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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강선생시秋江先生詩 4편

굴어당 2011. 5. 6. 19:37

추강선생시秋江先生詩 4편


작자 : 추강 남효온秋江 南孝溫
번역 : 청계 조면희淸溪 趙冕熙

출전 : <추강선생문집>秋江先生文集

*아래 짧은 제목은 본인이 임의로 줄여 만든 것임

(1). 별동봉別東峯
--癸卯三月十九日。送東峯悅卿歸關東。悅卿載六經子史。涉關東山水。求得黍地。資耕力活。無復還鄕之意。余持薄酒。握手嗚嗚。以爲千里無相見期之別.--
계묘년(1483, 성종14, 작자 29세) 3월 19일에 관동으로 떠나는 동봉(東峰 : 김시습 당시 나이 48세) 열경을 전송하였다. 열경은 육경인 경서와 자사子史 등 서적을 싣고서 관동의 산수를 둘러본 뒤에 농사지을 땅을 구하여 밭을 갈며 살 계획을 가졌으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뜻이 없었다. 내가 헐한 술을 가지고 가서 손을 잡고 천리 밖에 떨어져 있으며 만날 기약 없는 이별을 안타까워하였다.


許由入箕山。: 숨은 선비 허유는 기산에 들어가
淸名與世隔。: 속세를 멀리한 명성을 얻었었네.

非薄帝堯德。: 요임금의 덕이 싫어서가 아니고,
偏成山水癖。: 자연을 좋아하는 벽성 때문이지.

況當聖明時。: 게다가 그땐 성인이 통치한 때,
不喜風漢客。: 바람난 방랑객은 아주 싫어했지.

行藏有定命。: 출세하고 안 하는 것은 운명인데
得失何戚戚。: 세상에 득과 실을 왜 애타하겠나?

終風十二街。: 남산골 바람 세찬 서울 열두 거리는
莫非狐兔跡。: 여우와 토끼들 자취 아닌 곳 없었지.

人寰世味飫。: 인간세상의 속된 맛에 싫증이 나서
關東山水僻。: 관동 산수의 아름다움에 치우쳤지.

山峻秀長松。: 산이 험준하니 소나무 크게 자라고,
水淺擊小石。: 물길은 얕아도 조약돌 떠내려 오네.

千秋令名昭。: 오랜 후세까지 그 이름 밝게 빛나고,
事與雲水白。: 역사적 사실은 자연과 함께 밝으리.

我來資薄酒。: 나는 여기에 맛없는 술 가져다 놓고
談話供燈夕。: 저녁에 등불을 맞대고서 이야기하네.

刺刺不能別。: 안타깝고 안타까워 이별 할 수 없으니
有懷何由釋。: 품은생각 있으나 어떻게 풀어내 볼까?

*허유許由 : 요堯 임금 때의 은사. 요임금이 천하를 양보해 주려고 하자 기산箕山에 들어가 숨었다 함.

*종풍십이가終風十二街 : 종풍終風은 종남산 바람 곧 서울 남산 바람으로 당시 패역 사건 등을 은유한 것. 십이가는 서울 거리로서 중국 당나라의 수도 장안의 거리가 12 가이었음.

(2). 유송도遊松都
--辛丑九月十一日。與叔度,宗之約遊松都。發京城。--
신축년(1481, 성종12. 작자 27세) 9월 11일 숙도ㆍ종지와 함께 송도(개성)를 구경하기로 약속하고 서울을 출발하다

士有四方志。: 선비는 사방에 두어야 할 뜻 가졌는데
諸兒却未知。: 여러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모른다네.

有友曺叔度。: 친구인 조숙도하고
詩人李宗之。: 시인인 이종지와는

幸得百年分。: 다행히 백년 사귈 분수를 맺어
平生知襟期。: 평생에 서로를 알 기약을 했네.

相將馱一驢。: 서로들 노새 한 필씩 거느린 뒤
匹馬隨奚兒。: 말을 몰고 갈 종아이도 딸렸네.

