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국가신용 승자와 패자]
인플레 타고 자원부국 `선전`…재정적자에 日ㆍ유럽 `루저` 대열
● 글로벌 워치
등급 오른 10國 모두 신흥국
지난해 GDP 증가율 6.4% 8곳이 브라질 등 자원 대국
'눈덩이' 재정적자 치명타
그리스 10번, 아일랜드 11번 ↓…美ㆍ英ㆍ프랑스도 경고등 켜져
세계 경제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지도는 '신흥국은 떠오르고,선진국은 가라앉은'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금융위기의 승자는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가,패자는 유럽 등 선진국"(마켓워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경제신문이 2009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상위 50개국의 국가신용등급 변화를 조사한 결과는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매긴 성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채 한 달이 안 된 2008년 10월 파키스탄의 신용등급 하락을 시작으로 패자군이 먼저 형성됐다. 승자군은 금융위기 6개월 만인 2009년 3월 칠레를 시작으로 생겨났다.
◆한국이 금융위기 극복 모범사례
금융위기 이후 신용등급이 오른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필리핀 아르헨티나 등 총 10개국이다. 모두 신흥 경제권에 속하는 국가들이다. 한국과 필리핀을 제외한 8개국이 석유와 곡물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다. 대륙별로는 아시아가 4개국으로 가장 많았고,남미(3) 중동(2) 아프리카(1)가 뒤를 이었다. 가장 먼저 승자대열에 오른 국가는 칠레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 신용등급이 올랐다. 신용등급이 오른 10개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평균 6.4%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적절한 경제정책과 금융권의 튼튼한 펀더멘털로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북한이 자행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도 한국의 신용등급은 끄떡없었다. 무디스는 천안함 침몰 사건이 있은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4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한국이 재정적자를 억제하면서도 글로벌 위기에서 이례적인(exceptional) 수준의 경제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승자는 중국이다. 지난해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올린 중국도 국가신용등급이 올랐다. 무디스와 S&P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중국의 신용등급을 각각 한 단계씩 올렸다. 중국은 S&P 평가에서 'AA-'로,사상 처음으로 일본과 같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신흥국가권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신흥국의 원조격인 브릭스(BRICs) 중 중국과 브라질은 신용등급이 상승한 반면 러시아는 유가 급락에 따라 재정수지가 악화되면서 신용등급이 투자 적격 단계의 마지막에서 두 번째 수준인 BBB까지 강등됐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꼽은 또 다른 신흥국가 그룹인 믹트(MIKT ·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중에선 멕시코를 제외하고 모두 등급이 상승했다. 멕시코는 불어난 재정적자 때문에 2009년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됐다.
◆강등국,주 원인은 막대한 재정적자신용등급이 강등된 국가는 일본 스페인 러시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그리스 태국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집트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루마니아 헝가리 등 14개국이다. 정치적 불안으로 등급이 강등된 이집트 나이지리아 파키스탄을 제외하면 각국의 등급이 하락한 가장 결정적 원인은 불어난 재정적자 때문이었다.
대표적인 국가가 그리스였다. 그리스는 2009년 1월 S&P가 'A'에서 'A-'로 강등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모두 10차례 등급이 강등됐다. 현재 3개 신용평가사 모두 그리스에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의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그리스와 함께 IMF ·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도 2009년 3월 이후 총 11차례 등급이 강등됐다. 아일랜드는 2009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등급인 AAA를 받았지만 2년여 만에 등급이 추락했다. 세계 9위 경제대국인 스페인도 재정위기로 인해 최고 신용등급 지위를 내놓아야만 했다. 금융위기 이후 등급이 하락한 6개 EU 국가의 2009년 GDP 대비 재정적자 평균 비율은 EU 기준치(3%)의 세 배를 넘는 10.1%에 달했다.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도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S&P는 지난달 27일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렸다.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영원한 AAA는 없다
금융위기 이후에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최고등급인 AAA를 받고 있는 국가는 미국을 비롯해 총 13개국.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유일하다.
반면 미국 영국 프랑스는 이미 신용등급 하향 경고장을 받은 상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의 2011회계연도(2010년 10월~2011년 9월) 재정적자는 1조4800억달러(164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GDP의 10.8% 규모다.
영국과 프랑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2009년 재정적자가 GDP 대비 11.5%에 달했던 영국은 지난해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를 7.7%로 줄이는 데 그쳤다. 프랑스도 지난해 7%대에 달했다. S&P는 최근 수개월 내 영국과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이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은 "금융위기 후 신흥국가와 선진국의 희비가 엇갈렸다"며 "선진국들의 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국가채무가 가장 중요한 기준…일본도 9년 만에 등급 하락
● 글로벌 워치…등급 산정 어떻게
거시지표ㆍ정치상황도 평가…신평가 신뢰는 갈수록 추락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한 단계 상승한 A1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Aa1) 보다 세 단계 낮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경제만을 평가 잣대로 삼지 않음을 보여준다. ▶ [금융위기 후 국가신용 승자와 패자] 인플레 타고 자원부국 '선전'…재정적자에 日ㆍ유럽 '루저' 대열
국제신평사들이 가장 먼저 살펴보는 항목은 한 국가의 채무로,공기업부채 민간채무 경제성장률 외환보유액 등 경제지표를 주로 들여다보지만 외적 변수도 감안하고 있다. 한국이 전반적인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낮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것은 남북한 대치 상태에서 비롯되는 지정학적 위험 영향이 크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무디스 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이집트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한 것도 민주화 시위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법 · 제도와 사회 관행,국민의 의식 수준도 국가 신용등급의 주요 평가 항목이다.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제도와 의식 측면에서 미국이나 유럽 국가보다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항목별로 서로 다른 가중치를 부여해 점수를 매긴 뒤 애널리스트의 분석 결과를 합쳐 최종적으로 신용등급을 산출한다. 구체적인 평가 항목과 가중치는 철저히 비밀로 유지된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신평사들의 평가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물경제보다 금융 부문의 건전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게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S&P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낮춘 데서 나타나듯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를 신속하게 신용등급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국제신평사에 대한 비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3대 신평사가 시장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경제위기를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를 확산시킨 장본인으로 꼽히는 게 대표적이다. 무디스는 지난해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합의하자마자 국가신용등급을 4단계 강등해 투자 부적격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지난해 11월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도 등급을 5단계 하향 조정했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높은 이자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재정위기를 맞은 국가들이 신용등급 하락이 더해지면서 또다시 자금난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초래한 주범으로 EU 관리들은 신평사를 지목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EU는 3대 신평사의 독점을 막기 위해 감독권을 강화하는 등 규제에 나서고 있다. 각국이 자체적으로 신평사를 키우는 식으로 기존의 3대 신평사에 도전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중국의 민간 신평사인 다궁(大公)이 지난해 7월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보다 자국 신용등급을 더 높게 평가하자 중국 관영매체들이 이를 집중 부각시켰던 게 그런 예다.
강경민/유승호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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