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강한 국가, 행복한 개인 만드는 독일 교육 시스템
직업학교서 월급 받으며 공부… 대학 진학률 36% 불과해도 막강 기술자들, 경제 버팀목

독일 함부르크주 '직업준비학교'(중학교 과정)에 다니는 율리안 라이라우(14)는 2년 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이 학교로 전학 왔다. 대학에 가기 위해 인문계 진학 과정인 '김나지움'에 입학했지만 공부가 싫어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금 라이라우의 꿈은 '호텔리어'다. 이 학교에서 두 차례 현장 실습한 호텔리어의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는 지금 유명 호텔에 취직하겠다는 꿈을 안고 외국어·와인 공부를 한다. 낙제생이었던 라이라우는 이 학교에서 우등생이 됐다.
유로(EURO) 사용 국가들이 최근 경제위기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지만 독일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9월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5% 성장했고 실업률은 0.1%p 감소한 5.8%, 수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해 사상 최대 기록(1조750억유로)을 세웠다. 독일의 1인당 GDP는 4만631달러, 우리나라(2만591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독일이 유럽 최강(最强)의 위상을 지키고 있는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훌륭한 인적자원을 키워내는 '다(多)트랙 교육시스템'(그래픽)을 꼽는다.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 이후 적성에 따라 대학에 진학할 건지 직업 교육을 받을 건지를 선택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적성과 재능을 찾을 때까지 지원하는 교육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적성에 안 맞으면 언제든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바꿀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 특히 '직업준비학교→직업학교→마이스터'로 이어지는 직업 교육시스템을 통해 길러진 막강 기술자들은 지멘스(전기전자회사), 벤츠·BMW·폴크스바겐(자동차회사), 티센크루프(철강회사) 같은 세계 굴지 기업들을 일궈냈고 지금도 독일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9%로 스페인(45.7%)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낮은 실업률 역시 직업학교 시스템 덕이다. 학생들은 직업학교를 다니면서 특정 회사에 임시 고용돼 월급을 받으며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독일은 대학 교육을 사실상 무상으로 실시하지만 대학 진학률은 36%에 불과하다. 우리나라(80%)는 물론 일본(48%), 미국(64%), 영국(61%)보다 낮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 수준이다.
함부르크 '한델스카머(상공회의소)'의 토마스 쉬어베커씨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독일 엔지니어 중 대학 졸업자는 30% 정도"라며 "독일에서는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자신이 가진 기술을 연마하고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존경을 받는다"고 말했다.
독일 교육이 지금 같은 형태를 갖춘 것은 1939년. 독일 방식도 반발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함부르크주의 경우에는 2년 전 한국식의 '통합 교육'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었다. '김나지움+레알슐레+하웁트슐레'를 모두 합한 형태인 '프리마스쿨'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한 학부모가 "공부를 잘하는 애들은 못하는 애들과 분리돼 각자 수준에 맞게 공부해야 효율이 극대화된다"며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십만명의 학부모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했고 결국은 '주민투표'까지 시행됐으며 이 투표에서 이겨 '프리마스쿨'은 백지화됐다.
'http:··blog.daum.net·k2gim·' 카테고리의 다른 글
《茶经》(全文)주석 (0) | 2011.12.08 |
---|---|
淸風明月本無價 近水遠山皆有情.梁章钜 集成对联.沧浪亭 (0) | 2011.12.07 |
[세상 읽기] 대학에는 ‘대학’(大學)이 없다 / 김동춘 (0) | 2011.12.06 |
[스크랩] 평생달력 (0) | 2011.12.03 |
영조가 홍화문 밖에서 백성을 만난 까닭은?신병주. (0) | 2011.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