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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유(陸游)와 당완(唐婉)의 애틋한 사랑의 시와 사

굴어당 2011. 7. 14. 10:36

육유(陸游)와 당완(唐婉)의 애틋한 사랑의 시

육유(陸游)와 당완(唐婉)의 애틋한 사랑의 시

 

중국 역사상 유명한 애국시인으로 전국시기 초나라에 굴원(屈原)이 있고 당나라에 두보(杜甫)가 있다면 남송(南宋)에는 육유(陸遊, 1125~1210)가 있다. 그의 시에는 나라를 잃은 비분강개와 우국우민의 감정이 역력히 깃들어 있다. 육유는 죽을 때까지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아 현존하는 시만 9300여 수에 달해 중국 고대 문학사상 최다작의 시인으로 꼽히며, 뛰어난 문학적 성취로 하여 작은 이백으로 불린다. 또한 그는 청천벽력이란 말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육유와 그의 첫 부인 당완(唐婉)의 애틋한 이야기를 안다면 육유를 더욱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고부간 불화로 인한 생이별

20세 때 육유는 지혜롭고 시문에 능한데다가 얼굴까지 어여쁜 사촌여동생 당완과 결혼했다.

 

죽마고우로 자란 그들의 금슬은 뭇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낼 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육유의 어머니는 당완이 밖으로 나다니며 남자들과 학문을 토론하는 것을 싫어해 틈만 나면 트집을 잡아 며느리를 궁지로 몰아넣었으며, 후에는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아들에게 오늘날의 이혼과 비슷한 쓔치(休妻)를 하도록 강요했다.

 

당완과 절대 헤어질 수 없는 육유는 아내와 함께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으며, 친척들과 친구들도 번갈아 타일렀지만 독한 어머니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사랑의 갈림길에서 육유는 결국 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을 통탄하며 당완과 헤어졌다.

 

2년 후, 어머니의 주선으로 육유는 왕씨 성의 여자와 재혼하였고, 당완도 조사정(趙士程)이란 남자에게 시집갔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정은 오히려 점점 더해만 갔다. 시간이 흘러 10년 후인 1155년의 어느 화창한 봄날, 소흥(紹興) 근처의 심원(沈園)에 놀러간 육유는 우연히 당완과 조사정 부부를 만났다.

 

둘의 눈이 허공에서 서로 마주치는 순간, 마음속 깊은 구석에 숨겼던 지난 기억들이 다시 아련하게 떠올랐다.

당완은 남편에게 사촌오라버니라고 소개하고 사람을 시켜 술과 안주를 가져오게 했다. 조용히 함께 술잔을 부딪치는 그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고, 마음은 찢어지듯 아팠다.

 

희비가 교차된 짧은 해후를 마치고 조사정과 함께 떠나는 당완의 뒷모습을 보며 육유는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서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갑자기 붓을 들어 벽면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유명한 <채두봉(釵頭鳳)>이란 사(詞)이다. 그의 절절한 마음을 담은 이 사는 곧바로 주위에 알려졌으며, 이를 전해들은 당완은 눈물로 얼룩진 답장을 적어 그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 후 육유는 금나라를 물리치고 나라를 구하는데 모든 정열을 바쳤으며, 직접 전장에서 적을 물리치기도 했다. 하지만 당완은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려 시름시름 앓다가 이듬해에 죽고 말았다.

 

1200년, 또 한 해의 봄이 시작될 무렵, 75세 고령의 육유는 다시 한번 심원을 찾았다. 심원은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이지만 그날 적었던 시는 이미 희미해져 분별하기 힘들었고, 사랑하는 아내는 옆에 없었다.

 

당시에 둘이 만났던 작은 다리에까지 다다르자 육유는 솟구치는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어 평생을 함께 한 붓을 날려 <심원2수(沈園二首)>를 지었다. 절친한 붓과 시를 통해서 평생 간직한 철석 같은 고귀하고 순결한 사랑을 절절히 그려냈다.

 

사랑했지만 함께 하지 못한 육유와 당완의 이야기는 그 후 세세대대로 전해 내려오면서 얼마나 많은 후세 사람들을 감동시켰는지 모른다. 오늘도 그곳에 가면 훗날 돌에 새겨 넣은 세 수의 시를 볼 수 있다.

 

그 앞에서 사람들은 그들의 혼백을 기리고, 또 영원불멸의 사랑을 내려주기를 빈다. /상해경제

 

釵頭鳳(차두봉)

(一) 작자作者 : 육유陸游

 

a.

紅酉禾手,黃呻酒,滿城春色宮牆柳。

홍유화수,황신주,만성춘색궁장류。

 

東風惡,歡情薄。一懷愁緒,幾年離索。

동풍악,환정박。일회추서,기년리색。

 

錯!錯!錯!

착!착!착!

 

b.

春如舊,人空瘦,淚痕紅浥鮫綃透。(痕紅 鮫靑透)

춘여구,인공수,누흔홍읍교초투。(흔홍 교청투)

 

桃花落,閒池閣。山盟雖在,錦書難托。

도화락,한지각。산맹수재,금서난탁。

 

莫!莫!莫!

