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集註卷之四 公孫丑章句下 凡十四章 본문
孟子集註卷之四
公孫丑章句下
凡十四章
<제1장>
孟子ㅣ 曰天時ㅣ 不如地利오 地利ㅣ 不如人和ㅣ니라
三里之城과 七里之郭을 環而攻之而不勝하나니 夫環而攻之에 必有得天時者矣언마는 然而不勝者는 是ㅣ 天時ㅣ 不如地利也ㅣ니라
城非不高也ㅣ며 池非不深也ㅣ며 兵革이 非不堅利也ㅣ며 米粟이 非不多也ㅣ로대 委而去之하나니 是ㅣ 地利ㅣ 不如人和也ㅣ니라
故로 曰域民호대 不以封疆之界하며 固國호대 不以山谿之險하며 威天下호대 不以兵革之利니 得道者는 多助하고 失道者는 寡助ㅣ라 寡助之至에는 親戚이 畔之하고 多助之至에는 天下ㅣ 順之니라
以天下之所順으로 攻親戚之所畔이라 故로 君子ㅣ 有不戰이언정 戰必勝矣니라
<제2장>
孟子ㅣ 將朝王이러시니 王이 使人來曰寡人이 如就見者也ㅣ라니 有寒疾이라 不可以風일새 朝將視朝호리니 不識게이다. 可使寡人으로 得見乎ㅣ잇가 對曰不幸而有疾이라 不能造朝ㅣ로소이다
明日에 出弔於東郭氏러시니 公孫丑ㅣ 曰昔者에 辭以病하시고 今日弔ㅣ 或者不可乎뎌 曰昔者疾이 今日愈ㅣ어니 如之何不弔ㅣ리오
王이 使人問疾하시고 醫來어늘 孟仲子ㅣ 對曰昔者애 有王命이어시늘 有采薪之憂ㅣ라 不能造朝ㅣ러시니 今病少愈ㅣ어시늘 趨造於朝하더시니 我는 不識게라 能至否乎아 하고 使數人으로 要於路曰請必無歸而造於朝하쇼셔
不得已而之景丑氏하야 宿焉이러시니 景子ㅣ 曰內則父子ㅣ오 外則君臣이 人之大倫也ㅣ니 父子는 主恩하고 君臣은 主敬하니 丑이 見王之敬子也ㅣ오 未見所以敬王也케이다 曰惡ㅣ라 是何言也오 齊人이 無以仁義與王言者는 豈以仁義로 爲不美也ㅣ리오 其心에 曰是何足與言仁義也云爾則不敬이 莫大乎是하니 我는 非堯舜之道ㅣ어든 不敢以陳於王前하노니 故로 齊人이 莫如我敬王也ㅣ니라
景子ㅣ 曰否ㅣ라 非此之謂也ㅣ라 禮에 曰父ㅣ 召ㅣ어시든 無諾하며 君이 命召ㅣ어시든 不使駕ㅣ라 하니 固將朝也ㅣ라가 聞王命而遂不果하시니 宜與夫禮로 若不相似然하이다
曰豈謂是與ㅣ리오 曾子ㅣ 曰晉楚之富는 不可及也ㅣ나 彼以其富ㅣ어든 我以吾仁이오 彼以其爵이어든 我以吾義니 吾何慊乎哉리오 하시니 夫豈不義를 而曾子ㅣ 言之시리오 是或一道也ㅣ니라 天下에 有達尊이 三이니 爵一齒一德一이니 朝廷엔 莫如爵이오 鄕黨엔 莫如齒오 輔世長民엔 莫如德이니 惡得有其一하야 以慢其二哉리오
故로 將大有爲之君은 必有所不召之臣이라 欲有謀焉則就之하나니 其尊德樂道ㅣ 不如是면 不足與有爲也ㅣ니라
故로 湯之於伊尹에 學焉而後에 臣之故로 不勞而王하시고 桓公之於管仲에 學焉而後에 臣之故로 不勞而覇하니라
今天下ㅣ 地醜德齊하야 莫能相尙은 無他ㅣ라 好臣其所敎而不好臣其所受敎ㅣ니라
湯之於伊尹과 桓公之於管仲에 則不敢召하니 管仲도 且猶不可召ㅣ온 而況不爲管仲者乎아
<제3장>
陳臻이 問曰前日於齊에 王이 餽兼金一百而不受하시고 於宋에 餽七十鎰而受하시고 於薛에 餽五十鎰而受하시니 前日之不受ㅣ 是則今日之受ㅣ 非也ㅣ오 今日之受ㅣ 是則前日之不受ㅣ 非也ㅣ니 夫子ㅣ 必居一於此矣시리이다
孟子ㅣ 曰皆是也ㅣ니라
當在宋也하야 予將有遠行이라니 行者는 必以贐이라 辭曰餽贐이어니 予何爲不受ㅣ리오
當在薛也하야 予有戒心이라니 辭曰聞戒故로 爲兵餽之어니 予何爲不受리오
若於齊則未有處也호니 無處而餽之는 是ㅣ 貨之也ㅣ니 焉有君子而可以貨取乎ㅣ리오
<제4장>
孟子ㅣ 之平陸하샤 謂其大夫曰子之持戟之士ㅣ 一日而三失俉則去之아 否乎아 曰不待三이니이다
然則子之失伍也ㅣ 亦多矣로라 凶年饑歲에 子之民이 老羸는 轉於溝壑하고 壯者는 散而之四方者ㅣ 幾千人矣오 曰此非距心之所得爲也ㅣ니이다
曰今有受人之牛羊而爲之牧之者則必爲之求牧與芻矣리니 求牧與芻而不得則反諸其人乎아 抑亦立而視其死與아 曰此則距心之罪也ㅣ로소이다
他日에 見於王曰王之爲都者를 臣知五人焉이로니 知其罪者는 惟孔距心이러이다 하고 爲王誦之하신대 王曰此則寡人之罪也ㅣ로소이다
<제5장>
孟子ㅣ 謂蚳鼃曰子之辭靈丘而請士師ㅣ 似也는 爲其可以言也ㅣ니 今旣數月矣로대 未可以言與아
蚳鼃ㅣ 諫於王而不用이어늘 致爲臣而去한대
齊人이 曰所以爲蚳鼃則善矣어니와 所以自爲則吾不知也케라
公都子ㅣ 以告한대
曰吾ㅣ 聞之也호니 有官守者ㅣ 不得其職則去하고 有言責者ㅣ 不得其言則去ㅣ라 하니 我無官守하며 我無言責也則吾進退ㅣ 豈不綽綽然有餘裕哉리오
<제6장>
孟子ㅣ 爲卿於齊하샤 出弔於滕하실새 王이 使蓋大夫王驩으로 爲輔行이러시니 王驩이 朝暮見이어늘 反齊滕之路토록 未嘗與之言行事也하시다
公孫丑ㅣ 曰齊卿之位ㅣ 不爲小矣며 齊滕之路ㅣ 不爲近矣로대 反之而未嘗與言行事는 何也잇고 曰夫旣或治之어니 予何言哉리오
<제7장>
孟子ㅣ 自齊葬於魯하시고 反於齊하실새 止於嬴이러시니 充虞ㅣ 請曰前日에 不知虞之不肖하사 使虞敦匠事ㅣ어시늘 嚴하야 虞ㅣ 不敢請호니 今願竊有請也하노니 木若以美然하더이다
曰古者에 棺椁이 無度하더니 中古에 棺이 七寸이오 椁을 稱之하야 自天子達於庶人하니 非直爲觀美也ㅣ라 然後에 盡於人心이니라
不得이란 不可以爲悅이며 無財란 不可以爲悅이니 得之爲有財하야는 古之人이 皆用之하니 吾何爲獨不然이리오
且比化者하야 無使土親膚ㅣ면 於人心에 獨無恔乎아
吾는 聞之也호니 君子는 不以天下儉其親이니라
<제8장>
沈同이 以其私問曰燕可伐與잇가 孟子ㅣ 曰可하니라 子噲도 不得與人燕이며 子之도 不得受燕於子噲니 有仕於此ㅣ어든 而子ㅣ 悅之하야 不告於王而私與之吾子之祿爵이어든 夫士也ㅣ 亦無王命而私受之於子則可乎아 何以異於是리오
齊人이 伐燕이어늘 或이 問曰勸齊伐燕이라 하니 有諸잇가 曰未也ㅣ라 沈同이 問燕可伐與아 하야늘 吾ㅣ 應之曰可ㅣ라 호니 彼然而伐之也ㅣ로다 彼如曰孰可以伐之오 하면 則將應之曰爲天吏則可以伐之라 호리라 今有殺人者ㅣ어든 或이 問之曰人可殺與아 하면 則將應之曰可ㅣ라 호리니 彼如曰孰可以殺之오 하면 則將應之曰爲士師則可以殺之라 호리라 今에 以燕伐燕이어니 何爲勸之哉리오
<제9장>
燕人이 畔이어늘 王曰吾ㅣ 甚慙於孟子하노라
陳賈ㅣ 曰王無患焉하쇼셔 王이 自以爲與周公孰仁且智잇고 王曰惡ㅣ라 是何言也오 曰周公이 使管叔監殷이어시늘 管叔이 以殷畔하니 知而使之면 是ㅣ 不仁也ㅣ오 不知而使之면 是ㅣ 不智也ㅣ니 仁智는 周公도 未之盡也ㅣ시니 而況於王乎ㅣ잇가 賈ㅣ 請見而解之호리이다
見孟子問曰周公은 何人也잇고 曰古聖人也ㅣ시니라 曰使管叔監殷이어시늘 管叔이 以殷畔ㅣ라 하니 有諸잇가 曰然하다 曰周公이 知其將畔而使之與잇가 曰不知也ㅣ시니라 然則聖人도 且有過與잇가 曰周公은 弟也ㅣ오 管叔은 兄也ㅣ니 周公之過ㅣ 不亦宜乎아
且古之君子는 過則改之러니 今之君子는 過則順之로다 古之君子는 其過也ㅣ 如日月之食이라 民皆見之하고 及其更也하야는 民皆仰之러니 今之君子는 豈徒順之리오 又從而爲之辭ㅣ로다
<제10장>
孟子ㅣ 致爲臣而歸하실새
王이 就見孟子曰前日에 願見而不可得이라가 得侍하야는 同朝ㅣ 甚喜러니 今又棄寡人而歸하시니 不識게이다 可以繼此而得見乎ㅣ잇가 對曰 不敢請耳언정 固所願也ㅣ니이다
他日에 王이 謂時子曰我欲中國而授孟子室하고 養弟子以萬鍾하야 使諸大夫國人으로 皆有所矜式하노니 子ㅣ 盍爲我言之리오
時子ㅣ 因陳子而以告孟子ㅣ어늘 陳子ㅣ 以時子之言으로 告孟子한대
孟子ㅣ 曰然하다 夫時子ㅣ 惡知其不可也ㅣ리오 如使予欲富댄 辭十萬而受萬이 是爲欲富乎아
季孫이 曰異哉라 子叔疑여 使已爲政호대 不用則亦已矣어늘 又使其子弟爲卿하니 人亦孰不欲富貴리오마는 而獨於富貴之中에 有私龍斷焉이라 하니라
古之爲市者ㅣ 以其所有로 易其所無者ㅣ어든 有司者ㅣ 治之耳러니 有賤丈夫焉하니 必求龍斷而登之하야 以左右望而罔市利어늘 人皆以爲賤故로 從而征爲하니 征商이 自此賤丈夫始矣니라
<제11장>
孟子ㅣ 去齊하실새 宿於晝ㅣ러시니
有欲爲王留行者ㅣ 坐而言이어늘 不應하시고 隱几而臥하신대
客이 不悅曰弟子ㅣ 齊宿而後敢言이어늘 夫子ㅣ 臥而不聽하시니 請勿復敢見矣로리이다 曰坐하라 我ㅣ 明語子호리라 昔者에 魯繆公이 無人乎子思之側則不能安子思하고 泄柳申詳이 無人乎繆公之側則不能安其身이러니라
子ㅣ 爲長者慮而不及子思하니 子ㅣ 絶長者乎아 長者ㅣ 絶子乎아
<제12장>
孟子ㅣ 去齊하실새 尹士ㅣ 語人曰不識王之不可以爲湯武則是ㅣ 不明也ㅣ오 識其不可ㅣ오 然且至則是ㅣ 干澤也ㅣ니 千里而見王하야 不遇故로 去호대 三宿而後出晝하니 是何濡滯也오 士則玆不悅하노라
高子ㅣ 以告한대
曰夫尹士ㅣ 惡知予哉리오 千里而見王은 是予所欲也ㅣ니 不遇故로 去ㅣ 豈予所欲哉리오 予不得已也ㅣ로라
予ㅣ 三宿而出晝호대 於予心에 猶以爲速하노니 王庶幾改之니 王如改諸시면 則必反予ㅣ시리라
夫出晝而王不予追也하실새 予然後浩然有歸志호니 予雖然이나 豈舍王哉리오 王由足用爲善하시리니 王如用予ㅣ시면 則豈徒齊民安이리오 天下之民이 擧安하리니 王庶幾改之를 予日望之하노라
予豈若是小丈夫然哉리오 諫於其君而不受則怒하야 悻悻然見於其面하야 去則窮日之力而後에 宿哉리오
尹士ㅣ 聞之曰士는 誠小人也ㅣ로다
<제13장>
孟子ㅣ 去齊하실새 充虞ㅣ 路問曰夫子ㅣ 若有不豫色然하시이다 前日에 虞ㅣ 聞諸夫子호니 曰君子는 不怨天하며 不尤人이라 호이다
曰彼一時며 此一時也ㅣ니라
五百年에 必有王者ㅣ 興하나니 其間에 必有名世者ㅣ니라
由周而來로 七百有餘歲矣니 以其數則過矣오 以其時考之則可矣니라
夫天이 未欲平治天下也ㅣ시니 如欲平治天下댄 當今之世하야 舍我ㅣ오 其誰也ㅣ리오 吾何爲不豫哉리오
<제14장>
孟子ㅣ 去齊居休ㅣ러시니 公孫丑ㅣ 問曰仕而不受祿이 古之道乎ㅣ잇가
曰非也ㅣ라 於崇에 吾ㅣ 得見王하고 退而有去志호니 不欲變故로 不受也호라
繼而有師命이라 不可以請이언정 久於齊는 非我志也ㅣ니라
孟子集註卷之四 終
公孫丑章句下 제1장 해설
<제1장>
孟子ㅣ 曰天時ㅣ 不如地利오 地利ㅣ 不如人和ㅣ니라
맹자 가라사대 천시가 지리만 같지 못하고 지리가 인화만 같지 못하니라.
