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80)/AP
스웨덴 출신의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80)가 올해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 “그가 다소 흐리면서도 압축된 심상을 통해 현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림원은 “트란스트뢰메르 시의 대부분은 경제성과 구체성, 그리고 신랄한 비유로 특징지어진다”며 그의 시작(詩作) 방향이 “훨씬 더 작은 형식과 더 높은 수준의 집중”으로 옮겨졌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은유와 심상(心像)이 풍부하고, 일상과 자연으로부터 간결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내면을 관조하는 시작 스타일에 대해 문학 전문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신비적이고 융통성이 풍부하면서도 슬프다”고 표현했다.
AP통신은 그가 “인간 심리의 신비에 대한 초현실적인” 작품 세계를 구성했다고 풀이했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그는 생존해 있는 시인 중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으로, 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지역 문단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로 지목되고 있다.
- ▲ [그래픽] '노벨 문학상'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연합뉴스
이런 작품 활동과는 대조적으로 실생활에서 트란스트뢰메르는 장애인과 범죄자,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활동을 시작과 병행했다.
이에 대해 AFP는 심리학도인 트란스트뢰메르가 더 좋은 세상을 위해 꾸준히 적극적인 헌신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페테르 엥글룬드 한림원 종신 서기는 트란스트뢰메르가 “역사와 기억, 자연, 죽음 같은 중대한 질문에 대해 집필했다”며 그가 23세 때부터 작품을 선보인 점을 감안하면 “작품 수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트란스트뢰메르는 1950년대부터 미국 시인 로버트 블라이와 교우 관계를 이어 왔고, 블라이는 트란스트뢰메르 작품의 대부분을 영어로 번역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꾸준히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다가 끝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그는 1996년 폴란드의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이후 15년만에 탄생한 시인 수상자다.
1931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트란스트뢰메르는 1990년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반신마비로 대화가 어려울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
AFP에 따르면 트란스트뢰메르는 올해 초 아내 모니카를 통해 행한 스웨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왼손만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인의 딸 파울라 트란스트뢰메르는 dpa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버지가 수상 사실을 차분히 전해 들었고, 가족들이 모두 기뻐했다고 전했다.
문학계와 베팅사이트 등에서는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와 알제리의 아시아 제바르 등이 노벨 문학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과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수상 가능성이 있는 작가들에 거론됐지만 결국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열리고, 수상자인 트란스트뢰메르에게는 상금으로 1천만크로네(약 17억원)가 지급된다.
-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80)/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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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文人 37년만에 수상… 대립 대신 화해와 조화 추구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Tomas Transtromer·80)가 201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6일 "시인은 응축된 시어와 반투명한 심상(心象)을 통해, 우리에게 현실로 이르는 새로운 접근법을 선물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10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7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AP 연합뉴스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지난 1996년의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Szymborska)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또 스웨덴 한림원이 자국 문인에게 노벨상을 수여한 것도 37년 만에 처음이다. 트란스트뢰메르는 시인과 독자, 자연과 문명 등 이 세상의 모든 이분법적 대립구도들 사이의 화해와 조화를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자연주의·명상주의 시인.
데뷔작 '17편의 시' 이후 15권의 시집을 펴냈으며 지금까지 60여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 1990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언어 장애를 겪고 있다. 독일의 페트라르카 문학상, 보니어 시상(詩賞), 노이슈타트 국제문학상 등 많은 문학상을 받았다.
국내의 대표적인 스웨덴 문학자인 김상열(56)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 교수는 스웨덴 시인 트란스트뢰메르(Tomas Tranströmer·80)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이견(異見)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음악성이 아주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유적 이미지가 기상천외한데, 은유적 이미지를 많이 사용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에서 작품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번역도 많이 돼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74년 소설가 에이빈드 욘슨(Johnson)과 시인 하리 마틴손(Martinson)이 노벨문학상을 공동수상한 이래 스웨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그동안 스웨덴은 다시 한 번 노벨문학상을 받기를 고대해 왔다"고 덧붙였다.
