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구자의 5가지 덕목은... | |||||||
故 최형섭 박사 묘비에 새겨진 글...후배들 "본받으리라" | |||||||
나이가 막 팔십대 중반이 된 어느 한 과학자가 완연한 봄 기운을 보낸 어느 날 한 장의 종이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후배들을 생각하며 글귀를 적어 내려갔다. '연구자의 덕목.' 한국 과학계의 큰 별 故 최형섭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자신의 묘비에 '대한민국 연구자의 덕목'을 남기고 떠났다. 묘비에 새겨진 연구자의 덕목들은 고인이 한평생 닦아온 생활습관이기도 하다. 지난 27일 추도 1주년을 맞아 고인이 묻힌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유공자 묘역을 찾은 후배 과학자들은 묘비에 새겨진 연구자의 덕목을 읽어내려가면서, 입을 악물고 마음 속 깊은 감동을 느껴 눈가에 이슬이 맺힐 뻔했다. 오늘날 한국의 과학자들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인의 5가지 덕목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정부출연연구소를 세우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초대소장, 과학기술처 장관 등을 역임하며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기초를 닦은 고인이 설파해 온 연구자의 덕목을 소개한다. ◇ "학문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 69년 KIST 첫 유치과학자였던 채영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묘비에 새겨진 연구자의 덕목은 고인이 항상 후배들에게 주장한 것들"이라며 "특히 고인은 후배 과학자에게 한 점 보탬없는 정직성과 겸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조영화 대덕연구단지 기관장협의회장은 최후의 순간에도 과학자의 순수함과 정직성을 중시 여기는 고인의 면모를 높이 평가했다. 황해웅 전 한국기계연구원장도 모범적인 과학자들은 자연 순수 그 자체라며 연구자가 큰 과학 업적을 이루기 위해선 정직함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 "부귀영화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큰 부(富)를 누렸을 기회가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인은 부귀영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행동 자체가 호화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식사를 비롯한 모든 생활습관이 소박했다. 고인이 테니스를 칠 때 심판을 종종 봐왔던 국일현 한국원자력연구소 단장은 "고인은 겉치레에 무관심한 소탈한 분이셨다"면서 "대신 고인은 한 번 계획을 세우면 꺽일 줄 모르는 강한 집착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채영복 회장은 "과학자가 부귀영화를 누리면 진리탐구로부터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고인은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 "시간에 초연한 생활연구인이 되어야 한다" 故 최형섭 박사는 과학 불모지였던 한국에 근대 과학기술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데 오로지 몰두했다. 김유승 KIST 원장은 고인을 기리는 추도사에서 "'과학기술자들은 끊임없는 창의와 밤잠 안자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을 철저하게 실천에 옮기셨던 분"이라고 소개했다. ◇ "직위에 연연하지 말고 직책에 충실해야 한다" 고인은 평소 후배들한테 연구자들은 직위에 연연하지 말고 직책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계 한 원로과학자는 "연구하는 사람이 직위에 올라가면 연구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직위를 통해 인생을 과시용으로 살지 말고, 연구자는 연구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아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 70년대 유치과학자였던 홍창선 열린우리당 의원(전 KAIST 총장)은 "당시 과학계 빅 보스였던 고인은 박정희 대통령처럼 리더십이 강했지만 자만하지 않았던 인물이라는 면에서 모두 동조하고 있다"며 "겸손한 연구자는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념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72년부터 과학기술부 공무원으로서 고인을 보필했던 이승구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은 "최 박사님은 연구의 생명은 자율성이라는 원칙아래 유치과학자를 통해 정부출연연구소 뿐만 아니라 한국 과학계를 일으킨 인물"이라며 "과학계의 정신적 지주인 그를 후배 과학도들은 그의 업적을 길이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과기부 일선에서 정책홍보관리실을 맡고 있는 박영일 실장은 "고인은 철저한 연구를 위해 연구자들한테 상당히 엄격했던 분이라고 들었다"면서 "한국 과학계 발전의 시금석이 된 고인을 과학계가 지속적으로 존경해나가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추도식에는 유족대표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최재철 박사를 비롯해 채영복 회장, 김시중 전 과학기술부 장관, 김유승 KIST 원장, 박원희 전 KIST원장, 조영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이승구 이사장, 박영일 실장, 윤여경 KIST 동문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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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넷 김요셉 기자> joesmy@HelloDD.com 트위터 : @ssebiU 2005년 05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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