天時는 謂時日支干孤虛王相之屬也ㅣ오 地利는 險阻城池之固也ㅣ오 人和는 得民心之和也ㅣ라
천시는 이르되 사시 ․ 일진 ․ 지지 ․ 천간 ․ 고하다 ․ 허하다 ․ 왕하다 ․ 상하다의 붙이요, 지리는 험하고 막히고 성 쌓아놓고 못을 파 견고함이오, 인화는 민심의 화함을 얻음이라.
[앞주 해설]
육갑을 보면 甲子가 열흘, 甲戌이 열흘, 甲申이 열흘, 甲午가 열흘, 甲辰이 열흘, 甲寅이 열흘로 배당된다. 六十甲子라 함은 갑자가 60번만에 한번씩 도는데 구체적으로 보면, 甲子 순중(旬中), 甲戌 旬中, 甲申 旬中의 순으로 하여 육십갑자를 이룬다. 甲子 旬中에는 甲子, 乙丑, 丙寅, 丁卯, 戊辰, 己巳, 庚午, 辛未, 壬申, 癸酉로 끝나는데 이때 地支로는 戌과 亥가 남는데, 이 남는 것을 孤라 한다. ‘갑자 순중에는 술해가 空을 먹고’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이 孤이며, 공망(空亡)이라고도 한다. 곧 甲子 旬中에는 戌亥가 空하고, 甲戌 旬中(갑술 을해 병자 정축 무인 기묘 경진 신사 임오 계미)에는 申酉가 空을 먹고, 甲申 旬中(갑신 을유 병술 정해 무자 기축 경인 신묘 임진 계사)에는 午未가 空을 먹고, 甲午 旬中(갑오 을미 병신 정유 무술 기해 경자 신축 임인 계묘)에는 辰巳가 空을 먹고, 甲辰 旬中(갑진 을사 병오 정미 무신 기유 경술 신해 임자 계축)에는 寅卯가 空을 먹고, 甲寅 旬中(갑인 을묘 병진 정사 무오 기미 경신 신유 임술 계해)에는 子丑이 空을 먹는다.
虛는 孤와 정반대되는 개념이다. 중간에 비어있다는 뜻이다. 곧 甲子 旬中에는 戌亥가 空이고 이와 맞서는 辰戌이 相沖, 巳亥가 相沖이므로 辰巳가 虛, 甲戌 旬中에는 辛酉가 空이고 寅申이 相沖, 卯酉가 相沖이므로 寅卯가 虛, 甲申 旬中에는 午未가 空이고 子午가 相沖, 丑未가 相沖이므로 子丑이 虛, 甲午 旬中에는 辰巳가 空이고 辰戌이 相沖, 巳亥가 相沖이므로 戌亥가 虛, 甲辰 旬中에는 寅卯가 空이고 寅申이 相沖, 卯酉가 相沖이므로 申酉가 虛, 甲寅 旬中에는 子丑이 空이고 子午가 相沖, 丑未가 相沖이므로 午未가 虛가 된다.
王相이라 함은 봄의 경우 東方 木으로 木旺之節이라 부르는데 火旺之節인 여름은 木生火의 이치에 따라 나온다. 즉 木이 王이면 火는 木이라는 王의 도움으로 生하므로 곧 도움을 받는 신하인 相이 된다. 이런 이치로 火가 王이면 土는 相이 되고, 土가 王이면 金이 相이 되고, 金이 王이면 水가 相이 되고, 水가 王이면 木이 相이 된다. ‘날 일(日)’에 ‘임금 왕(王)’을 더한 旺은 곧 날씨 기운의 왕함을 말한다.
三里之城과 七里之郭을 環而攻之而不勝하나니 夫環而攻之에 必有得天時者矣언마는 然而不勝者는 是ㅣ 天時ㅣ 不如地利也ㅣ니라
삼리의 성과 칠리의 곽을 에우고 치되 이기지 못하나니 무릇 에우고 침에 반드시 천시를 얻음이 있건마는 그러나 이기지 못함은 이 천시가 지리만 같지 못함이니라.
三里 七里는 城郭之小者라 郭은 外城이라 環은 圍也ㅣ라 言四面攻圍하야 曠日持久하니 必有値天時之善也ㅣ라
삼리 칠리는 성곽의 작음이라. 곽은 외성이라. 환은 에움이라. 말하되 사면으로 에워 쳐서 훤한 날이 오래되니 반드시 천시의 선함(좋은 것)을 만남이 있음이라.
城非不高也ㅣ며 池非不深也ㅣ며 兵革이 非不堅利也ㅣ며 米粟이 非不多也ㅣ로대 委而去之하나니 是ㅣ 地利ㅣ 不如人和也ㅣ니라
성이 높지 아니치 아니하며, 못이 깊지 아니치 아니하며, 병기와 갑옷이 견고하고 날카롭지 아니치 아니하며, 미속(군량미)이 많지 아니치 아니로대, 버리고 가나니 이 지리가 인화만 같지 못하니라.
革은 甲也ㅣ라 粟은 穀也ㅣ라 委는 棄也ㅣ라 言不得民心이면 民不爲守也ㅣ라
혁은 갑옷이라. 속은 곡식이라. 위는 버림이라. 민심을 얻지 못하면 백성이 위하여 지키지 않음을 말함이라.
故로 曰域民호대 不以封疆之界하며 固國호대 不以山谿之險하며 威天下호대 不以兵革之利니 得道者는 多助하고 失道者는 寡助ㅣ라 寡助之至에는 親戚이 畔之하고 多助之至에는 天下ㅣ 順之니라
그러므로 가로대 백성을 경계하되 봉강(강함을 봉하는)을 경계로써 아니하며, 나라를 굳게 하되 산과 계곡의 험함으로써 아니하며, 천하를 위엄하되 병기와 갑옷의 이로움으로써 아니하니, 도를 얻는 자는 돕는 이가 많고 도를 잃는 자는 돕는 이가 적으니라. 돕는 이가 적음에 이르러는 친척이 배반하고 돕는 이가 많은 데 이르러는 천하가 순하니라.
谿 : 시내 계 畔 : 배반할 반
域은 界限也ㅣ라
역은 한계라.
以天下之所順으로 攻親戚之所畔이라 故로 君子ㅣ 有不戰이언정 戰必勝矣니라
천하의 순한 바로써 친척의 배반하는 바를 치느니라. 그러므로 군자가 싸우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싸움에 반드시 이기느니라.
言不戰則已어니와 戰則必勝이라 ○尹氏 曰言得天下者는 凡以得民心而已라
말하되 싸우지 않은즉 말거니와 싸운즉 반드시 이기니라. ○윤씨 가로대 천하를 얻는 자는 무릇 백성의 마음을 얻음으로써 할 뿐임을 말함이라.
公孫丑章句下 제2장 해설
<제2장>
孟子ㅣ 將朝王이러시니 王이 使人來曰寡人이 如就見者也ㅣ라니 有寒疾이라 不可以風일새 朝將視朝호리니 不識게이다 可使寡人으로 得見乎ㅣ잇가 對曰不幸而有疾이라 不能造朝ㅣ로소이다
맹자 장차 왕께 뵈오려 하더시니 왕이 사람을 부려 와서 가로대 과인이 나아가 봄직하더니 찬병(감기)이 있느니라. 가히 써 바람이 쐬지 못할새 아침에 장차 조회를 뵈려하니 아지 못케이다. 가히 과인으로 하여금 얻어 보리잇가? 대답하여 가라사대 불행히도 병이 있느니라. 능히 조회에 나가지 못하리로소이다.
王은 齊王也ㅣ라 孟子ㅣ 本將朝王이러시니 王이 不知而託疾하야 以召孟子라 故로 孟子ㅣ 亦以疾辭也ㅣ시니라
왕은 제나라 임금이라. 맹자가 본래 장차 왕을 뵈려 하더시니 왕이 (그 뜻을) 아지 못하고 병을 핑계해서 써 맹자를 부르느니라. 그러므로 맹자 또한 병으로써 사양하시니라.
明日에 出弔於東郭氏러시니 公孫丑ㅣ 曰昔者에 辭以病하시고 今日弔ㅣ 或者不可乎뎌 曰昔者疾이 今日愈ㅣ어니 如之何不弔ㅣ리오
이튿날에 나가 동곽씨에게 조문하더시니, 공손추 가로대 어제에 병으로써 사양하시고 오늘 조문하심이 혹 옳지 않으신저. 가라사대 어제 병이 오늘 나았거니 어찌 조문하지 아니하리오
東郭氏는 齊大夫家也ㅣ라 昔者는 昨日也ㅣ라 或者는 疑辭라 辭疾而出弔는 與孔子不見孺悲하시고 取瑟而歌로 同意라
동곽씨는 제나라 대부집이라. 석자는 어제라. 혹자는 의심된 말이라. 병을 사양하고 나가 조문함은 공자가 유비를 보지 않으시고 거문고를 취해서 노래하심과 더불어 뜻이 같으니라.
[앞주 해설]
‘孔子不見孺悲하시고 取瑟而歌’의 내용은 『논어』「陽貨」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孺悲欲見孔子어늘 孔子辭以疾하시고 將命者出戶어늘 取瑟而歌하사 使之聞之하시니라(유지가 공자를 뵈려고 하였거늘 공자 병으로써 사양하시고 장차 명을 받든 자가 문밖으로 나가거늘 거문고를 취해서 노래하사 하여금 듣게 하시니라).” 孺悲는 노나라 哀公의 신하로 공자에게 士喪禮를 한때 배웠지만 정치도 잘 못하고 개인적 야심이 강했던 자라 공자는 이후 그를 만나지 않았다. 유비가 만나자고 사자를 보내 전갈을 하였지만 병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만나기를 거절하면서 사자가 돌아서 갈 때 일부러 그에게 들으라는 듯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 실제로 병이 아니고 너를 만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유비를 깨닫게 하고자 하였던 행동이다. 맹자는 바로 공자의 그러하였듯이 칭병을 핑계로 제나라 왕을 만나지 않았다.
王이 使人問疾하시고 醫來어늘 孟仲子ㅣ 對曰昔者애 有王命이어시늘 有采薪之憂ㅣ라 不能造朝ㅣ러시니 今病少愈ㅣ어시늘 趨造於朝하더시니 我는 不識게라 能至否乎아 하고 使數人으로 要於路曰請必無歸而造於朝하소서
왕이 사람을 부려 병을 물으시고 의원이 오거늘 맹중자가 대답하여 가로대 어제에 왕명이 있거시늘 채신의 병이 있음이라. 능히 조회에 나가지 못하더시니 이제 병이 조금 나았거시늘 달려가 조회에 나아가려 하더시니 나는 아지 못케이다. 능히 이르셨는가 않으셨는가 하고 두어 사람으로 하여금 길에 요청하여 가로대 청컨대 반드시 돌아감이 없이 조회에 나아가소서.
[본문 해설]
왕은 정말 맹자가 병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의원을 보냈으나 집안에 맹자는 없고 맹중자만 있었다. 맹중자는 맹자를 위해 采薪之憂란 말로 변명하였다. 采薪之憂란 겨우 나뭇가지 하나 꺾을 만한 근력도 없을 만큼의 근심으로 병자가 자신의 병을 겸손해하는 의미로 쓰인다. 맹중자는 采薪之憂란 말로 둘러대면서 맹자가 이제 겨우 조금 나아서 조회에 나가셨는데 조정에 도착하셨는지 아직 도착하지 아니하셨는지는 모르겠다고 대답해 놓고, 입을 맞추기 위해 얼른 몰래 두어 사람을 시켜 맹자에게 보냈다. 길에서 맹자를 만난 심부름꾼들은 맹중자가 시킨대로 맹자에게 그냥 집으로 돌아오지 마시고 조회에 나가도록 하였다.
孟仲子는 趙氏ㅣ 以爲孟子之從昆弟니 學於孟子者也ㅣ라 采薪之憂는 言病不能采薪이니 謙辭也ㅣ라 仲子ㅣ 權辭以對하고 又使人으로 要孟子호대 令勿歸而造朝하야 以實己言이라.
맹중자는 조씨가 써 하되 맹자의 종곤제(사촌형제간)니 맹자에게 배우니라. 채신지우는 병이 능히 나무를 꺾지 못함을 말함이니 겸손하는 말이라. 중자가 권도로(임의로) 말해서 써 대답하고 또 사람으로 하여금 맹자에게 요청하되 하여금 돌아가지 말고 조회에 나가서 자기의 말로써 실지가 있게 함이라.
