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줄기 일일이 답사해 山 족보 정리
산의 꼭대기에 오르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저기 저 산은 내가 선 이 산과 어떤 관계인지, 이름은 뭔지, 거기까지 가려면 중간에 어느 정도 높이의 봉우리와 고개들이 있는지…. 지도는 물론 GPS를 가졌어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전국의 거의 모든 산을 일일이 발로 훑어 확인해 세세히 정리한 사람이 있다. 등산계에선 그를 '21세기판 김정호'라고 부른다. 최근 '신산경표(新山經表)' 개정 증보판을 낸 박성태(67)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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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이 책을 만들기 위해 그는 이미 10년 전에 백두대간은 물론 대간(大幹)에서 파생한 주요 줄기인 정맥(正脈)과 기맥(岐脈) 종주를 마쳤다. 이후 100개에 이르는 지맥(枝脈)에 도전 중이고, 현재 60% 이상 답사했다고 한다. 책은 626쪽인데, 책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표'에 가깝다. 크고 작은 각 봉우리와 고개의 이름·높이·거리 그리고 산줄기 간의 형제관계를 표시했다.
"6년 전 초판을 냈을 때 '우리나라 산의 족보를 정리했다'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북한을 담지 못해 아쉬웠어요. 이번엔 북한도 넣었어요. 발로 확인할 수 없어 구할 수 있는 모든 지도와 자료를 토대로 정리했지만…."
공무원 출신인 그는 한때 세무사로도 일했다. 하지만 '돈 버는 일에는 소질이 없어서' 12년 전에 그만뒀다고 한다. 몸이 약해 산악회 따라다니기도 힘겨워서 택한 단독 산행 그리고 타고난 꼼꼼한 성격이 이런 무지막지한 작업으로 연결됐다.
"고생요? 엄청 했죠. 길도 없는 덤불 헤치느라 옷도 수없이 찢어지고…. 아무튼 내 할 일 끝냈으니 이젠 나도 편한 맘으로 산을 즐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