막!막!막!

 

*해설

a.

고운 손 살포시 들어

술잔을 권할 적에

궁 담 안 버들가지

봄빛이 무르익었었지.

 

저 몹쓸 봄바람

좋은 인연 빼앗아 가서.

쓸쓸한 이 마음

숨겨온 지 몇 해였나?

 

틀렸어, 틀렸어, 틀려 버렸지,

 

b.

봄빛은 예와 같은데

사람은 부질없이 늙어

진한, 눈물 흔적

손수건에 배어났네.

 

꽃이 진 한가로운 연 못 가에

태산 같이 굳은 약속

편지도 전할 수 없어졌지.

 

생각말자, 생각 말자, 생각을 말자꾸나.

 

마음이 있어도 마음을 전할 수 없으니 그 비통(悲痛)한 심정.

이런 마음을 달랠 길 없던 당완(唐婉)은 용기를 내어 남편 조사정(趙士程)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여 동의를 구하고, 사람을 보내 술과 음식을 가지고 송별주(送別酒)를 나누어 마시고 헤어지며 차두봉(釵頭鳳)에 대한 答詩(답시)를 남겼다

 

<차두봉(釵頭鳳)에 부쳐>라는 시였다.

  

釵頭鳳(차두봉)

(二) 작자作者 : 당완(唐婉)

 

a.

世情薄,人情惡,雨送黃昏花易落。

세정박,인정악,우송황혼화이락。

 

曉風乾,淚痕殘。欲箋心事,獨語斜闌

효풍간,루흔잔。욕전심사,독어사란。

 

難!難!難!

난!난!난!

 

b.

人成各,今非昨,病魂曾似秋千索

인성각,금비작,병혼장사추천색。 

 

角聲寒,夜闌珊。怕人尋問(酷人尋問),咽淚妝歡。

각성한,야안산。박인심문(혹인심문),인루장환。

 

瞞!瞞!瞞!

만!만!만!

 

*해설

a.   

세상도 야박하고

인정도 사나워서

황혼에 뿌린 빗방울

꽃잎을 떨어뜨렸지

 

밤새 흘린 눈물 흔적

새벽바람에 말리고

내 마음 호소하려

난간에 기대었지.

 

어려워, 어려워, 너무너무 어려워.

 

b.

우리는 헤어져

그 옛날은 멀어졌으나

그리워하는 이 마음

그네 줄처럼 오락가락.

 

수졸戍卒들의 호각소리에

밤은 깊어 가는데

내 마음 알려 질까봐

눈물을 삼키네.

 

속였어, 속였어, 내 마음까지 속였어.

 

당완이 죽고 심씨 정원을 다시찾아...육유 68세에

 

楓葉初丹槲葉黃(풍엽초단곡엽황) : 단풍잎 붉은 물 들고 떡갈잎 누레지는데.

河陽愁鬢怯新霜(하양수빈겁신상) : 물에 잠긴 해를 보며 시름 속에 흰머리 한 스러라

林亭感舊空回首(임정감구공회수) : 숲속 정자를 바라보며 지난 감회를 회상하며.

泉路憑誰說斷腸(천로빙수세단장) : 저승에선 누굴 의지할꼬 애끓는 마음 달래 보나니.

壤璧醉題塵漠漠(양벽취제진막막) : 토담 벽의 빛 바랜 글 먼지 쌓여 희미하고.

斷云幽夢事茫茫(단운유몽사망망) : 헤아릴 수 없는 정 꿈속인양 아득 하네

年來妄念消除盡(년래망념소제진) : 요 몇 해 허망한 생각 모두 다 지워 버리고

回向薄龕一烓香(회향박감일계향) : 향로를 가지고 다시와 그 향을 살으리다.

 

斷云:말을 못있다,

薄龕:향로

薄:엷을 박,대 그릇. 

龕:감실 감=신주를 모셔두는 장(欌),그릇

烓:화덕 계,밝다.

鬢:鬓살쩍빈

 

 

*당완이 죽고 40년 후에 심원을 다시 찾은 (육유) 75세 

 

(其一)

夢斷香銷四十年(몽단향소사십년) : 못 다한 꿈 향기 되어 사라진지 사십년

沈園柳老不飛棉(심원류로불비면) : 심원의 버들도 늙어 솜털도 날지 않네.

此身行作稽山土(차신행작계산토) : 이 몸이 죽어가서 회계산의 흙이 되어,   

猶弔遺蹤一泫然(유적유종일현연) : 오직 그대 남은 자취에 눈물만 흘리리라. 

 

(其二)

城上斜陽畵角哀(성상사양화각애) : 성 위로 해 기울고 피리소리 애잔한데

沈園非復舊池臺(심원비부구지대) : 심씨 정원은 옛날의  누대가 아니로다 

傷心橋下春波綠(상심교하춘파록) : 다리 아래 푸른 봄물 마음만 상하는데

曾是驚鴻照影末(증시경홍조영미) : 앞서 놀란 기러기 그림자 비추며 날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