不得已而之景丑氏하야 宿焉이러시니 景子ㅣ 曰內則父子ㅣ오 外則君臣이 人之大倫也ㅣ니 父子는 主恩하고 君臣은 主敬하니 丑이 見王之敬子也ㅣ오 未見所以敬王也케이다 曰惡ㅣ라 是何言也오 齊人이 無以仁義與王言者는 豈以仁義로 爲不美也ㅣ리오 其心에 曰是何足與言仁義也云爾則不敬이 莫大乎是하니 我는 非堯舜之道ㅣ어든 不敢以陳於王前하노니 故로 齊人이 莫如我敬王也ㅣ니라
부득이해서 경추씨에게 가서 주무시더니 경자 가로대 안에는 부자요 밖인즉 군신이 사람의 큰 윤리이니, 부자는 은혜를 주로 하고 군신은 공경을 주로 하니, 추가 왕이 선생을 공경함을 보았고 (선생이) 써 왕을 공경하는 바는 보지 못하케이다. (맹자) 가라사대 “아니라, 이 무슨 말인고, 제나라 사람이 인의로써 왕과 더불어 말하는 이가 없는 것은 어찌 인의로써 아름답지 못하다 하리오. 그 (신하) 마음에 가로대 이 어찌 족히 더불어 인의를 말하리오한즉 공경치 못함이 이보다 큼이 없으니, 나는 요순의 도가 아니거든 감히 써 왕 앞에 진언을 아니하노니(베풀지 아니하니) 그러므로 제나라 사람이 내가 왕을 공경하는 이만 같지 못하니라.”
[본문 해설]
맹자가 경추씨 집에서 주무시고 난 다음날 경추씨가 임금의 부름에 응하지 않는 맹자를 보고 “왕이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을 보았지만 선생님은 왕을 공경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라며 은근히 맹자를 꼬집었다. 그러자 맹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맹자가 먼저 왕을 찾아뵈려던 차에 왕 또한 맹자를 보려고 하다가 맹자가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칭병을 핑계로 맹자가 먼저 오기를 바랬다. 이를 안 맹자 또한 칭병을 핑계로 왕을 만나지 않은 것이다. 칭병을 한 왕에 대해 제나라 신하 누구 한 사람도 왕의 그러한 점을 꼬집고 인의를 갖도록 그러한 정치를 하도록 말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것은 인의가 나빠서가 아니라, 왕에게 그러한 말을 해보았자 소용이 없다는 것이니 그것은 왕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왕에게 불경하는 것이 제나라 사람보다 더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맹자는 “요순의 도가 아니면 왕 앞에 나가 진언을 하지 않는데 그렇다면 제나라 사람은 왕을 공경함이 나보다 못하다”라고 하였다.
景丑氏는 齊大夫家也ㅣ라 景子는 景丑也ㅣ라 惡는 歎辭也ㅣ라 景丑所言은 敬之小者也ㅣ오 孟子所言은 敬之大者也ㅣ라
경추씨는 제나라 대부집이라. 경자는 경추라. 오는 탄식하는 말이라. 경추가 말한 바는 공경의 적음이오, 맹자가 말한 바는 공경의 큼이라.
景子ㅣ 曰否ㅣ라 非此之謂也ㅣ라 禮에 曰父ㅣ 召ㅣ어시든 無諾하며 君이 命召ㅣ어시든 不使駕ㅣ라 하니 固將朝也ㅣ라가 聞王命而遂不果하시니 宜與夫禮로 若不相似然하이다
경자 가로대 “아니라. 이를 이름이 아니라. 예에 가로대 아비 부르거시든 머뭇거리지 말며, 인군이 명으로 부르거시든 멍에를 기다리지 않는다 하니, 진실로 장차 조회를 하려 하다가 임금의 명을 듣고 드디어 과감하게 아니하시니 마땅히 무릇 예와 더불어 서로 같지 않은 듯하여이다.”
禮에 曰父ㅣ 命呼어시든 唯而不諾이라 하고 又曰君이 命召어시든 在官에 不俟屨하고 在外에 不俟車라 하니 言孟子ㅣ 本欲朝王이라가 而聞命中止하시니 似與此禮之意로 不同也ㅣ라 하니라
예에 가로대 ‘애비가 명하여 부르거시든 빨리 대답하고 머뭇거리지 아니하라’ 하고, 또 가로대 ‘인군이 명으로 부르거시든 관청(조정안)에 있어서는 신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밖(궁궐밖)에 있어서는 수레를 기다리지 않는다’ 하니, 맹자가 본래 왕께 조회를 하고자 하셨다가 명을 듣고 중지하시니 흡사 이 예의 뜻과 더불어 같지 않음을 말함이라 하니라.
唯 : 빨리 대답할 유 屨 : 신 구
曰豈謂是與ㅣ리오 曾子ㅣ 曰晉楚之富는 不可及也ㅣ나 彼以其富ㅣ어든 我以吾仁이오 彼以其爵이어든 我以吾義니 吾何慊乎哉리오 하시니 夫豈不義를 而曾子ㅣ 言之시리오 是或一道也ㅣ니라 天下에 有達尊이 三이니 爵一齒一德一이니 朝廷엔 莫如爵이오 鄕黨엔 莫如齒오 輔世長民엔 莫如德이니 惡得有其一하야 以慢其二哉리오
가라사대 어찌 이를 이름이리오. 증자 가라사대 진나라 초나라의 부는 가히 미치지 못하나 저 그 부로써 하거든 나는 내 어짊으로써 하고, 저 그 벼슬로써 하거든 나는 내 의로써 할지니 내 어찌 한하리오 하시니, 무릇 어찌 의롭지 못함을 증자 말씀하셨으리오, 이 혹 한 도리(방법)이니라. 천하에 달한 높음이 셋이 있으니, 벼슬이 하나요, 연치가 하나요, 덕이 하나이니, 조정엔 벼슬만한 것이 없고, 향당엔 연치만한 것이 없고, 세상을 돕고 백성을 기르는 데는 덕만 같은 것이 없으니, 어찌시러곰(얻어, 得의 옛 助辭) 그 하나를 두어서 써 그 둘을 거만하리오 하시니라.
慊 : 한할 겸
慊은 恨也ㅣ며 少也ㅣ니 或作嗛이니 字書에 以爲口銜物也ㅣ라 하니 然則慊亦但爲心有所銜之義니 其爲快爲足爲恨爲少는 則因其事하야 而所銜이 有不同耳라 孟子ㅣ 言我之意는 非如景子之所言者라 하시고 因引曾子之言而云하사대 夫此豈是不義를 而曾子ㅣ 肯以爲言이시리오 是或別有一種道理也ㅣ라 하시니라 達은 通也ㅣ니 蓋通天下之所尊이 有此三者하니 曾子之說은 蓋以德言之也ㅣ라 今齊王但有爵耳니 安得以此로 慢於齒德乎아.
겸은 한하는 것이며 적음이니 혹 嗛으로 지으니 자서(자전)에 써 재갈 먹임이라 하니 그런즉 겸은 또한 단지 마음에 재갈을 먹인 바의 뜻이 있음이니 그 쾌도 되고 족도 되고 한도 되고 적음도 되는 것은 곧 그 일로 인하여 재갈 먹인 바가 같지 않음이 있음이라. 맹자가 나의 뜻은 경자가 말한 바와 같지 않다 말씀하시고, 증자의 말씀을 인하여 이끌어서 이르시되 무릇 이 어찌 의롭지 않음을 증자가 즐기어 써 말씀하셨으리오, 이 혹 별도로 일종의 도리가 있음이라 하시니라. 달은 통함이니 대개 천하의 통한 높은 바가 이 셋이 있으니 증자의 말씀은 대개 덕으로써 말씀하심이라. 이제 제나라 왕이 다만 벼슬만 있으니 어찌 얻어 이(벼슬)로써 치덕을 거만히 하리오 하시니라.
嗛 : 겸손할 겸, 싫어할 겸 銜 : 재갈 먹일 함
故로 將大有爲之君은 必有所不召之臣이라 欲有謀焉則就之하나니 其尊德樂道ㅣ 不如是면 不足與有爲也ㅣ니라
그러므로 장차 크게 하옴이 있을 인군은 반드시 부르지 못할 바의 신하가 있느니라. 도모하고자 함이 있은즉 나아가나니, 그 덕을 높이고 도를 즐거워함이 이와 같지 아니하면 족히 더불어 하옴이 있지 못할 것이니라.
大有爲之君은 大有作爲ㅣ 非常之君也ㅣ라 程子ㅣ 曰古之人은 所以必待人君이 致敬盡禮而後에 往者는 非欲自爲尊大也ㅣ오 爲是故耳라
크게 하옴이 있을 인군은 크게 작위함이 비상한 인군이라. 정자 가라사대 옛적의 사람은 써한 바 반드시 인군이 공경을 이루고 예를 다함을 기다린 뒤에 가는 것은 스스로 존대하고자 함이 아니오 이(존덕낙도)를 위한 연고니라.
故로 湯之於伊尹에 學焉而後에 臣之故로 不勞而王하시고 桓公之於管仲에 學焉而後에 臣之故로 不勞而覇하니라
그러므로 탕임금이 이윤에게 배운 뒤에 신하로 삼은 고로 수고롭지 아니해서 왕하시고, 환공이 관중에게 배운 뒤에 신하로 삼은 고로 수고롭지 아니해서 패를 하느니라.
先從受學은 師之也ㅣ오 後以爲臣은 任之也ㅣ라
먼저 좇아서 배움을 받은 것은 스승이오, 뒤에 써 신하로 삼음은 책임을 지움이라.
今天下ㅣ 地醜德齊하야 莫能相尙은 無他ㅣ라 好臣其所敎而不好臣其所受敎ㅣ니라
이제 천하가 토지가 같고 덕이 가지런해서 능히 서로 지나침이 없음은 다름이 없느니라. 그 가르치는 바의 신하를 좋아하고, 그 가르침을 받아야 할 바의 신하를 좋아하지 않음이니라.
[본문 해설]
지금 천하가 곧 맹자 당시의 전국시대의 나라들이 땅도 비슷하고 정치하는 것도 비슷하여 뛰어남이 없고 발전적인 나라가 없는 것은, 임금이 신하를 가르치려만 들고 신하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醜는 類也ㅣ라 尙은 過也ㅣ라 所敎는 謂聽從於己하야 可役使者也ㅣ오 所受敎는 謂己之所從學者也ㅣ라
추는 같음이라. 상은 과함이라. 가르치는 바는 자기에게 복종하며 듣어서 가히 역사함을 이름이오, 가르침을 받는 바는 자기가 좇아서 배워야 할 바를 이름이라.
湯之於伊尹과 桓公之於管仲에 則不敢召하니 管仲도 且猶不可召ㅣ온 而況不爲管仲者乎아
탕임금이 이윤과 환공이 관중에게 곧 감히 부르지 못했으니 관중도 또한 오히려 가히 부르지 못하온 하물며 관중을 하지 않는 자야.
[본문 해설]
왕도정치를 폈던 탕임금에게 이윤은 부르지 못하는 신하였으며, 패도정치를 하였던 제환공조차 관중은 부르지 못하는 신하였다. 환공을 도와 패권을 잡게 하고 왕도정치를 외면했던 관중같은 자도 부르지 못하는 신하였거늘, 하물며 관중처럼 하지 않은 자, 곧 정도를 걷고 왕도정치를 부르짖는 나, 맹자야말로 말할 게 뭐가 있느냐
不爲管仲은 孟子ㅣ 自謂也ㅣ라 范氏 曰孟子之於齊에 處賓師之位하야 非當仕有官職者라 故로 其言이 如此하시니라 ○此章은 見賓師ㅣ 不以趨走承順爲恭하고 而以責難陳善爲敬하며 人君은 不以崇高富貴爲重하고 而以貴德尊士爲賢이니 則上下交而德業成矣라
불위관중은 맹자가 스스로 이르심이라. 범씨 가로대 맹자가 제나라에서 국빈과 스승의 지위에 처해서 벼슬에 당했거나 관직에 있음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그 말씀이 이와 같으시니라. ○이 장은 빈사가 달려가 승순(명을 잇고 순종함)함으로써 공손함을 하지 아니하고, 어려움을 책하고 선을 베풀음으로써 공경을 삼으며, 인군은 부귀를 숭고함으로써 중함을 삼지 않고 덕을 귀히 여기고 선비를 높임으로써 어짊을 삼음을 봄이니 곧 상하가 사귀고 덕업이 이루느니라.
公孫丑章句下 제3장 해설
<제3장>
陳臻이 問曰前日於齊에 王이 餽兼金一百而不受하시고 於宋에 餽七十鎰而受하시고 於薛에 餽五十鎰而受하시니 前日之不受ㅣ 是則今日之受ㅣ 非也ㅣ오 今日之受ㅣ 是則前日之不受ㅣ 非也ㅣ니 夫子ㅣ 必居一於此矣시리이다
진진이 물어 가로대 전일 제나라에 왕이 좋은 금 이천냥을 주는데 받지 아니 하시고 송나라에(서는) 천사백냥을 주는데 받으시고, 설나라에(서는) 천냥을 주는데 받으시니 전일의 받지 않음이 옳은즉 금일의 받음이 그를 것이오, 금일의 받음이 옳은즉 전일의 받지 않음이 그를 것이니, 선생님이 반드시 이에 하나는 거하시리이다.
