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가지는 누구나 선망하는 것인데 선인들은 오히려 이를 경계했다. 차도 넘치지 않고, 높아도 위태롭지 않으려면 자신을 낮추고 숙이는 겸손이 필요하다. 김일손(金馹孫)은 잘나가던 이조좌랑을 사직하고 사가독서(賜暇讀書)를 청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그는 옛사람이 경계한 '소년등과일불행(少年登科一不幸)'이 바로 자신을 두고 한 말이라며, 너무 젊은 나이에 요직을 두루 거쳐 큰 은총을 입었으니, 이쯤에서 그치고 독서로 자신을 충전하겠다며 사직을 간청했다. "화복은 문이 따로 없고 다만 그 사람이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사람의 재앙이 없다 해도 반드시 하늘의 형벌이 있을 것이니, 매양 이 생각만 하면 오싹하여 떨릴 뿐입니다. 다만 성상께서 보전해 주소서."
1878년 민영환(閔泳煥)이 규장각 대교에 임명되자 역량이 안 되니 취소해달라는 상소를 올렸다. "직임이 화려할수록 졸렬함이 더 드러나고, 돌아보심이 두터울수록 송구함만 늘어갑니다. 주제넘게 차지하고서도 당연히 온 것으로 여기고, 잠시 받든 것을 본래 있던 것처럼 할 수는 없어 진심으로 우러러 성상께 아룁니다. 바라옵건대 굽어 살펴 속히 신에게 제수하신 직책을 거두어 주소서."
가득참을 경계하는 선인들의 마음이 이러했다. 젊은 날의 빠른 성취는 부러워할 일이 못 된다. 살얼음을 밟듯 전전긍긍해야 할 일이다. 한때의 환호가 차디찬 조소로 돌아오는 시간은 뜻밖에 짧다. 돌아보고 낮추고 숙여서 내실을 기르는 것이 옳다. 입은 하나고 귀가 둘인 까닭은 듣기를 말하기보다 두 배로 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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