트란스트뢰메르의 수상에 대해 영·미권 외신들은 트란스트뢰메르의 문학적 성취를 인정하면서도 "노벨 문학상을 유럽 출신 작가들이 독식하고 있다"며 스웨덴 한림원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스웨덴 한림원은 자국(自國) 작가에게 상을 주는 것으로 (노벨상 수상이) 편향적이라는 최근 몇 년간의 비난에 응답했다"며 "트란스트뢰메르는 최근 10년 새 독일 소설가 헤르타 뮐러(2009),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2008),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2007) 등의 뒤를 이어 노벨문학상을 탄 8번째 유럽 작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도 "스웨덴 한림원은 또다시 세계의 다른 지역에 있는 작가들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은 "시인(트란스트뢰메르)이 출판업자들이 좋아하는 밥 딜런과 무라카미 하루키를 물리쳤다"면서 "지난해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상을 받긴 했지만, 한림원은 최근 몇 년 새 계속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럽 작가들에게 상을 주는 경향을 반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0년간 노벨문학상 수상자 중에서는 유럽 작가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가장 최근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는 1993년의 토니 모리슨이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는 또 "올해 문단에서는 종종 정치의 영향을 받는 노벨 위원회가 중동 지역의 민주화 붐이 거세게 일고 있는 데 부응하기 위해 아랍 작가를 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2011 노벨문학상, 스웨덴의 국민 시인 트란스트뢰메르]
이념의 언어보다는 자연의 언어를 사랑, 고은 "그의 詩는 살아있다"
11년 전 뇌졸중… 언어 장애, 수상소식 듣고 "정말 좋군"
스웨덴의 '말똥가리 시인'이 2011년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시인으로서는 1996년 폴란드의 비슬라와 스짐보르스카(Szymborska) 이후 15년 만의 쾌거다. 그동안 스웨덴 한림원은 10년 넘도록 소설가에게 일방적 애정을 보여왔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정치적 다툼이 아니라 북극의 얼음이 해빙하는 곳, 또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화해와 포용의 지역으로 독자들을 데리고 가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념의 언어보다는 자연의 언어를 사랑한 이 스웨덴 국민시인에게 '말똥가리 시인'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중기 이후 그의 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신비주의로 확장된다. 말똥가리처럼 높은 곳에서 신비롭게 세상을 바라보지만, 지상의 일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다.
시인은 1931년 스웨덴 스톡홀름 출생. 기자였던 아버지와 학교 선생님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소년 시절의 트란스트뢰메르는 비행기 조종사였던 외할아버지가 살던 스톡홀름 군도의 한 섬에서 여러 해 여름을 보냈다. 이때의 추억은 그의 후기 시 세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스톡홀름 대학에서 시와 종교학, 심리학을 공부했고, 대학졸업 직후에는 심리상담사로 일하기도 했다.
-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가 지난 3월 스톡홀름에 있는 자신의 집 서재를 배경으로 서 있다. 시인과 독자, 자연과 문명 등 이분법적 대립구도의 화해와 조를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인으로 데뷔한 것은 1954년 시집 '17편의 시'를 펴내면서부터. "지난 10년간 가장 찬사를 받은 시집 중 하나"라는 평가를 스웨덴 문단에서 받은 화려한 등단이었다. 시인은 20대 초반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15권의 시집을 펴냈고, 6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최근 10년 동안은 끊임없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명돼왔다.
국내에도 지난 2004년 들녘출판사에서 96편의 시를 묶은 '기억이 나를 본다'(이경수 옮김)가 번역·출간됐다. '오늘의 세계 시인' 총서 중 한 권으로, 이 기획의 책임 편집은 고은 시인이 맡았다. 고은 시인은 당시 "시의 매혹과 존엄 그리고 그 뜨거운 숨결에 동행하기 위해서 현존 세계 시인들의 한 편 한 편의 진실에 다가간다. 시는 살아 있다"고 기획의 변을 말했다. 아쉽게도 본인의 수상은 아니지만, 자신이 직접 선택한 '오늘의 세계 시인'의 한 명이자 친한 스웨덴 문우(文友)의 이번 수상이 노시인에게도 남다를 것이다.
서울대 영문과 김성곤 교수는 "이 시인이 보는 세상은 '미완의 천국'"이라고 요약했다. 스웨덴 한림원이 선정이유에서 밝힌 "반투명한 심상으로 현실에 이르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대목과 일맥상통하는 지적이다. 낙원을 만드는 것은 결국 시인과 독자, 자연과 문명, 그리고 모든 이분법적 대립구조들 사이의 화해와 조화라고 볼 때, 시인은 세상을 관조하며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우주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번역자인 이경수 인제대 교수도 "전통과 현대, 그리고 예술과 인생의 빛나는 종합을 성취한 시인, 자연과 초월과 시를 사랑하는 시인이라는 찬사가 전혀 아깝지 않은 시인"이라고 했다.
- ▲ 6일 오후 스톡홀름의 한 서점에서 트란스트뢰메르의 시집들이 전면에 전시돼 있다. /로이터 뉴시스
트란스트뢰메르가 미국에 소개된 것은 1960년대 작가 로버트 블라이(Bly)에 의해서였다. 이후 세계적 관심이 뒤따랐다. 출간된 시집으로는 '여정의 비밀'(1958) '미완의 천국'(1962) '창과 돌을 보라'(1966) '발틱스'(1975) 등이 있다. 한 해 평균 4~5편의 시를 쓰는 '과묵한' 시인이며, 차분하고 조용하게,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침묵과 심연의 시'를 생산하는 시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때는 심리상담사로서 사회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지난 1990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에는 언어 장애와 반신 마비를 겪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측은 "시인에게 수상소식을 이미 통보했다"면서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던 시인은 '정말 좋군(It was very good)"이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찾아간 기자들에게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딸 파울라 트란스트뢰메르가 "아버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늘 독자들이었다"면서 "아버지는 담담하게 선정 소식을 받아들였고, 가족들은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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