臻 : 이를 진 餽 : 먹일 궤, 줄 궤 鎰 : 스무냥 일 薛 : 설나라 설
陳臻은 孟子弟子라 兼金은 好金也니 其價ㅣ 兼倍於常者라 一百은 百鎰也ㅣ라
진진은 맹자의 제자라. 겸금은 좋은 금이니 그 값이 보통보다 배를 겸함이라. 일백은 백일이라.
孟子ㅣ 曰皆是也ㅣ니라
맹자 가라사대 다 옳으니라.
皆適於義也ㅣ라
다 의리에 적합함이라.
當在宋也하야 予將有遠行이라니 行者는 必以贐이라 辭曰餽贐이어니 予何爲不受ㅣ리오
송나라에 있음에 당해서 내가 장차 먼길을 갈 일이 있더니, 가는 자는 반드시 노수로써 하느니라. (송나라 임금이) 사양하여 가로대 노수를 준다고 하거니, 내 어찌 받지 아니 하리오.
贐 : 전별할 신, 노수 신, 떠나는 사람에게 물품이나 노자를 줌.
贐은 送行者之禮也ㅣ라
신은 가는 자를 보내는 예라.
當在薛也하야 予有戒心이라니 辭曰聞戒故로 爲兵餽之어니 予何爲不受리오
설나라에 있음에 당해서 내가 경계하는 마음을 두더니 (설나라 임금이) 사양하며 가로대 경계함을 들은고로 군사(호위병)를 위해서 주거니 내 어찌 받지 아니하리오.
時人이 有欲害孟子者어늘 孟子ㅣ 設兵以戒備之러시니 薛君이 以金餽孟子하야 爲兵備하고 辭曰聞子之有戒心也ㅣ라 하니라
그때 사람이 맹자를 해코자 하는 자 있거늘 맹자 군사를 베풀어서 써 경계하여 방비하더시니 설군이 써 금으로써 맹자에게 주면서 군사를 위하여 방비하라 하고 사양하면서 말하기를 그대가 경계하는 마음이 있음을 들었노라 하니라.
若於齊則未有處也호니 無處而餽之는 是ㅣ 貨之也ㅣ니 焉有君子而可以貨取乎ㅣ리오
만일 제나라인즉 처함이 있지 아니호니 처함이 없는데 주는 것은 이 재물이니 어찌 군자가 가히 써 재물을 취함이 있으리오.
無遠行戒心之事는 是ㅣ 未有所處也ㅣ라 取는 猶致也ㅣ라 ○尹氏 曰言君子之辭受取予를 唯當於理而已니라
원행과 계심의 일이 없으니 이는 처하는 바가 없음이라. 취는 이룸과 같음이라. 윤씨 말하기를 군자가 사양하고 받고 취하고 주는(사수취여) 이치를 오직 합당하게 할 따름임을 말함이니라.
公孫丑章句下 제4장 해설
<제4장>
孟子ㅣ 之平陸하샤 謂其大夫曰子之持戟之士ㅣ 一日而三失俉則去之아 否乎아 曰不待三이니이다
맹자 평륙에 가사 그 대부에게 일러 가라사대 자(그대)의 창을 가진 선비가 하루에 세 번 대오를 잃은즉 버리랴(죽이랴) 아니하랴. 가로대 세 번을 기다리지 아니하니이다.
[본문 해설]
맹자가 평륙에 가셨을 때 그곳 대부에게 전사가 전쟁 중에 하루에 세 번이나 대오를 잃는 짓을 한다면 그들을 죽여야 하느냐고 그냥 놔두어야 하느냐고 묻자, 대부는 세 번을 기다릴 필요없이 한 두 번 잘못한다면 그 때 바로 죽여 한다고 대답했다.
平陸은 齊下邑也ㅣ라 大夫는 邑宰也ㅣ라 戟은 有枝兵也ㅣ라 士는 戰士也ㅣ라 伍는 行列也라 去之는 殺之也ㅣ라
평륙은 제나라 하읍이라. 대부는 읍을 맡은 재상이라. 극은 가지가 있는 병기라. 사는 전사라. 오는 항렬이라. 거지는 죽임이라.
[앞주 해설]
임금이 있는 마을이 상읍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그 아래이기 때문에 하읍이란 표현을 쓴다.
然則子之失伍也ㅣ 亦多矣로라 凶年饑歲에 子之民이 老羸는 轉於溝壑하고 壯者는 散而之四方者ㅣ 幾千人矣오 曰此非距心之所得爲也ㅣ니이다
그런즉 그대의 오를 잃음이 또한 많도다. 흉년이 들어 주린 해에 그대의 백성이 늙고 파리한 이는 구학에 구르고 장정은 흩어져 사방으로 간 자가 몇 천인인고. 가로대 이는 거심이 얻어 할 바가 아니이다.
羸 : 파리할 리 溝 : 똘(개울) 구 壑 : 구덩이 학
子之失伍는 言其失職이니 猶士之失伍也ㅣ라 距心은 大夫名이라 對言此乃王之大政使然이오 非我所得專爲也ㅣ라 하니라
‘그대가 대오를 잃음’은 그 직책을 잃음을 말한 것이니 전사가 대오를 잃음과 같음이라. 거심은 대부의 이름이라. 대답하여 말하되 이는 이에 왕의 큰 정사가 하여금 그렇게 함이오 내가 오로지(맘대로) 하는 바가 아니라 하니라.
曰今有受人之牛羊而爲之牧之者則必爲之求牧與芻矣리니 求牧與芻而不得則反諸其人乎아 抑亦立而視其死與아 曰此則距心之罪也ㅣ로소이다
가라사대 이제 남의 소와 양을 받음이 있어 위하여 기른즉 반드시 위하여 목장과 다못 꼴을 구하리니 목장과 다못 꼴을 구하다가 얻지 못한즉 저 그 사람(본래 주인)에게 돌려주랴, 아니 또한 서서 그 죽음을 보랴. 가로대 이는 곧 거심의 죄로소이다.
[본문 해설]
앞서 대오를 잃는 전사를 바로 죽여야 한다는 거심의 말을 듣고 맹자는 정치하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자기 직책을 제대로 이행 못하면 어찌할 것인가를 물었다. 이에 거심은 정치는 임금의 일이지 자신은 책임은 아니라고 발뺌하자 맹자는 다시 목축의 예를 들어 거심의 잘못을 일깨워줬다. 곧 임금은 牛羊을 준 사람이고, 거심은 우양을 기르기 위해 받은 사람이다. 우양을 받은 사람이 목장을 짓고 꼴을 베어 우양을 잘 길러야 하는데 목장과 꼴을 얻지 못했다고, 우양을 임금에게 다시 돌려줄 것인지 그대로 서서 죽는 꼴을 볼 것인지, 다시 말해 직책을 잘못 수행하여 백성들이 굻어죽고 사방으로 흩어진다고 직책을 임금에게 다시 돌려 줄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지 牧民之官으로서 실책을 한 거심의 책임에 대해 맹자가 위와 같이 우회하여 묻자 거심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牧之는 養之也ㅣ라 牧은 牧地也ㅣ오 芻는 草也ㅣ라 孟子ㅣ 言若不得自專인댄 何不致其事而去하시니라
牧之는 기름이라. 牧은 목지오, 꼴은 풀이라. 맹자 만약 얻어 스스로 오로지 하지 못할진댄(하관이 자기 마음대로 못할진댄) 어찌 그 일을 버리고 가지 않으랴 하고 말씀하심이라.
致 : 이를 치, 돌려줄 치, 여기서는 ‘버릴 치’
他日에 見於王曰王之爲都者를 臣知五人焉이로니 知其罪者는 惟孔距心이러이다 하고 爲王誦之하신대 王曰此則寡人之罪也ㅣ로소이다
다른 날에 왕께 뵈와 가라사대 왕의 도읍을 다스리는 자를 신이 다섯 사람을 아노니, 그 죄를 아는 자는 오직 공거심이러이다 하고, 왕을 위하여 외우신대 왕이 가라사대 이는 곧 과인의 죄로소이다.
爲都는 治邑也ㅣ라 邑有先君之廟曰都라 孔은 大夫姓也ㅣ라 爲王誦其語는 所以風曉王也ㅣ라 ○陳氏 曰孟子ㅣ 一言而齊之君臣이 擧知其罪하니 固足以興邦矣로대 然而齊ㅣ 卒不得爲善國者는 豈非說而不繹하며 從而不改故邪아
위도는 읍을 다스림이라. 읍에 선군의 사당이 있는 곳을 도라 이르니라. 공은 대부의 성이라. 왕을 위하여 그 말(공거심의 일)을 외운 것은 써 풍자(諷刺)하여 왕을 깨닫게 한 바라. ○진씨 가로대 맹자 한 말씀에 제나라 인군과 신하가 그 죄를 들어 아니 진실로 족히 써 나라를 일으킬 것이로대 그런데 제나라가 마침내 얻어 선국이 되지 못한 것은 어찌 기뻐만 하고 연역하지 아니하며 좇기만 하고 고치지 않은 까닭이 아니랴.
曉 : 깨달을 효
[앞주 해설]
제나라의 인군과 신하가 모두 맹자의 말씀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으니 이런 자세라면 능히 나라를 일으킬 수 있을 터인데도 그러하지 못한 것은 진실로 그 잘못을 고치지 아니한 까닭이다. 주역 澤火革괘 九五와 上六爻에 大人虎變, 君子豹變, 小人革面이란 말이 있다. 대인과 군자는 잘못된 점을 깨닫고 이를 바꾸는데 마치 범과 표범이 털갈이를 완전하게 하듯이 革新하는데 소인은 마음 속까지 뜯어 고치는 것이 아니고 낯빛만 살짝 바꾸는 것으로 겉만 고치는 척하는 것이다. 제나라가 흥방을 못하는 이유가 곧 소인혁면의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公孫丑章句下 제5장 해설
<제5장>
孟子ㅣ 謂蚳鼃曰子之辭靈丘而請士師ㅣ 似也는 爲其可以言也ㅣ니 今旣數月矣로대 未可以言與아
맹자가 지와에게 일러 가라사대 그대가 영구를 사양하고 사사를 청함이 근사함은 그 가히 써 말(진언)하기 위함이니 이제 이미 두어 달이로대 가히 써 말하지 못하는 것인가(말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가).
蚳 : 개미 지 鼃 : 䵷(개구리 와)와 같음
蚳鼃는 齊大夫也ㅣ라 靈丘는 齊下邑라 似也는 言所爲ㅣ 近似有理요 可以言은 謂士師ㅣ 近王하야 得以諫刑罰之不中者라
지와는 제나라 대부라. 영구는 제나라 하읍이라. 사는 하는 바가 이치에 근사해서 말함이오, 가히 써 (임금에게) 말함은 이르되 사사가 왕에 가까워서 얻어 써 형벌에 맞지 않음을 간하는 것이라.
蚳鼃ㅣ 諫於王而不用이어늘 致爲臣而去한대
지와가 왕께 간하되 쓰지 않거늘 신하됨을 버리고 떠나간대
[본문 해설]
주역 47번째 괘인 택수곤(澤水困) 대상전에 “象曰 澤无水ㅣ 困이니 君子ㅣ 以하야 致命遂志하나니라(상전에 이르길 못에 물이 없는 것이 困이니 군자가 이로써 목숨을 다하여 뜻을 이루느니라).”고 하였다. 나라가 망하거나 위기에 처하게 될 때에는 기꺼이 험한 속에 생명을 바쳐서 자기 뜻을 이룬다는 것이 致命遂志다. 예를 들어 안중근 의사가 나라가 망하는 困을 당하여 조국의 원수를 죽이기 위해 목숨을 버린 것은 致命이고, 이등박문을 죽인 것은 遂志이다. 그렇듯이 지와가 왕께 간하기 위해 사사의 벼슬을 얻었으나 두어 달을 허비하며 간하지 못하다가 맹자의 깨우침을 듣고 임금께 간했다. 하지만 임금이 듣지 않자 지와는 벼슬자리를 내놓았는데, 맹자는 지와의 그런 행동을 주역 困괘 ‘致命遂志’의 ‘致(다할 치)’자를 따서 신하로서의 역할을 다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致는 猶還也ㅣ라
치는 돌려줌과 같으니라.
齊人이 曰所以爲蚳鼃則善矣어니와 所以自爲則吾不知也케라
제나라 사람이 가로대 써 지와가 된 바인즉 선하거니와 써 스스로 한 바인즉 나는 아지 못하케라.
[본문 해설]
제나라 사람들이 맹자를 비난하는 말이다. 지와가 영구의 대부 벼슬을 사양하고 사사가 된 것은 왕께 간하기 위함이고, 맹자의 말에 따라 용기를 내어 왕께 간한 것은 잘된 일이지만, 다시 말해 지와가 지와 노릇을 한 것은 선한 일이다(所以爲蚳鼃則善矣). 그런데 맹자는 남에게 간하게 하고 그렇게 한 당사자는 간한 내용을 왕이 받아들이지 않자 사직하고 떠나버렸는데, 맹자 당신은 제나라 왕을 수차례 만나면서 간하고 있지만 왕이 받아들이지도 않는데 떠나지 않고 왕 주변을 맴도는 이유는 무엇이냐, 우리 제나라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所以自爲則吾不知也)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이다.
譏孟子ㅣ 道不行호대 而不能去也ㅣ라
맹자 도가 행하지 못하는데도 능히 가지 않으심을 기롱(비방)함이라.
公都子ㅣ 以告한대
공도자 써 고한대
[본문 해설]
맹자 제자인 공도자가 제나라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전했다.
公都子는 孟子弟子也ㅣ라
공도자는 맹자 제자라.
