벽은 국내외 시인들이 원고지 등에 쓴 육필 원고를 실물 크기대로 동판(銅板)에 옮긴 것이다. /인제=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12일 오후 4시 만해대상 시상식이 열린 인제읍 하늘내린센터 상공엔 대형 애드벌룬이 떠 있고 벽면엔 만해의 시 '알 수 없어요'를 적은 대형 현수막이 걸려 축제분위기를 띄웠다. 시상식장인 대극장(688석)은 30여분 전에 꽉 찼고 자리를 찾지 못한 참석자들은 복도 계단에 앉거나 로비에서 TV를 통해 시상식을 지켜봤다. 실천 부문 수상자 성운 스님이 주지인 삼천사 신도 400여명은 대형버스 10대를 이용해 시상식장에 와서 수상을 축하했다.

만해대상 시상식 외에도 하늘내린센터에서는 이날 오후 '님의 침묵 서예대전' 시상식과 수상작 전시회 개막식이 열려 관람객들의 줄이 이어졌다. 인근 인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고교생 백일장에도 수백명의 참가자가 몰려 행사장 인근은 오후 내내 인파로 북적였다. 하늘내린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인제군의 종합문화예술회관으로 문을 연 이후 이미자씨 공연 등에 지역주민들이 몰린 경우는 있었지만 외지인들이 이렇게 많이 찾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만해대상 시상식장인 강원도 인제군 하늘내린센터로 참석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인제=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하늘내린센터를 찾은 시민들은 만해대상 시상식을 전후해서는 로비에 전시된 '문인 육필 서화전'의 출품작을 둘러보며 한껏 문향(文香)에 취했다. 이곳에는 전국의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들이 보내온 작품 60점이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다. 시인인 백담사 회주 오현 스님은 '그곳에 가면'이라는 시를 썼다. '그렇게 살고 있다/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산은 골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고/ 나무는/ 겉껍질 속에 벌레들을 기르며'. 시민들은 오현 스님의 육필 시를 부착한 나무 조형물 옆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시도 감상하는 모습이었다. 오세영 시인은 '석굴암 석불'이란 시에서 종교적 열정과 장인 정신이 만나 빚은 작품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누가 돌을 깨서 한 生을 풀어놨다/(…)// 지존이라 하기에는 오히려 아름답고/ 미인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고결하다/…/ 돌에도 더운 피 돌아 숨 쉬는 듯하구나'. 소설가 김승옥씨는 만해의 시 '복종'을 육필로 쓰고 그 옆에 직접 만해의 전신(全身) 초상을 그려 전시했고, 서정춘 시인은 두 눈을 조용히 감고 명상에 잠긴 도자기를 그린 수묵화를 선보였다.

만해대상 시상식 등 주요 이벤트를 인제읍에서 치르게 됨에 따라 만해마을은 한결 차분한 가운데 다양한 문학행사와 세미나들을 진행했다. 11일 개교한 '만해시인학교' 참가자들은 만해의 숨결이 배어 있는 백담사를 답사하고 저녁 늦게까지 불을 밝히며 강사진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오전·오후로 나눠 계속 이어진 문학·학술 관련 세미나도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인 육필 서화전'은 만해마을 만해문학박물관에서도 펼쳐져 9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만해마을엔 이미 신경림·김용택·김지하·황지우 등 국내외 시인들이 원고지 등에 쓴 육필 원고를 실물 크기대로 동판(銅板)에 옮긴 '평화의 시벽(詩壁)'이 설치돼 있고 문인들의 서예작품들도 100점 이상 소장하고 있다. 만해마을은 점점 문인들의 '육필 박물관'으로 변해가는 모습이다.

 

 

 

 

강원도 인제서 시상식… 문인 등 1000여명 참석

"우리가 매년 만해축전을 개최하는 것은 만해의 연꽃 같은 마음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12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 제14회 만해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들. 왼쪽부터 이동건 전(前) 국제로타리클럽 회장, 사회복지법인 인덕원 이사장 성운 스님, 존 랠스톤 소울 국제펜클럽 회장, 정진규 시인, 존 던컨 UCLA 교수, 김학성 성균관대 명예교수. /인제=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일제강점(日帝强占)의 참혹한 상황에서 평화와 생명이라는 숭고한 연꽃을 피워낸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 선생의 삶과 사상을 기리는 제14회 만해대상 시상식이 12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렸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강원도·인제군·조선일보사가 공동주최하는 '2010 만해축전'의 하이라이트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이동건 전 국제로타리클럽 회장(평화), 사회복지법인 인덕원 이사장 성운 스님(실천), 존 랠스톤 소울 국제펜클럽 회장·정진규 시인(문학), 존 던컨 UCLA 교수·김학성 성균관대 명예교수(학술)가 만해대상을 받았다.

시상식에 앞서 열린 입재식(入齋式·행사를 시작하는 의식)에서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총재 자승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돌아보면 우리 주변에는 연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며 "만해 스님이 그랬고, 오늘 만해대상을 받으시는 분들이 또한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 오현 스님(백담사 회주), 변용식 조선일보사 발행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보선 스님, 주호영 특임장관, 강기창 강원도지사 권한대행, 이기순 인제군수와 김남조 오세영 구중서 김초혜 신달자씨 등 문인을 비롯해 1000여명이 참석했다.

강원도 인제읍과 백담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올해 만해축전은 14일 오후 5시 회향식(廻向式·행사를 마치는 의식)을 갖고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