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모바일 6.1 혹은 6.5 기반의 스마트폰을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경쟁사들에 비해 느린 반응속도와 복잡한 사용법이 시장 퇴출 이유였다. 세상은 구글 안드로이드폰과 애플 아이폰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내달 중 완전히 다른 운영체제를 갖춘 MS의 윈도폰7이 세상에 나올 예정(한국 시장엔 내년 중 출시)이다. MS에 따르면 윈도폰7은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윈도모바일' 시리즈와 결별하고 완전히 새출발하는 스마트폰이다. 삼성·LG전자 를 비롯, 대만의 HTC·아수스, 미국 델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윈도폰7을 내놓고 격전을 치른다. MS는 윈도폰7 마케팅을 위해 4억달러(4700억원) 이상을 준비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반격을 노리는 윈도폰7 이야기를 들어봤다.
- ▲ 윈도폰7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서울 대치동 한국MS 회의실 입구에서 개발자용 폰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서진호 한국MS 윈도폰 개발자 전도사, 성경환 블루피시시스템 대표, 이근화 휴즈 플로우 팀장, 박건태 휴즈 플로우 대표. /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지난 6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 센터 서관 5층 한국MS 회의실.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윈도폰7에 대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 준비로 요즘 눈코 뜰 새가 없는 곳이다.
이 회사 서진호 부장과 윈도폰 앱 개발자들이 삼성·LG전자의 개발자용 윈도폰7을 들고 나타났다. 서 부장의 공식직함은 윈도폰 개발자 전도사. 윈도폰 앱 개발자 커뮤니티를 이끄는 역할이다. 윈도폰7으로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MS의 의지가 담겨 있는 직책이기도 하다.
실제 서 부장이 보여준 윈도폰7의 첫 화면은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스마트폰이었다. 애플 아이폰식의 촘촘한 아이콘이 사라지고 그 대신 사람들(people)·사진(pictures)·게임(games)·오피스(office)·음악과 비디오(music+video)·마켓 플레이스(marketplace) 등 타일 모양의 메인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과 같은 6개의 타일이 바로 허브(hub) 역할을 한다. 사용자들은 허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멀티미디어 게임을 즐기고 앱을 내려받는다.
◆소셜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스마트폰
서 부장은 "그동안 다른 폰이 하지 못한 기능을 윈도폰7이 담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자동차 회사 부산지점 영업팀의 A 사원은 서울 출장 중인 팀장에게 고객유치 마케팅 방안과 관련한 메모를 윈도폰7의 오피스허브로 들어가서 올린다. 올린 메모는 팀장뿐 아니라 팀원들에게도 자동 전달된다. MOSS라는 MS가 관리하는 기업용 협업문서관리 서버를 통해서다.
이들 팀원은 윈도폰7 안의 '사람들'허브에 한 묶음으로 등록돼 있다. 팀원들이 메모에 대해 한마디씩 코멘트를 하면, 이 내용도 나머지 팀원들에게 전달된다. 하나의 모바일 오피스가 작동되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기능은 안드로이폰으로도 구현할 수 있다. 단, 시스템통합(SI) 업체나 통신사들에 의뢰해서 사내 시스템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윈도폰7은 추가비용 없이 폰을 구입하는 순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등록된 지인이 올린 글이나 사진 등도 사람들 허브안의 페이스북이나 윈도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반대로 등록된 지인·친구들에게 터치 한 번이면 자신의 글을 한꺼번에 전달할 수도 있다.
◆PC와 호환이 안정적인 구조
윈도폰7은 데스크톱 PC와 연동된다는 점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우리가 데스크톱PC에서 흔히 사용하는 MS오피스가 그대로 윈도폰7 오피스허브에 내장돼 있다. 그래서 오피스2010(엑셀·파워포인트·워드) 같은 최신버전을 윈도폰7에서도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나 애플 아이폰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관련 앱을 다운받아 MS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PC로 옮기려 하면 호환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최신판으로 업데이트하지 않은 앱을 사용했을 경우다.
PC와의 연동성이 좋다는 강점은 앱 개발에도 적용된다. 내달 중 공식출범할 윈도폰7 앱스토어는 애플처럼 누구나 앱을 올리고 소비자들이 선택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윈도폰7은 당장은 아니지만 애플 아이폰만큼 많은 앱을 보유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전 세계 PC 기반의 웹개발자들이 비슷한 코드로 구성된 윈도폰7용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용 앱 개발을 위해서 각각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따로 배워야 하는 것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이날 만난 앱개발회사 '휴즈 플로우'의 박건태 사장은 "윈도폰7 앱시장이 형성된다면 우리처럼 PC 기반의 웹개발자들이 그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윈도폰7 앱개발사인 블루 피시 시스템의 성경환 사장은 "한국 업체 중 1호로 앱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 한국MS에 따르면 윈도폰7 앱스토어에 참여를 준비 중인 앱개발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3000여 개에 이른다. 이 중 50여 개의 한국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윈도폰7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나 한국 제조업체에는 기회
편리한 사용자 환경, 예전에 비해 빠른 반응속도 등 윈도폰7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선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꽤 있다. 국민대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는 "이제 후발주자가 된 MS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이미 저만치 달아나버린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아성을 깨고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너무 늦게 나온 것 같다는 얘기다. 이와 별도로 윈도폰7은 한국의 휴대폰 제조업체에 단비와 같은 존재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처럼 구글 안드로이드폰에만 집중하면 구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고 그만큼 기존 스마트폰 시장을 흔들기 힘들어진다.