曰吾ㅣ 聞之也호니 有官守者ㅣ 不得其職則去하고 有言責者ㅣ 不得其言則去ㅣ라 하니 我無官守하며 我無言責也則吾進退ㅣ 豈不綽綽然有餘裕哉리오
가라사대 내 들으니 관수(벼슬을 지킴)를 둔 자 그 직책을 얻지 못한즉 떠나가고, 말 책임을 둔 자 그 말을 얻지 못한즉 떠나간다 하니, 나는 관수도 없으며 나는 언책도 없은즉 내 나아가고 물러감이 작작연하게 여유를 두지 않으리오.
綽 : 너그러울 작
官守는 以官爲守者요 言責은 以言爲責者라 綽綽은 寬貌요 裕는 寬意也ㅣ라 孟子ㅣ 居賓師之位하사 未嘗受祿이라 故로 其進退之際에 寬裕如此하시니라 尹氏 曰進退久速을 當於理而已니라
관수는 벼슬로써 지킴을 삼는 자요. 언책은 말로써 책임을 삼은 자라. 작작은 너그러운 모양이오, 유는 너그러운 뜻이라. 맹자 빈사의 자리에 거하사 일찍이 녹을 받지 아니하시니라. 그러므로 그 진퇴의 즈음에 관유함이 이와 같으시니라. 윤씨 가로대 진퇴구속(벼슬자리에 나아가느냐 물러나느냐 오래하느냐 빨리 물러나느냐)을 이치에 합당하게 할 따름이니라.
公孫丑章句下 제6장 해설
<제6장>
孟子ㅣ 爲卿於齊하샤 出弔於滕하실새 王이 使蓋大夫王驩으로 爲輔行이러시니 王驩이 朝暮見이어늘 反齊滕之路토록 未嘗與之言行事也하시다
맹자가 제나라의 경이 되사 나아가 등나라에 조문하실새 왕이 합대부 왕환으로 하여금 보행을 삼더시니 왕환이 아침저녁으로 뵙거늘 제나라에서 등나라의 길에 돌아오도록 일찍이 더불어 행사를 말하지 아니하시다.
蓋 : 대개 개, 여기서는 ‘땅이름 합’ 驩 : 말이름 환 滕 : 물솟을 등, 여기서는 ‘등나라 등’
蓋는 齊下邑也ㅣ라 王驩은 王의 嬖臣也ㅣ라 輔行은 副使也ㅣ라 反은 往而還也ㅣ라 行事는 使事也ㅣ라
합은 제나라 하읍이라. 왕환은 왕의 총애받는 신하라. 보행은 부사라. 반은 갔다가 돌아옴이라. 행사는 부리는 일이라.
公孫丑ㅣ 曰齊卿之位ㅣ 不爲小矣며 齊滕之路ㅣ 不爲近矣로대 反之而未嘗與言行事는 何也잇고 曰夫旣或治之어니 予何言哉리오
공손추 가로대 제나라 경의 자리가 적지 아니하며 제나라와 등나라의 길이 가깝지 아니하되 갔다가 돌아오도록 일찍이 더불어 행사를 말씀아니 하심은 어째서잇고? 가라사대 무릇 이미 혹 다스리거니 내 어찌 말을 하리오.
王驩이 蓋攝卿以行故로 曰齊卿이라 夫旣或治之는 言有司ㅣ 已治之矣라 孟子之待小人에 不惡而嚴이 如此하시니라
왕환이 대개 경을 대리해서 행한 고로 가로대 제나라 경이라. 무릇 이미 혹 다스린다함은 유사가 이미 다스린다 함을 말함이라. 맹자가 소인을 대접함에 악하게 아니하고 엄하게 하심이 이와 같으니라.
[앞주 해설]
주역 33번째 괘인 天山遯(천산돈)괘 대상전에 “象曰天下有山이 遯(돈)이니 君子ㅣ 以하야 遠小人호대 不惡而嚴하나니라(상전에 이르길 하늘 아래 산이 있는 것이 돈이니, 군자가 이로써 소인을 멀리하되 악하게 아니하고 엄하게 하느니라)”하였다. 소인이 안에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여 군자가 밖으로 물러나야 할 때에는 위 하늘괘 군자가 아래 산괘 소인을 멀리하되 악하게 하지 않고 엄하게 한다는 뜻이다. 군자는 소인을 멀리할 뿐이지, 소인과 상대해서 악한 짓을 하지는 않으며 다만 자신의 행동을 바르게 하여 엄함을 보여 소인이 스스로 굴복하도록 하는 것이다(不惡而嚴). 맹자는 경의 벼슬자리를 갖고 등나라에 다녀왔으나 실제로 왕환이 대리해서 하는지라(攝卿) 맹자는 왕환같은 소인배에게 무슨 얘기를 해봤자 ‘쇠귀에 경 읽기’에 지나지 않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주역의 천산돈괘에서 공자가 말씀하셨듯이 不惡而嚴의 자세였다.
公孫丑章句下 제7장 해설
<제7장>
孟子ㅣ 自齊葬於魯하시고 反於齊하실새 止於嬴이러시니 充虞ㅣ 請曰前日에 不知虞之不肖하사 使虞敦匠事ㅣ어시늘 嚴하야 虞ㅣ 不敢請호니 今願竊有請也하노니 木若以美然하더이다
맹자 제나라로부터 노나라에 장사하시고 제나라에 돌아가실새 영에서 그치러시니(쉬러시니) 충우가 청하여 말하기를, 전날에 우의 불초함을 아지 못하사 우로 하여금 목공일을 맡기거시늘 급하여 우가 감히 청하지 못하오니 이제 원컨대 간절히 청함이 있노니 나무가 너무 아름다운 것같더이다.
嬴 : 찰 영, 여기서는 ‘땅이름 영’ 以 : 써 이, 여기서는 ‘너무 이’
孟子ㅣ 仕於齊에 喪母하시고 歸葬於魯하시니라 嬴은 齊南邑이라 充虞는 孟子弟子니 嘗董治作棺之事者也ㅣ라 嚴은 急也ㅣ라 木은 棺木也ㅣ라 以는 已로 通이라 以美는 太美也ㅣ라
맹자 제나라에서 벼슬하실 적에 어머니 상을 당하시고 돌아가 노나라에서 장사지내시니라. 영은 제나라 남읍이라. 충우는 맹자의 제자니 일찍이 널짜는 일을 감독하여 다스리는 자라. 엄은 급함이라. 목은 널짜는 나무라. 이는 已로 통함이라. 以美는 너무 아름다움이라.
董 : 감독할 동
曰古者에 棺椁이 無度하더니 中古에 棺이 七寸이오 椁을 稱之하야 自天子達於庶人하니 非直爲觀美也ㅣ라 然後에 盡於人心이니라
가라사대 옛적에 관과 곽이 척도가 없더니 중고에 관이 칠촌이오 곽(관뚜껑)을 거기에 맞추어 천자로부터 서인에 달하니 다만 보기에 아름다움을 위함이 아니라 그런 뒤에 사람 마음에 다하느니라(자식으로서 흡족한 마음을 갖느니라).
椁 : 덧널 곽, 槨과 같음
度는 厚薄尺寸也ㅣ라 中古는 周公制禮時也ㅣ라 椁稱之는 與棺相稱也ㅣ라 欲其堅厚久遠이오 非特爲人觀視之美而已라
도는 후박척촌이라. 중고는 주공이 예를 지을 때라. ‘곽칭지’는 관과 더불어 서로 맞춤이라. 그 견후(굳고 두텁고) 구원(오래하고 영원하게)하게 하고자 함이오, 특별히 사람이 보기에 아름다움을 위해서만이 아니니라.
不得이란 不可以爲悅이며 無財란 不可以爲悅이니 得之爲有財하야는 古之人이 皆用之하니 吾何爲獨不然이리오
얻지 못해선 가히 써 기쁨이 되지 못하며 재력이 없어선 가히 써 기쁨이 되지 못하나니 얻고 재물이 있어서는 옛적의 사람이 다 Tm니 내 어찌 홀로 그리 아니하리오.
[본문 해설]
맹자가 어머니 상을 치루고 돌아오는 길에, 제자인 충우가 관곽의 아름다움에 대해 지적하자 위와 같은 말로 대답하였다. 이를테면 관곽을 아름답게 만들어 자식된 도리를 하고 싶은데 나라의 법제가 못하게 막으면 기쁠 수 없고, 법제가 허락한다 하더라도 재물이 없으면 또한 관곽을 아름답게 만들 수가 없어 기쁠 수가 없다. 하지만 관곽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법제도 있고 재물도 있다면 옛 사람이 다 그러했듯이 맹자 또한 어찌 그리하지 않겠는가. 곧 前喪인 아버지 상에는 넉넉한 재물이 없어 관곽을 아름답게 꾸미지 못했는데, 지금 제나라에서 벼슬 자리를 있고 어느 정도 재물이 있는 이때 어머니 상을 당하여 관곽을 아름답게 꾸몄으니 무슨 허물이 될 것인가.
不得은 謂法制所不當得이오 得之爲有財는 言得之而又爲有財也ㅣ라 或曰爲는 當作而라 하니라
부득은 법제에 마땅히 얻지 못하는 바를 이름이오, 얻고 재물이 있다는 것은 얻고 재물도 있음을 말함이라. 혹 가로대 ‘爲’는 마땅히 ‘而’로 지어야 하니라(得之爲有財는 得之而有財가 되어야 한다).
且比化者하야 無使土親膚ㅣ면 於人心에 獨無恔乎아
또한 죽은 이를 위해서 흙으로 하여금 살갗에 가깝게 함이 없으면 사람 마음에 홀로 쾌족함이 없으랴.
恔 : 쾌할 효
[본문 해설]
죽은 부모를 위해서 흙이 직접 살갗에 닿지 않게 널을 짜서 잘 묻는다면(無使土親膚) 사람 마음에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比는 猶爲也ㅣ라 化者는 死者也ㅣ라 恔는 快也ㅣ라 言爲死者하야 不使土로 親近其肌膚ㅣ면 於人子之心에 豈不快然無所恨乎아
비는 위함과 같음이라. 화는 죽음이라. 효는 쾌함이라. 말하되 죽은 자를 위해서 흙으로 하여금 그 살갗에 친근하게 아니하면 인자의 마음에 어찌 쾌연히 한하는 바가 없지 않으랴.
吾는 聞之也호니 君子는 不以天下儉其親이니라
나는 들으호니 군자는 천하로써 그 어버이에게 검소하게 아니한다 하니라.
送終之禮에 所當得爲而不自盡이면 是는 爲天下하야 愛惜此物하고 而薄於吾親也ㅣ니라
종을 보내는 예에 마땅히 얻어 할만한 바에 스스로 다하지 아니하면 이는 천하를 위하여 이 물건을 아끼고 내 어버이에게는 박하게 함이라.
公孫丑章句下 제8장 해설
<제8장>
沈同이 以其私問曰燕可伐與잇가 孟子ㅣ 曰可하니라 子噲도 不得與人燕이며 子之도 不得受燕於子噲니 有仕於此ㅣ어든 而子ㅣ 悅之하야 不告於王而私與之吾子之祿爵이어든 夫士也ㅣ 亦無王命而私受之於子則可乎아 何以異於是리오
심동이 그 사사로움으로써 물어 가로대 연나라를 가히 치리잇가? 맹자 가라사대 가하니라. 자쾌도 얻어 사람에게 연나라를 주지 못할 것이며 자지도 얻어 연나라를 자쾌에게 받지 못할 것이니, 이에 벼슬할 이가 있거든 자네가 기뻐하여 왕께 고하지 아니하고 사사로이 내 자네의 녹작을 주거든 무릇 선비가 또한 왕명이 없이 사사로이 자네에게 받은즉 가하랴. 어찌 써 이에 다르리오.
噲 : 목구멍 쾌 吾子 : 자네(子)라는 말보다 더욱 가깝고 친근하게 이르는 말
沈同은 齊臣이라. 以私問은 非王命也ㅣ라 子噲子之는 事見前篇하니라 諸侯는 土地人民을 受之天子하고 傳之先君하니 私以與人이면 則與者受者가 皆有罪也ㅣ라 仕는 爲官也ㅣ오 士는 卽從仕之人也ㅣ라
심동은 제나라 신하라. 사사로이 써 물음은 왕명이 아니라. 자쾌 자지는 사건이 전편에 나타나니라. 제후는 토지와 인민을 천자에게 받고 선군께 전수받음이니, 사사로움으로써 사람에게 주면 주는 자 받는 자가 모두 죄가 있음이라. 仕는 벼슬을 함이오, 士는 곧 종사(벼슬에 따르는)하는 사람이라.
齊人이 伐燕이어늘 或이 問曰勸齊伐燕이라 하니 有諸잇가 曰未也ㅣ라 沈同이 問燕可伐與아 하야늘 吾ㅣ 應之曰可ㅣ라 호니 彼然而伐之也ㅣ로다 彼如曰孰可以伐之오 하면 則將應之曰爲天吏則可以伐之라 호리라 今有殺人者ㅣ어든 或이 問之曰人可殺與아 하면 則將應之曰可ㅣ라 호리니 彼如曰孰可以殺之오 하면 則將應之曰爲士師則可以殺之라 호리라 今에 以燕伐燕이어니 何爲勸之哉리오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치거늘 혹이 물어 가로대 “제나라를 권하여 연나라를 치게 했다 하니 있으니잇가?” 가라사대 “아니라. 심동이 연나라를 가히 치리잇가 하고 묻거늘 내가 응하여 가로대 가하다 호니 저 그리하여 치는도다. 저 만약에 가로대 누가 가히 써 칠고 하면 즉 장차 응하여 가로대 천리가 된즉 가히 써 친다 호리라. 이제 사람 죽인 자가 있거든 혹이 물어 가로대 (그) 사람을 가히 죽이리잇가 하면 곧 장차 응하여 가로대 가하다 호리니, 저 만약 가로대 누가 가히 서 죽일고 하면 곧 장차 응하여 가로대 사사가 된즉 가히 써 죽일 것이라 호리라. 이제 연나라로써 연나라를 치거니 어찌해서 권하리오.”
