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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해협이 해저 철도터널로 연결되면. 강덕수 한국외국어대 노어과 교수

굴어당 2011. 8. 26. 09:45

 

강덕수 한국외국어대 노어과 교수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러시아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주제는 '북동 러시아 지역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었다. 러시아연방과 사하공화국 고위 관리, 모스크바 주재 영국 상공회의소장 등 각국에서 모인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배를 타고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레나강 주변 '렌스키 스톨비'를 왕복하며 진행된 선상(船上) 회의는 유라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을 잇는 철도 건설과 극동 지역의 에너지·자원 개발이라는 두 주제로 나뉘었다.

이번 회의에서 시베리아 석유·가스 등 자원 문제는 역시 뜨거운 관심사였다. 베링해협 통과 터널 건설도 핫이슈였다. 회의 참가를 통해 베링해협 문제는 러시아와 미국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더 큰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베링해협 터널은 한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어주는 메가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베링해협 터널은 미주 대륙과 연결되는 최단 육로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일본의 물류까지 부산에 집적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돼 있고, 남북 철도 연결은 기본이다. 또 베링해협 터널 건설은 남북 긴장 완화, 더 나아가 한반도 통일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게 되리라는 생각이다. 북한을 설득해 베링해협 터널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은 남북한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경제·안보적 관심사임도 확인했다. 러시아 포럼 대표 아슬라하노프 상원의원과 파트루셰프 안보회의 서기도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한반도 철도 연결 사업에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메드베데프·김정일 정상회담에서도 철도 연결 문제는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유라시아·아메리카 대륙 철도 연결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알래스카 앵커리지까지는 약 4000㎞이다. 알래스카에서 시애틀까지는 약 3000㎞이다. 반면 부산에서 시애틀까지 해상 거리는 8000㎞가 넘는다. 철도가 건설되면 우리에게도 물류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 러시아는 북동 시베리아 지역 곳곳을 철도로 연결 중이다.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야쿠츠크, 2020년 야쿠츠크~마가단, 2030년까지 동쪽 끝 추코트카까지 철도를 연결하고 베링해협 해저 터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베링해협을 통과하는 유라시아·아메리카 연결 철도는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륙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