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20일(현지시간)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오른쪽)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왼쪽은 데일리 시장의 아내 매기 데일리 여사. 만찬엔 테런스 더피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회장 등 500여 명의 시카고 재계 인사가 참석했다. [시카고 신화통신=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중국 국가주석이 ‘중·미 협력을 위한 5대 주장’을 발표했다.
후 주석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중기업협의회가 주최한 환영 연회에서 “양국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를 밝혔다. 주장마다 8자씩, 총 40자의 한자로 미·중 정상 공동성명의 골자를 압축해 표현했다. 미·중 동반자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호혜·공영의 경제협력 틀을 구축하며, 지역·세계 문제에서 협조를 강화하고, 인적 교류를 확대하며, 중대하고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표 참조>
앞서 이날 오전에는 미 의회를 찾아 상·하 양원 지도부와 만났다. 전날 국빈 만찬 때의 환대 분위기와는 달리 후 주석은 미 의원들이 쏟아내는 쓴소리를 감내해야 했다. 존 베이너(John Boehner) 하원의장은 “후 주석을 만나 중국 내 종교적 자유와 지적 재산권 보호, 북한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동석한 일리애나 로스-레티넌(Ileana Ros-Lehtinen) 하원 외교위원장도 중국의 인권 상황과 환율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담아 자신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사본을 후 주석에게 전달했다.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중국이 류샤오보(劉曉波·유효파)의 노벨 평화상 시상식 참석을 막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존 매케인(John Maccain) 상원의원은 후 주석을 만나기 전 “어제 노벨 평화상 수상자(오바마)가 국빈 만찬을 베풀었는데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류샤오보)는 여전히 가택연금 상태라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등도 중국 위안화 문제 등에 관한 미 의회의 비판적 입장을 전달했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양국이 계속 대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베이너 의장이 전했다.
워싱턴·베이징=김정욱·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