天吏는 解見上篇하니라 言齊無道하야 與燕無異하니 如以燕伐燕也ㅣ라 史記에 亦謂孟子ㅣ 勸齊伐燕이라 하니 蓋傳聞此說之誤하니라 ○楊氏 曰燕固可伐矣라 故로 孟子ㅣ 曰可라 하시니 使齊王으로 能誅其君 弔其民이면 何不可之有리오마는 乃殺其父兄하고 虜其子弟而後에 燕人이 畔之어늘 乃以是로 歸咎孟子之言則誤矣라
천리는 해석이 상편에 나타나니라. 말하되 제나라가 무도함이 연나라와 다름이 없으니 연나로써 연나라를 치는 것과 같음이라. 사기에 또한 가로대 맹자가 제나라를 권하여 연나라를 쳤다하니 대개 이 말이 전해 오면서 그릇됨이라. ○양씨 가로대 연나라는 진실로 가히 칠 것이라. 그러므로 맹자 가라사대 가하다 하시니, 제왕으로 하여금 능히 그 인군을 베이고 그 백성을 조상하면 어찌 불가함이 있으리오마는 이에 그 부형을 죽이고 그 자제를 사로잡은 후에 연나라 사람이 배반하거늘 이에 이로써 허물을 맹자의 말에 돌리거늘 잘못이로다.
虜 : 포로 로 畔 : 밭두덕 반, 여기서는 ‘배반할 반’
公孫丑章句下 제9장 해설
<제9장>
燕人이 畔이어늘 王曰吾ㅣ 甚慙於孟子하노라
연나라 사람이 배반하거늘 왕이 가로대 내 심히 맹자께 부끄러워하노라.
慙 : 부끄러울 참
齊ㅣ 破燕하고 後二年에 燕人이 共立太子平하야 爲王하다
제나라가 연나라를 파하고, 뒤에 2년만에 연나라 사람이 한가지로 태자 평을 세워 왕을 삼다.
陳賈ㅣ 曰王無患焉하쇼셔 王이 自以爲與周公孰仁且智잇고 王曰惡ㅣ라 是何言也오 曰周公이 使管叔監殷이어시늘 管叔이 以殷畔하니 知而使之면 是ㅣ 不仁也ㅣ오 不知而使之면 是ㅣ 不智也ㅣ니 仁智는 周公도 未之盡也ㅣ시니 而況於王乎ㅣ잇가 賈ㅣ 請見而解之호리이다
진가 가로대 왕은 근심치 마소서. 왕이 스스로 써 주공과 더불어 누가 어질고 또 지혜롭다 하리잇고. 왕이 가라사대 아니라. 이 무슨 말인고. 가로대 주공이 관숙으로 하여금 은나라를 감독케 했거시늘 관숙이 은나라로써 배반하니, 알고 부렸으면 이는 불인함이오, 아지 못하고 부렸으면 이는 부지함이니, 인과 지는 주공도 다하지 못했으니 하물며 왕이리잇가. 가가 청컨대 (맹자를) 보고 해결호리이다.
賈 : 앉은 장사 고, 여기서는 ‘사람이름 가’
陳賈는 齊大夫也ㅣ라 管叔은 名이 鮮이니 武王의 弟요 周公의 兄也ㅣ라 武王이 勝商殺紂하시고 立紂子武庚하사 而使管叔과 與弟蔡叔 霍叔으로 監其國이러시니 武王이 崩하시고 成王이 幼하야 周公이 攝政한데 管叔이 與武庚으로 畔이어늘 周公이 討而誅之하시니라
진가는 제나라 대부라. 관숙은 이름이 선이니 무왕의 아우요, 주공의 형이라. 무왕이 상나라를 이겨 주를 죽이시고, 주의 아들 무경을 세워서 관숙과 다못 아우 채숙, 곽숙으로 하여금 그 나라를 감독하게 하더시니 무왕이 붕하시고, 성왕이 어려서 주공이 섭정을 하는데 관숙이 무경과 더불어 반하거늘 주공이 쳐서 베이시니라.
見孟子問曰周公은 何人也잇고 曰古聖人也ㅣ시니라 曰使管叔監殷이어시늘 管叔이 以殷畔ㅣ라 하니 有諸잇가 曰然하다 曰周公이 知其將畔而使之與잇가 曰不知也ㅣ시니라 然則聖人도 且有過與잇가 曰周公은 弟也ㅣ오 管叔은 兄也ㅣ니 周公之過ㅣ 不亦宜乎아
맹자를 보고 물어 가로대 주공은 어떤 사람이니잇고? 가라사대 옛 성인이시니라. 가로대 관숙으로 하여금 은나라를 감독케 했거시늘 관숙이 은나라로써 배반했다 하니 있으니잇가? 가라사대 그러하다. 가로대 주공이 그 장차 배반할 줄을 알고 부렸나잇가? 가라사대 아지 못하시니라. 그런즉 성인도 또한 허물이 있나니잇가? 가라사대 주공은 아우이고 관숙은 형이니 주공의 허물이 또한 마땅치 아니하랴.
言周公은 乃管叔之弟요 管叔은 乃周公之兄이라 然則周公이 不知管叔之將畔而使之하시니 其過ㅣ 有所不免矣라 或曰周公之處管叔이 不如舜之處象은 何也오 游氏 曰象之惡은 已著요 而其志ㅣ 不過富貴而已라 故로 舜이 得以是而全之어니와 若管叔之惡則未著요 而其志其才가 皆非象比也ㅣ니 周公이 詎忍逆探其兄之惡而棄之邪아 周公愛兄이 宜無不盡者로대 管叔之事는 聖人之不幸也ㅣ니라 舜이 誠信而喜象하시고 周公이 誠信而任管叔하시니 此는 天理人倫之至요 其用心은 一也ㅣ니라
말하되 주공은 이에 관숙의 아우이고 관숙은 이에 주공의 형이라. 그런즉 주공이 관숙의 장차 반할 줄을 모르고 부리셨으니 그 허물이 면치 못할 바가 있느니라. 혹 가로대 주공이 관숙의 대처함이 순임금이 상(순임금의 서제)의 대처함과 같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고. 유씨 가로대 상의 악함은 이미 나타났고 그 뜻은 부귀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 그러므로 순임금이 이로써 얻어 온전히 했거니와 만약 관숙의 악함인즉 나타나지 아니하고 그 뜻과 그 재주가 다 상에 비할 바가 아니니 주공이 어찌 차마 그 형의 악함을 역탐하여(거슬려 더듬어) 버리랴. 주공이 형을 사랑함이 마땅히 다하지 않음이 없으되 관숙의 일은 성인의 불행이니라. 순임금이 정성과 믿음으로 상을 기쁘게 하시고 주공이 정성과 믿음으로 관숙을 맡기시니 이는 천리 인륜의 지극함이요 그 용심은 한가지니라.
詎 : 어찌 거 邪 : 어조사 야
且古之君子는 過則改之러니 今之君子는 過則順之로다 古之君子는 其過也ㅣ 如日月之食이라 民皆見之하고 及其更也하야는 民皆仰之러니 今之君子는 豈徒順之리오 又從而爲之辭ㅣ로다
또한 옛적의 군자는 허물한즉 고치더니 이제의 군자는 허물한즉 이루는도다(합리화하도다). 옛적의 군자는 그 허물이 일월의 식과 같음이라. 백성이 다 보고 그 고침에 미쳐서는 백성이 다 우러르더니, 이제 군자는 어찌 한갓 이루기만(합리화할) 할 뿐이리오, 또 따라서 변론을 하는도다.
順은 猶遂也ㅣ라 更은 改也ㅣ라 辭는 辯也ㅣ라 更之則無損於明故로 民仰之라 順而爲之辭면 則其過ㅣ 愈深矣라 責賈ㅣ 不能勉其君以遷善改過하고 而敎之以遂非文過也ㅣ시니라 ○林氏 曰齊王이 慙於孟子하니 蓋羞惡之心이 有不能自已者라 使其臣으로 有能因是心而將順之면 則義不可勝用矣어늘 而陳賈鄙夫가 方且爲之曲爲辯說하야 而沮其遷善改過之心하고 長其飾非拒諫之惡이라. 故로 孟子ㅣ 深責之하시니라 然이나 此書記事ㅣ 散出而無先後之次라 故로 其說이 必參考而後에 通하니 若以第二篇十章十一章으로 置之前章之後此章之前이면 則孟子之意를 不待論說而自明矣리라
순은 이룸과 같으니라. 경은 고침이라. 사는 변론이라. 고친즉 밝음에 손해가 없는 고로 백성이 우러르니라. 순해서 변론하면 곧 그 허물이 더욱 깊어지느니라. 가가 능히 그 인군에게 천선개과함으로써 힘쓰게 하지 아니하고 수비문과(그릇됨을 이루고 허물을 꾸밈)함으로써 가르침을 책하심이라. ○임씨 가로대 제나라 왕이 맹자께 부끄러워하니 대개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능히 스스로 말지(그치지) 않음이 있는 자라. 그 신하로 하여금 능히 이 마음으로 인하여 장차 순하게 하면 곧 의리를 가히 다 쓰지 못할 것이어늘 진가 같은 유치한 지아비가 바야흐로 또한 위해서 왜곡하고 변설하여 그 천선개과하는 마음을 막고, 그 식비거간(그른 것을 꾸며대고 간함을 막음)을 기르니라. 그러므로 맹자가 깊이 꾸짖음이시니라. 그러나 이 글의 기사가 흩어져 나와 선후의 차례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그 말이 반드시 참고한 뒤에야 통하니 만약 제2편 10장과 11장으로써 앞장의 뒤와 이 장의 앞에 두면 곧 맹자의 뜻을 논설을 기다리지 않고도 스스로 밝아질 것이리라.
鄙 : 더러울 비
公孫丑章句下 제10장 해설
<제10장>
孟子ㅣ 致爲臣而歸하실새
맹자가 신하됨을 버리고 돌아가실새
孟子ㅣ 久於齊而道不行故로 去也ㅣ시니라
맹자가 제나라에 오래하셨으되 도가 행하지 못한고로 가시니라.
王이 就見孟子曰前日에 願見而不可得이라가 得侍하야는 同朝ㅣ 甚喜러니 今又棄寡人而歸하시니 不識게이다 可以繼此而得見乎ㅣ잇가 對曰 不敢請耳언정 固所願也ㅣ니이다
왕이 나아가 맹자께 보아 가라사대 전일에 보기를 원했으되 가히 얻지 못하다가 뫼심을 얻어서는 조정에 한 가지함이 심히 기쁘더니 이제 또 과인을 버리고 돌아가시니 아지 못게이다. 가히 써 이를 이어서 시러곰(얻어) 보리잇가? (맹자) 대답하여 가라사대 감히 청하지 못할지언정 진실로 원하는 바니이다.
他日에 王이 謂時子曰我欲中國而授孟子室하고 養弟子以萬鍾하야 使諸大夫國人으로 皆有所矜式하노니 子ㅣ 盍爲我言之리오
다른 날에 왕이 시자에게 일러 가로대 내가 나라 한가운데에 맹자에게 집을 주고 만종으로써 제자를 기르게 하야 모든 대부와 나라사람으로 하야금 다 긍식(공경하고 본받음)하는 바가 있게 하고자 하노니 자네(시자)가 어찌 나를 위해서 (맹자에게) 말하지 아니하리오.
盍 : 덮을 합, 여기서는 ‘何不(어찌 ~ 아니한가) 합’
時子는 齊臣也ㅣ라 中國은 當國之中也ㅣ라 萬種은 穀祿之數也ㅣ라 鍾은 量名이니 受六斛四斗라 矜은 敬也ㅣ오 式은 法也ㅣ라 盍은 何不也ㅣ라
시자는 제나라 신하라. 중국은 나라 가운데에 해당함이라. 만종은 곡록의 수라. 종은 양의 이름이니 6괵4두(곧 엿 섬 너 말)를 받음이라. 긍은 공경이오, 식은 법이라. 합은 하불이라.
斛 : 섬 괵, 열말들이 곡
時子ㅣ 因陳子而以告孟子ㅣ어늘 陳子ㅣ 以時子之言으로 告孟子한대
시자가 진자를 인하여 써 맹자께 고하거늘 진자가 시자의 말로써 맹자께 고한대
陳子는 卽陳臻也ㅣ라
진자는 곧 진진이라.
臻 : 이를 진
孟子ㅣ 曰然하다 夫時子ㅣ 惡知其不可也ㅣ리오 如使予欲富댄 辭十萬而受萬이 是爲欲富乎아
맹자 가라사대 “그러하다. 무릇 시자가 어찌 그 불가함을 알리오. 만약 나로 하여금 부하고자 할진댄 십만을 사양하고 만을 받음이 이 부를 하고자 함이랴.”