조성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윈도폰7 경쟁력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안드로이드 OS에서는 후발주자였던 삼성·LG전자가 윈도폰7에서는 HTC 등과 동등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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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 예감!! 검색단어 제안 클/ 릭/ ↑ ‘스마트폰의 신3국지 시대가 열린다’. 구글과 애플이 주도해 온 스마트폰 시장에 미국의 또 다른 거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승부수를 던진다.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OS)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10월부터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중 앙일보는 윈도폰7 제품 가운데 한국MS와 삼성전자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세투스(Cetus, 모델 SGH-i707)’를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 입수해 성능을 따져봤다. 세투스는 PC 기능이 거의 되는 데다 무선인터넷의 주력 아이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메인 화면의 아이콘 클릭만으로 쉽고 빠르게 작동할 수 있었다. #사무용 벗고 개인용 최적화 세 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중 하나로 그리스어로 ‘바다의 괴물’ 또는 ‘고래’라는 뜻이다. 화면은 10.16㎝(4인치) 아몰레드(AMOLED: 능동형 유기 발광다이오드)를 실었다. 단말기 하단에는 세 버튼이 장착됐다. 왼쪽부터 ▶이전 화면 ▶메인 화면 ▶검색 화면 등에 바로 가는 기능을 지녔다. 오 른쪽 측면 하단의 버튼을 길게 누르자 전원이 들어오면서 메인 화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 휴대전화기나 스마트폰과 달랐다. 전화와 페이스북·메시지 등 개인 용도 기능이 네모난 타일 모양으로 큼직큼직한 아이콘에 담겨 있었다. MS는 이들을 아이콘이 아니라 ‘타일(tiles)’이라고 부른다. 한국MS의 서진호 윈도폰7 단말기 개발 책임자는 “자주 쓰는 SNS 기능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50, 60대 장년층 사용자들도 큼직한 타일 화면 덕에 다루기 편할 듯했다. 사무용 기능을 아예 무시한 건 아니다. 윈도폰7 스마트폰에서는 단순히 워드 등 문서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문서 내용을 고치는 작업도 가능하다. #반응 속도, 자판 입력 기능 뛰어나 세 투스의 메인 화면에는 SNS 말고도 사진·게임·마켓 등으로 바로 연결되는 타일들이 있다. 이를 ‘허브(Hub)’라고 한다. 사진 부분을 터치하면 각종 사진을 편집해 올릴 수 있는 작업장이 나타나고, 게임 부분을 만지면 게임 공간으로 이동한다. 마켓은 MS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하 앱) 온라인 장터다. 특히 게임의 경우 MS가 운영하는 엑스박스(Xbox) 라이브에 접속한 사람과 실시간 플레이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서 처음 적용한 기능이다. 화면 입력 방식은 삼성 갤럭시S나 애플 아이폰과 같은 정전식으로 반응 속도가 이들에 비해 뒤지지 않았다. 단말기 앞면의 아래 세 버튼 중 맨 오른쪽 버튼을 누르자 MS 검색 화면인 ‘빙(Bing)’ 메인 화면으로 이동했다. 검 색 내용은 두 손가락을 이용해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었다. 입력할 때 이용되는 자판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한 글자를 누를 때마다 해당 글씨가 확대돼 보이는 방식이다. 한글 자판 기능의 최적화 작업이 필요해 국내 출시는 내년 봄에나 가능하다는 게 한국MS 측의 전망이다. #상용 모델은 세련된 모습 기대 이번에 체험한 세투스는 개발용이라 그런지 아직 하드웨어(HW) 차원에선 미흡한 흔적이 남아 있다. 두께가 1.3㎝로 갤럭시S나 아이폰4에 비해 두껍고 무게감도 상당히 느껴졌다. 배터리는 아이폰과 달리 교체 가능하다. 수명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원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발용 단말기라 HW 부분에서는 액정이나 외부 버튼의 수와 배치, 카메라의 성능 등을 제외하고는 앞으로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MS는 HW 부분에서 직접 가기 버튼과 액정 크기를 제조사에 관계 없이 통일시켰다고 한다. OS 업그레이드도 단말기 제조업체가 맡지 않고 MS가 직접 하기 때문에 단말기별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기간에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MS는 윈도폰7 스마트폰의 생산 협력사로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와 대만의 HTC·아수스, 미국의 델 등 내로라하는 5개 메이커를 엄선해 다양한 모델을 공동 개발해 왔다. #스마트폰 신3강 체제 예고 윈도폰7 스마트폰이 올가을 출시되면 세계 휴대전화기 시장은 아이폰·안드로이드폰과 더불어 윈도폰7이 겨루는 ‘신3강 스마트폰 시대’를 열 전망이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세투스 같은 윈도폰7 스마트폰은 구글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개방성을 지녀 앱의 잠재력이 높은 데다, 삼성·LG 등 만만찮은 제조업체들을 우군으로 삼아 HW 경쟁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SW) 업체인 MS는 휴대기기 서비스와 관련된 모바일 사업의 잇따른 실패를 만회하려고 윈도폰7에 사운을 걸다시피 했다. 20년 넘게 전 세계 PC OS 시장을 독식해 왔지만 ‘모바일 PC’인 스마트폰 OS 시장에선 애플과 구글에 밀려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초 MS의 윈도모바일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과 비슷한 10%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올 2분기엔 5%까지 떨어졌다. 아이폰(14.2%)은 물론 후발주자인 안드로이드폰(17.2%)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윈도폰7 스마트폰은 ‘SW 왕국’의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야심작이다. 이원호·문병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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