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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모터쇼가 세계를 위협하는 이유

굴어당 2011. 4. 15. 12:53

중국, 작년 신차 판매 1806만여대로 최대 시장 등극
내수 폭발 속 베이징·상하이 모터쇼 ‘세계 1위’ 넘봐

▲ 2010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앙증맞은 외관으로 눈길을 끈 중국 체리 자동차의 페이러(Faira)YY 모델.
자동차 전시회는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이벤트 중 하나이다. 자동차 전시회의 크기나 위상이 그 나라의 자동차 산업을 대변한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나 미국의 디트로이트 자동차 전시회가 대표적인 경우다. 유럽과 북미를 대표하는 두 나라의 가장 큰 자동차 전시회는 크기나 위상에서 으뜸이다. 중국은 어떨까.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 됐다. 2009년 부동의 1위였던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등극했다. 앞으로 미국은 영원한 2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자동차 전시회는 베이징과 상하이가 가장 크고 광저우를 포함한 중소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도 많다. 신차 판매가 폭발한 2009년부터 중소 도시에서도 자동차 관련 이벤트가 줄을 잇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국으로…”
   
   베이징과 상하이는 중국 자동차 전시회의 투 톱이다. 두 자동차 전시회는 프랑크푸르트와 파리처럼 격년으로 번갈아가며 열린다. 상하이는 중국에서 역사가 가장 깊은 자동차 전시회이고 올해로 14회를 맞는다. 베이징은 수도에서 열리는 자동차 전시회답게 규모가 가장 크고 작년이 11회째이다. 베이징은 이미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자동차 전시회로 성장했다. 중국의 신차 시장만큼이나 자동차 전시회의 규모 역시 쑥쑥 자라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하이 자동차 전시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의 자동차 전시회가 급성장하는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중국 내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강한 믿음 때문이다. 고기가 있는 곳에 낚시꾼이 몰리는 것처럼 신차가 팔리는 곳에 자동차 메이커들이 집중한다. 중국은 자동차 메이커들의 블루오션이며 2008년 엄청난 충격의 경제 한파가 몰아닥쳤을 때도 글로벌 신차 판매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중국에 집중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내용을 들여다보자. 자동차 생산은 2007년 880만대에 달했고 판매 대수로는 이미 세계 2위였다. 당시만 해도 중국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되고 있었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세계 1위가 될 걸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성장 가능성은 자동차 보유 대수를 보면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2008년 기준으로 중국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44대에 불과했다. 지금도 100대가 채 되지 않고 이는 1920년대의 미국 수준이다. 1000명당 120대인 세계 평균, 750대인 미국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13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생각한다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수밖에 없는 시장이 바로 중국이다.
   
   이렇게 신차 시장이 걸음마 단계임에도 중국은 세계 1위가 됐다. 작년의 신차 판매 1806만1900대는 어느 국가도 도달하지 못한 수치이다. 미국의 최다 판매도 2000년의 1740만대였을 뿐이고 지금은 1500만대도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올해는 작년만큼의 성장세는 아니지만 2000만대, 2020년에는 3000만대를 넘을 게 확실시되고 4000만대를 예상하는 전문가도 많다. 중국은 작년 말 기준으로 총 자동차 보유 대수가 9086만대였다. 1990년 자동차 보유 대수가 554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20년 만에 엄청나게 성장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10년 뒤에는 자동차 보유 대수에서도 미국을 추월할 것이 분명하다. FHA(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1990년 1억8900만대, 2007년에는 2억4700만대였다.
   
   
   수출보다는 내수
   
   중국은 판매 대수는 물론 내용 면에서도 괜찮다. 이윤이 좋은 SUV, MPV(다목적차량), 고급차가 많이 팔린다. 작년 신차 판매 중 승용차가 1160만대였다. 세제상 혜택으로 인해 배기량 1.6리터 이하 차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는 있지만 SUV와 고급차의 판매 비율이 높은 것은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작년에는 값비싼 수입차의 판매도 70만대에 육박했다. 거기다 마진도 나쁘지 않다.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은 자국 회사와 외국 회사가 합작해 생산해야 한다. 간단히 생각하면 여기서 얻어지는 이익은 절반이다. 뒤스부르크-에센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의 대당 마진은 글로벌 평균보다 40% 이상 높다. 합작을 해야 하지만 이익률은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것이다.
   
   그런 반면 내수와 수출은 극명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의 생산 대비 수출은 세계 최저다. 작년 수출 대수가 54만4900대에 불과하고 비율로 따지면 2.98%이다. 인도의 12.84%, 브라질의 21%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중국산 공산품의 수출 비중이 60%에 이르는 것과는 대비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아직 해외 시장에서 통할 정도로 품질이 올라오지 않았고 내수 시장이 충분한 판매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은 자동차 전시회에서도 드러난다. 베이징 자동차 전시회는 다른 자동차 전시회와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세계의 온갖 브랜드가 전시돼 있고 기존의 인식으로 보면 낯선 자동차 회사도 당당히 부스를 차리고 있다. 다른 자동차 전시회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영문 보도 자료를 준비한 회사는 극히 드물다. 만약 한문을 모른다면 바로 앞에 있는 자동차가 어느 회사 차인지도 모를 수 있다. 철저하게 내수 중심이고 어떤 면에서는 우리에게 맞추라는 배짱도 느껴진다.
   
   
   상하이 모터쇼 4월 19일 개막
   
   베이징 자동차 전시회는 2008년을 기점으로 세계 5대 자동차 전시회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가하는 업체의 수가 늘어서 2008년부터는 새로 개장한 신국제전시장(New 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리고 있고 작년에는 또 하나의 홀이 추가됐다. 규모에서 보면 베이징은 세계에서 가장 큰 프랑크푸르트의 절반 정도이다. 프랑크푸르트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 절반만 돼도 상당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참가하는 업체의 수나 세계 최초 공개 모델을 보면 국제적인 자동차 전시회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얼마 전부터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꼬박꼬박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공개 모델)가 공개되고 있다. 세계 최초 공개 모델은 자동차 전시회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올해 상하이 자동차 전시회에도 다수의 신차가 나온다. 상하이 GM의 3세대 뷰익 GL8, 아우디 뉴 A6L, BMW 콘셉트 M5, 쉐보레 말리부 등이 주목할 모델들이고 이 중 상당수는 중국을 위해 개발된 자동차들이다. 거기다 합작 회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 전용의 독자 브랜드들도 첫선을 보인다. 기아, 베이징 현대, SAIC-GM 등의 회사도 독자 브랜드를 선보인다. 작년 상하이 자동차 전시회는 25개국, 1500개의 회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고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상하이 자동차 전시회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