孟子ㅣ 旣以道不行而去이면 則其義不可以復留어늘 而時子ㅣ 不知則又有難懸言者라 故로 但言設使我欲富ㄴ댄 則我前日爲卿에 嘗辭十萬之祿하니 今乃受此萬鍾之饋면 是我雖欲富라도 亦不爲此也ㅣ리라 하시니라
맹자가 이미 도가 행하지 못함으로써 가시면 곧 그 의리가 가히 써 다시 머무르지 않을 것이어늘 시자가 아지 못한즉 말로 나타내기 어려움이 있느니라. 그러므로 다만 설사 내가 부하고자 할진댄 곧 내가 전일에 벼슬을 할 적에 일찍이 십만의 녹을 사양했으니 이제 이 만종의 궤를 받으면 이는 내가 비록 부하고자 하더라도 또한 이를 하지 않을 것이리라 함을 말씀하시니라.
[앞주 해설]
饋는 ‘밥통 궤, 먹일 궤’로 여기서는 녹과 같은 의미로 쓰였다. 주역 風火家人괘 六二爻에 ‘在中饋면 貞吉하리라(중궤에 있으면 바르게 해서 길하리라)’고 하였다. 여기서 中饋는 여자의 내칙을 말한 것으로 안에서 하는 모든 범백을 말하는 것인데 그것을 밥짓는다는 饋로 대표해서 말한 것이다. 왜냐하면 옛날에 여자가 시집가서 해야 할 일이 무엇보다도 제사를 받들고(奉祭祀) 빈객을 대접하는 일(接賓客)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밥을 짓지 않으면 조상에 제사도 지내지 못하고 찾아오는 객도 대접을 못한다. 한편 남자가 밖에 나가 일하고 댓가를 받는 것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일로 그 대표적인 것은 먹여 살리는 일이다. ‘백성은 먹는 것으로써 하늘을 삼느니라(民以食爲天)’이라고 했듯이 먹는 것은 귀한 일이다. 그러기에 饋는 ‘밥 식(食)’변에 ‘귀할 귀(貴)’를 써서 먹는 음식물의 귀함을 나타냈으며, 국가로부터 받는 녹을 饋로 표현하기도 한다.
季孫이 曰異哉라 子叔疑여 使已爲政호대 不用則亦已矣어늘 又使其子弟爲卿하니 人亦孰不欲富貴리오마는 而獨於富貴之中에 有私龍斷焉이라 하니라
계손이 가로대 “괴이하다, 자숙의여! 자기로 하여금 정사를 하게 하되 쓰지 아니한즉 또한 말 것이어늘 또한 그 자제로 하여금 벼슬을 하게 하니, 사람이 또한 누가 부귀를 하고자 않으리오마는 홀로 부귀의 중에 사사로이 농단을 두었다 하니라.
龍 : 용 용, 원칙적으로는 아래에 ‘흙 토(土)’를 더하여 ‘壟(두덕 농)’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흙 토(土)’를 빼고 그냥 龍이라 쓰고 ‘농’이라 읽는다.
此는 孟子ㅣ 引季孫之語也ㅣ라 季孫 子叔疑는 不知何時人이라. 龍斷은 岡壠之斷而高也ㅣ니 義見下文하니라 蓋子叔疑者ㅣ 嘗不用而使其子弟爲卿이어늘 季孫이 譏其旣不得於此하고 而又欲求得於彼하니 如下文에 賤丈夫登龍斷者之所爲也ㅣ니라 孟子ㅣ 引此하야 以明道旣不行이오 復受其祿이면 則無以異此矣시니라
이는 맹자가 계손의 말을 이끄심이라. 계손과 자숙의는 어느 때 사람인지 아지 못하니라. 농단은 뫼언덕이 끊겨 높음이니 뜻이 하문에 나타나니라. 대개 자숙의란 자가 일찍이 쓰여지지 않자 그 자제로 하여금 벼슬하게 하거늘 계손이 그 이미 이에 얻지 못하고 또 구하여 저에 얻고자 하니 하문에 천장부가 농단에 올라가서 한 바와 같음을 기롱함이라. 맹자가 이를 이끌어서 써 도가 이미 행하지 못하고 다시 그 녹을 받으면 곧 써 이와 다름이 없음을 밝히심이라.
壠 : 무덤 농, 두덕 농, 壟은 俗字
古之爲市者ㅣ 以其所有로 易其所無者ㅣ어든 有司者ㅣ 治之耳러니 有賤丈夫焉하니 必求龍斷而登之하야 以左右望而罔市利어늘 人皆以爲賤故로 從而征爲하니 征商이 自此賤丈夫始矣니라
옛 적에 저자를 한 자(시장을 세운 자)가 그 둔 바로써 그 없는 바를 바꾸게 하거든 유사가 다스리러니 천한 장부가 있으니 반드시 농단을 구해 올라가 좌우로써 바라보고 저자의 利를망라하거늘(시장의 이익을 독점하거늘) 사람들이 다 써 천하게 여기는고로 (이에) 따라서 세금을 취하니 장사에게서 세금을 취함이 이 천장부로부터 비롯되었느니라
征 : 칠 정, 여기서는 ‘취할 정’
孟子ㅣ 釋龍斷之說如此하시니라 治之는 謂治其爭訟이라 左右望者는 欲得此而又取彼也ㅣ라 罔은 謂罔羅取之也ㅣ라 從而征之는 謂人惡其專利故로 就征其稅하니 後世緣此하야 遂征商人也ㅣ니라 ○程子ㅣ 曰齊王所以處孟子者ㅣ 未爲不可요 孟子ㅣ 亦非不肯爲國人矜式者언마는 但齊王이 實非欲尊孟子하고 乃欲以利誘之라 故로 孟子ㅣ 拒而不受하시니라
맹자가 농단의 말을 해석함이 이와 같으시니라. ‘치지’는 그 쟁송을 다스림을 이름이라. 좌우를 바라본다는 것은 이에 얻고 또 저에 취하고자 함이라. 망은 망라해서 취함을 이름이라. ‘좇아서 세금을 취함’은 사람이 그 利를 오로지 함을 미워하는 고로 나아가 그 세금을 징수하니 후세가 이로 인해서 드디어 상인에게 세금을 취함을 이름이라. ○정자 가라사대 제왕이 써 맹자에게 대처한 바가 불가하지 않고 맹자 또한 즐기어 나라사람이 긍식하지 않게 아니했건마는 다만 제왕이 실은 맹자를 높이고자 않고 이에 利로써 유혹하고자 함이라. 그러므로 맹자가 막고(거절하고) 받지 아니하시니라.
公孫丑章句下 제11장 해설
<제11장>
孟子ㅣ 去齊하실새 宿於晝ㅣ러시니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가실새 주에서 주무시더니
晝는 齊西南近邑也ㅣ라
주는 제나라 서남에 가까운 고을이라
有欲爲王留行者ㅣ 坐而言이어늘 不應하시고 隱几而臥하신대
왕을 위하여 행함을 만류하고자 하는 자 있어 앉아서 말하거늘 응하지 않으시고 궤(평상)에 기대어 누우신대
隱은 憑也ㅣ라 客이 坐而言이어늘 孟子ㅣ 不應而臥也ㅣ시니라
은은 기댐이라. 객이 앉아서 말하거늘 맹자가 응하지 않고 누우시니라.
憑 : 기댈 빙
客이 不悅曰弟子ㅣ 齊宿而後敢言이어늘 夫子ㅣ 臥而不聽하시니 請勿復敢見矣로리이다 曰坐하라 我ㅣ 明語子호리라 昔者에 魯繆公이 無人乎子思之側則不能安子思하고 泄柳申詳이 無人乎繆公之側則不能安其身이러니라
객이 기뻐하지 아니하여 가로대 제자가 제숙(재계하고 공경스런 마음으로 하룻밤을 잠)한 뒤에 감히 말하거늘 선생님이 누워서 듣지 아니하시니 청컨대 다시 감히 보지 말으오리이다. 가라사대 앉아라. 내 자네가 밝게(알아듣게) 말호리라. 옛적에 노나라 목공이 자사의 곁에 사람이 없은즉 자사를 능히 편안히 못하고, 설류와 신상이 사람이 목공의 곁에 없은즉 그 몸을 능히 편안히 못하러니라
繆 : 얽을 무, 어그러질 류, 수질 규, 여기서는 ‘몹쓸 시호 목’
齊宿은 齊戒越宿也ㅣ라 繆公이 尊禮子思하야 常使人候伺하야 道達誠意於其側라야 乃能安而留之也ㅣ라 泄柳는 魯人이오 申詳은 子張之子也ㅣ니 繆公이 尊之를 不如子思라 然이나 二子ㅣ 義不苟容하고 非有賢者ㅣ 在其君之左右하야 維持調護之면 則亦不能安其身矣니라
제숙은 제계월숙이라. 목공이 자사를 예로 높여서 항상 사람으로 하여금 기후를 살피게 하야 성의가 그 (자사) 곁에 도달하여야 이에 능히 편안히 해서 머무르게 하였느니라. 설류는 노나라 사람이오, 신상은 자장의 아들이니 목공이 높임을 자사와 같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나 두 사람은 의리가 구차하게 용납하지 아니하고 어진 자가 그 인군의 좌우에 있어서 유지 조호를 하지 아니하면 곧 또한 능히 그 몸을 편안히 못하느니라.
伺 : 엿볼 사
子ㅣ 爲長者慮而不及子思하니 子ㅣ 絶長者乎아 長者ㅣ 絶子乎아
자네가 장자를 위해서 염려하되 자사에 미치지 못하니 자네가 장자를 끊음인가 장자가 자네를 끊음인가.
長者는 孟子自稱也ㅣ라 言齊王이 不使子來하고 而子ㅣ 自欲爲王留我하니 是는 所以爲我謀者가 不及繆公留子思之事하야 而先絶我也ㅣ라 我之臥而不應이 豈爲先絶子乎아
장자는 맹자가 스스로 일컬음이라. 제나라 임금이 자네로 하여금 오게 하지 아니하고 자네가 스스로 왕을 위해서 나를 머무르게 하고자 함이니 이는 써한 바 나를 위하여 도모함이 목공이 자사를 머무르게 한 일에 미치지 못해서 먼저 나를 끊음이라. 내가 누워서 응하지 않음이 어찌 먼저 그대를 끊음이 되랴 말씀하심이라.
公孫丑章句下 제12장 해설
<제12장>
孟子ㅣ 去齊하실새 尹士ㅣ 語人曰不識王之不可以爲湯武則是ㅣ 不明也ㅣ오 識其不可ㅣ오 然且至則是ㅣ 干澤也ㅣ니 千里而見王하야 不遇故로 去호대 三宿而後出晝하니 是何濡滯也오 士則玆不悅하노라
맹자 제나라를 떠나가실새 윤사가 사람에게 말하여 가로대 왕이 가히 써 탕무가 되지 못함을 아지 못한즉 이는 밝지 못함이오, 그 불가함을 알고 그런데 또 이른즉 이를 간택함이니 천리의 왕을 보아서 만나지 못한 고로 가되 사흘을 잔 뒤에 주를 나가니, 이 어찌 머무르는고! 사는 곧 이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본문 해설]
맹자가 왕을 만났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제나라를 떠나는데 사흘밤을 주라는 곳에서 머물렀다. 이를 본 윤사라는 이가 맹자를 비난하는 말이다. 제나라 왕이 옛날의 탕임금이나 무왕과 같지 않음은 이미 다 아는 일인데 만약 맹자가 이를 모른다면 그것은 맹자가 밝지 못함이오, 알고도 그런 왕에게서 벼슬자리나 녹을 구하려고(干澤받으려) 천릿길이나 되는 길을 오고도 뜻을 이루지 못한채 떠나면서 사흘간이나 주에서 머물렀으니 윤사가 보기에는 매우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다.
干 : 구할 간 濡 : 젖을 유 滯 : 머무를 체
尹士는 齊人也ㅣ라 干은 求也ㅣ라 澤은 恩澤也ㅣ라 濡滯는 遲留也ㅣ라
윤사는 제나라 사람이라. 간은 구함이라. 택은 은택이라. 유체는 더디고 머뭇거림이라.
高子ㅣ 以告한대
고자가 써 고한대
高子는 亦齊人이니 孟子弟子也ㅣ라
고자는 또한 제나라 사람이니 맹자의 제자라.
曰夫尹士ㅣ 惡知予哉리오 千里而見王은 是予所欲也ㅣ니 不遇故로 去ㅣ 豈予所欲哉리오 予不得已也ㅣ로라
가라사대 무릇 윤사가 어찌 나를 알리오. 천리의 왕을 봄은 이 나의 하고자 하는 바이니 뜻을 이루지 못한 고로 떠남이 어찌 나의 하고자 하는 바리오, 내 부득이 함(떠남)이로라.
見王은 欲以行道也ㅣ어늘 今道不行이라 故로 不得已而去요 非本欲如此也ㅣ니라
왕을 보는 것은 써 도를 행하고자 함이어늘 이제 도가 행하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부득이 감이오, 본래 이와 같이 하고자 함이 아니니라.
予ㅣ 三宿而出晝호대 於予心에 猶以爲速하노니 王庶幾改之니 王如改諸시면 則必反予ㅣ시리라
내가 사흘을 자고서 주를 떠나니 내 마음에 오히려 써 속하게 여기노니 왕이 거의 고치시리니 왕이 만약 고치시면 곧 반드시 나를 돌리시리라.
所改는 必指一事而言이라 然이나 今不可考矣라
고치는 바는 반드시 한 가지 일을 가리켜서 말함이라. 그러나 이제 가히 상고하지 못함이라.
