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공계 명문인 칭화(淸華)대가 개교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2050년에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되겠다는 희망을 담은 야심 찬 중장기 비전을 내놓았다. 1898년 개교한 베이징대가 중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대학이지만, 최근엔 베이징대와 칭화대가 쌍두마차처럼 중국을 이끌고 있다. 미국 대학 문화의 영향을 받아 칭화대는 개교 기념일을 특정일 대신 ‘4월 마지막 주 일요일’로 정했다. 올해는 24일이다.
칭화대는 이와 별도로 ‘칭화학당 인재 육성 계획’을 이달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우수한 대학생들이 석·박사 과정에 들어가기 전 학부 단계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받은 각 분야 권위자로부터 밀착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발된 칭화대 학부생들은 주방펀(朱邦芬·물리학)·추청퉁(丘成桐·수학)·야오치즈(姚期智·컴퓨터공학)·정취안수이(鄭泉水·고체역학)·스이궁(施一公·구조생물학) 등 이미 세계적 수준의 학자로 명성을 떨쳐온 교수들로부터 직접 배울 기회를 조기에 얻게 된다.
개교 이래 17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칭화대는 24일 개교 100주년을 맞아 5만 명의 졸업생을 초청해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 예정이다. 칭화대 졸업생들은 중국의 정계·학계·재계 등 각 분야에서 나라를 이끌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국가주석, 우방궈(吳邦國·오방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에 해당), 시진핑(習近平·습근평) 국가부주석, 주룽지(朱鎔基·주용기) 전 총리가 대표적 인물이다.
칭화대의 개교 유래는 굴욕의 근대사와 관련 있다. 열강의 침략에 저항한 중국인들이 1900년 외국인을 살해한 일명 의화단 사건이 발생하자 청 정부는 미국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일부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칭화학당(學堂)’의 개교 종잣돈으로 쓰였는데, 이 학교가 지금의 칭화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