夫出晝而王不予追也하실새 予然後浩然有歸志호니 予雖然이나 豈舍王哉리오 王由足用爲善하시리니 王如用予ㅣ시면 則豈徒齊民安이리오 天下之民이 擧安하리니 王庶幾改之를 予日望之하노라
무릇 주를 나가되 왕이 나를 좇지 아니하실새 내가 그런 뒤에 호연히(자연스럽게) 돌아갈 뜻을 두니 내 비록 그러하나 어찌 왕을 버리리오. 왕이 오히려 족히 써 선을 하시리니 왕이 만일 나를 쓰시면 곧 어찌 한갓 제나라 백성만을 편안히 하리오, 천하의 백성이 다 편안하리니 왕이 거의 고치시기를 내 날로 바라노라.
由 : 오히려 유
浩然은 如水之流ㅣ 不可止也ㅣ라 楊氏 曰齊王이 天資朴實하야 如好勇好貨好色好世俗之樂을 皆以直告하고 而不隱於孟子라 故로 足以爲善이언마는 若乃其心不然하야 而謬爲大言以欺人이면 是人이 終不可與入堯舜之道矣리니 何善之能爲리오
호연은 물의 흐름이 가히 그치지 아니함과 같으니라. 양씨 가로대 제나라 왕이 하늘에서 타고난 자질이 순박하고 성실하여 호용 호화 호색 호색 호세속지악 같은 것을 다 써 곧바로 고하고 맹자에게 숨기지 아니하니라. 그러므로 족히 써 선을 하건마는 만약 이에 그 마음이 그러하지 못하여 그릇 말을 크게 해서 써 사람을 속이면 이 사람은 마침내 가히 더불어 요순의 도에 들어가지 못하리니 어찌 선을 능히 하리오.
予豈若是小丈夫然哉리오 諫於其君而不受則怒하야 悻悻然見於其面하야 去則窮日之力而後에 宿哉리오
내 어찌 이 소장부 같으리오. 그 인군에 간해서 받지 않은즉 성내어 행행연히 그 낯에 나타나서 떠나간즉 해의 힘을 궁한 뒤에 자리오?
[본문 해설]
임금에게 간언해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성질을 부르르 내면서 하루해가 떨어지도록 간 뒤에 유숙한다면 이것은 소장부의 일이 아니겠는가? 사흘을 머문 뒤에 떠나는 맹자를 두고 비난하는 윤사의 말에 대한 맹자의 결론적 답변이다. 진실로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본 뒤에 떠나는 것이 진실로 군자의 일이 아니겠는가하는 반문이다.
悻悻은 怒意也ㅣ라 窮은 盡也ㅣ라
행행은 성내는 뜻이라. 궁은 다함이라.
尹士ㅣ 聞之曰士는 誠小人也ㅣ로다
윤사 듣고 말하기를 사는 진실로 소인이로다.
此章은 見聖賢行道濟時에 汲汲之本心과 愛君澤民에 惓惓之餘意라 李氏 曰於此에 見君子憂則違之之情이오 而荷蕢者ㅣ 所以爲果也ㅣ라
이 장은 성현이 도를 행하고 때를(시대의 어려움을) 구제하는데 급급한 본심과 애군택민(임금을 사랑하고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에 정성스러운 남은 뜻을 볼 수 있음이라. 이씨 가로대 이에 군자가 근심한즉 어기는 뜻을 볼 수 있을 것이오, 삼태기를 멘 자가 써 과감하게 한 바를 볼 수 있음이라.
汲 : 물 길을 급 惓 : 정성스러울 권 蕢 : 삼태기 궤
[앞주 해설]
맹자가 제나라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주자는 ‘行道濟時’와 ‘愛君澤民’의 말로 설명하며 이씨의 말을 인용해 맹자를 옹호하고 있다. 이씨의 ‘君子憂則違之’는 『주역』 건괘 문언전 제2절의 내용을 인용한 것이고, ‘荷蕢者 所以爲果也’는 『논어』 憲問편에 나오는 내용이다.
먼저 『주역』 건괘 문언전 제2절을 보면, 세상이 어지러울 때 기꺼이 행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해보지만 그래도 아니되면 어기어도 부끄럽지 아니하다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初九曰 潛龍勿用은 何謂也오 子ㅣ曰 龍德而隱者也ㅣ니 不易乎世하며 不成乎名하야 遯世无悶하며 不見是而无悶하야 樂則行之하고 憂則違之하야 確乎其不可拔이 潛龍也ㅣ라”
(초구에 이르길 잠룡물용은 어찌 이름인고? 공자 이르길 용의 덕이되 숨어 있는 것이니 세상을 피하여도 민망함이 없으며, 옳다함을 보지 못해도 민망함이 없어서 즐거우면 행하고 근심하면 어겨서 확고하여 가히 뽑을 수 없는 것이 잠룡이라.)
『논어』 憲問편에는 공자가 어지러운 세상을 쉽게 외면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子擊聲於衛러시니 有荷蕢而過孔氏之門者ㅣ 曰有心哉라 擊磬乎여 旣而曰鄙哉라 硜硜乎여 莫己知也어든 斯已而已矣니 深則厲요 淺則揭니라 子曰果哉라 未之難矣니라
(공자께서 위나라에 계실 때 경이란 악기를 치자 삼태기를 지고 공자가 묵는 집의 문앞을 지나가던 자가 가로대 “마음이 있음이라. 경을 치는 소리여” 이어서 말하기를 “천덕스럽구나, 깐깐한 소리여. 자기를 몰라주면 그만인 것을. (시경에도) 깊으면 옷을 벗어들고 얕으면 걷어 올리니라.” 그러자 공자가 “그는 과감하다. 그렇게 하기에는 어렵지 않다”고 말하였다.)
公孫丑章句下 제13장 해설
<제13장>
孟子ㅣ 去齊하실새 充虞ㅣ 路問曰夫子ㅣ 若有不豫色然하시이다 前日에 虞ㅣ 聞諸夫子호니 曰君子는 不怨天하며 不尤人이라 호이다
맹자 제나라를 떠나가실새 충우가 길에서 물어 가로대 부자가 즐거워하지 않은 빛이 있는 듯하시이다. 전일에 우가 부자께 들으니 가라사대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아니라며 사람을 허물하지 않는다 호이다.
豫 : 즐거울 예
路問은 於路中問也ㅣ라 豫는 悅也ㅣ라 尤는 過也ㅣ라 此二句는 實孔子之言이니 蓋孟子ㅣ 嘗稱之以敎人이시니라
노문은 길 가운데에서 물음이라. 예는 기뻐함이라. 우는 허물이라. 이 두 글귀는 실은 공자의 말씀이니 대개 맹자가 일찍이 일컬어서 써 사람을 가르치심이라.
曰彼一時며 此一時也ㅣ니라
가라사대 저 한때며 이 한때니라
[본문 해설]
원망을 하지 않을 때 한때가 있고, 원망을 할 때의 한때가 있는 것으로 때에 따라 원망을 할 수 있음이라.
彼는 前日이오 此는 今日이라
피는 전일이오, 이는 금일이라.
五百年에 必有王者ㅣ 興하나니 其間에 必有名世者ㅣ니라
오백년에 반드시 왕할 자 있어 일어나나니 그 사이에 반드시 세상에 이름나는 자 있느니라.
[본문 해설]
그간의 역사를 살펴보건대 오백년만에 반드시 성왕이 나오게 되어 있고 그 사이에 성왕을 보좌하는 훌륭한 신하가 나오게 되어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그런데 나 맹자는 왕도 못되고 신하도 못되니 이 꼴이 무엇인가, 그러니까 기뻐하지 않는 빛을 띄고 있음이라.
自堯舜至湯과 自湯至文武가 皆五百餘年而聖人이 出하시니라 名世는 謂其人德業聞望이 可名於一世者ㅣ 爲之輔佐니 若皐陶, 稷契, 伊尹, 萊朱, 太公望이 散宜生之屬이라
요순으로부터 탕임금에 이른 것과 탕임금으로부터 문왕 무왕에 이르기까지 다 오백여년이오 성인이 나오시니라. 명세는 그 사람의 덕업과 문망(들리는 희망)이 가히 한 세상에 이름을 내는 자가 (성인을) 위하여 보좌함을 이름이니 (요순 때의) 고요(법을 맡은 신하)와 직(농업을 맡은 신하)과 설(문서 맡은 신하), (탕임금 때의) 이윤과 내주, (문왕 무왕 때의) 태공망과 산의생 같은 붙이라.
由周而來로 七百有餘歲矣니 以其數則過矣오 以其時考之則可矣니라
주나라로부터 옴으로 칠백이오 남은 해니 그 수로써 한즉 지났고 그 때로써 상고한즉 가하니라.
周는 謂文武之間이오 數는 謂五百年之期오 時는 謂亂極思治可以有爲之日이니 於是而不得一有所爲하니 此ㅣ 孟子所以不能無不豫也ㅣ니라
주는 문무의 사이를 이름이오, 수는 오백년의 기간을 이름이오, 시는 난이 극해서 다스림을 생각하여 가히 써 하옴을 두는 날을 이름이니 이에 하나도 얻어서 하는 바가 있지 아니하니, 이는 맹자가 써 능히 기뻐하지 않음이 없지 않는 바니라.
夫天이 未欲平治天下也ㅣ시니 如欲平治天下댄 當今之世하야 舍我ㅣ오 其誰也ㅣ리오 吾何爲不豫哉리오
무릇 하늘이 천하를 평치하고자 아니하시니 만약 천하를 평치하고자 하실진댄 이제의 세상을 당해서 나를 버리고 그 누구리오, 내 어찌하여 기뻐하지 않으리오.
[본문 해설]
공자가 광(匡)땅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하셨던 말씀과 비슷한 대목이다. 위(衛)나라에 있는 광땅은 한때 노(魯)나라의 양호(陽虎)란 자가 침입하여 난폭한 일들을 저지른 적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을 양호와 얼굴 모습이 비슷한 공자와 그 일행이 지나가니 광땅 사람들은 양호가 또 침입한 줄 알고 군사를 풀어 공자 일행을 붙잡아 5일간이나 구금하였다. 이때 공자가 하신 유명한 말씀이 “文王旣沒하시니 文不在玆乎아 天之將喪斯文也신댄 後死者ㅣ 不得與於斯文也어니와 天之未喪斯文也시니 匡人其如予何리오(문왕이 이미 돌아가시니 文이 이에 있지 아니한가? 하늘이 장차 이 文을 잃게 하실댄 후세 사람이 이 文을 더불어 얻지 못할 것이어니와 하늘이 이 文을 잃게 하지 아니하시니 광사람들이 나를 그 어찌 하리오)”이다. 전국시대의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 맹자가 하신 위의 언급은 바로 광땅에서 공자님이 자신있게 말씀하신 대목과 같다.
言當此之時하야 而使我로 不遇於齊하니 是는 天未欲平治天下也ㅣ라 然이나 天意는 未可知而其具ㅣ 又在我하니 我何爲不豫哉리오 然則孟子ㅣ 雖若有不豫然者나 而實未嘗不豫也ㅣ라 蓋聖人憂世之志와 樂天之誠이 有並行而不悖者를 於此에 見矣로다
말하되 이때를 당해서 나로 하여금 제나라에서 (때를) 만나지 못하니 이는 하늘이 천하를 평치하고자 아니하심이니라. 그러나 하늘의 뜻은 가히 아지 못하고 그 기구는 또 내게 있으니 내가 어찌해서 기뻐하지 아니하리오. 그런즉 맹자가 비록 기뻐하지 않음이 있는 것 같으나 실은 일찍이 기뻐하지 아니치 아니하심이라. 대개 성인이 세상을 근심하는 뜻과 하늘을 즐거워하는 정성이 아울러 행함이 있고 거스리지 않는 것을 이에 보는도다.
公孫丑章句下 제14장 해설
<제14장>
孟子ㅣ 去齊居休ㅣ러시니 公孫丑ㅣ 問曰仕而不受祿이 古之道乎ㅣ잇가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가시고 휴에 거하더시니 공손추 물어 가로대 벼슬하면서 녹을 받지 않음이 옛 도니잇가.
休는 地名이라
휴는 지명이라.
曰非也ㅣ라 於崇에 吾ㅣ 得見王하고 退而有去志호니 不欲變故로 不受也호라
가라사대 아니라. 숭에 내가 시러곰 왕을 보고 물러가 떠나갈 뜻을 두었으니 변하고자 않는 고로 받지 아니호라.
崇은 亦地名이라 孟子ㅣ 始見齊王에 必有所不合이라 故로 有去志하시니라 變은 謂變其去志라
숭은 또한 땅이름이라. 맹자가 비로소 제왕을 보실 적에 반드시 합하지 않는 바가 있느니라. 그러므로 떠나갈 뜻을 두시니라. 변은 그 떠나갈 뜻을 변함을 이름이라.
繼而有師命이라 不可以請이언정 久於齊는 非我志也ㅣ니라
이어서 사명이 있음이라. 가히 써 청하지 못할지언정 제나라에 오래함은 내 뜻이 아니니라.
師命은 師旅之命也ㅣ니 國旣被兵하야 難請去也ㅣ라 ○孔氏 曰仕而受祿은 禮也ㅣ며 不受齊祿은 義也ㅣ니 義之所在는 禮有時而變이어늘 公孫丑ㅣ 欲以一端裁之하니 不亦誤乎라
사명은 사려(사단, 여단)의 명이니 나라가 이미 병난을 입어서 떠나감을 청하기가 어려우니라. ○공씨 가로대 벼슬을 하고 녹을 받는 것은 예이며 제나라 녹을 받지 않는 것은 의리니, 의리가 있는 곳에는 예가 때로 있어 변하거늘 공손추가 한끝으로써 마름(제재)을 하니 또한 그르지 아니하랴.
孟子集註卷之四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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