參天道峯靑。: 푸른 도봉산 하늘에 맞닿을 듯한데
歷覽舒孤羈。: 두루 살피며 외로운 나그넷길 가네.

秋江綉紅錦。: 가을 강물은 한 조각 붉은 비단이고
秋草長離披。: 가을 풀들은 길게 자라서 휘날리네.

江山縱奇絶。: 강과 산은 비록 뛰어나고 곱지만
老夫不能詩。: 이 늙은이 시를 지을 수가 없다네.

(3) 유남산성재암동遊南山聖齋巖洞
--六月流頭日。與宗之,叔度,太眞。遊南山聖齋巖洞。張蓑度雨。使人炊飯。手採山蔘以配飯。夜二更。雨歇月出。戴月而下--
6월 유두날(음력 6월 15일)에 종지ㆍ숙도ㆍ태진과 함께 남산 성재암동에 노닐다가 도롱이로 천막을 만들어 비를 막고 사람을 시켜 밥을 짓게 하고 직접 산삼을 캐서 반찬으로 먹었다. 밤 이경(밤 10시경)이 되자 비가 그치고 달이 나와서 달빛을 지고 내려 왔다.

老子老持律。: 늙은이 늙었어도 율법을 가져야 하지만
詩篇已戒荒。: 시편의 시는 이미 거칠어졌음을 경계하네.

溪山起我病。: 개울과 산들은 병든 나를 일으켜 세우니
溤婦下車忙。: 난폭한 풍부가 수례에서 내린 것과 같네.

(4) 율도 팔수栗島 八首
--三月三日。歷遍長安。訪李悃甫于屯山。午後。投西江僑居。乘舟泊栗島。夕飯于島北小亭。有老父勸我題詩。八首--
3월 삼짇날, 서울을 골고루 다닌 뒤에 둔산에 가서 이곤보李悃甫를 방문하였다. 오후에 서강에 있는 나의 거처[寓居]로 가서 배를 타고 밤섬에 나가 정박하였다. 저녁에는 북쪽의 작은 정자에서 밥을 먹었는데 어떤 노인이 내게 시 짓기를 권하였다.

--8수를 지음--

<一>
帝里探春盡。: 서울에서 봄 경치 구경을 끝내고
西江禊事修。: 서강에 나가 삼짇날 모임 가졌네.

移船楊柳岸。: 버들 우거진 언덕에 배를 옮기고
步履杏花頭。: 살구꽃 피는 들머리 걸어 나왔네.


<二>
獨有傷時眼。: 홀로 시절을 애타하는 눈 가져
來尋栗島春。: 밤섬에 봄 경치를 찾아 나왔네.

桑林堤外水。: 뽕나무 숲 언덕 밖에 흐르는 물
不滿去年痕。: 지난해의 흔적만큼 차지 않았네.

<三>
萬戶炊煙捲。: 많은 집들에 밥 짓는 연기 걷자
靑帘斜晩風。: 푸른 깃발들 늦바람에 나부끼네.

滄江夕潮退。: 푸른 강에 저녁 썰물 물러갔는데
日照鬧花紅。: 해는 붉은 꽃을 야단스레 비추네.

*東俗聽術家法。於春初。建靑白旗屋角。以度一年之厄。: 우리나라 풍속에 점쟁이들의 방법에 따라 정월부터 청백깃발을 지붕 모서리에 세워 일 년 동안의 액운을 막았다.

<四>
命薄榮無貴。: 운명이 기박하여 영화도 귀할 게 없고
律嚴酒可疏。: 율법이 엄격하여 술도 절로 멀리 했네.

桃源覓無路。: 선계인 무릉도원은 찾을 방법이 없으니
有興入鱸魚。: 흥이 나면 장한처럼 노어나 찾아가려네.

*노어鱸魚 : 장한張翰의 고사. 진晉나라 오군吳郡 출신 장한이 벼슬살이를 나갔다가 가을바람이 불어오자, 고향의 별미인 농어회와 순챗국을 그리워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五>
一年嘉勝節。: 일 년 중 아름답고 좋은 절기로는
無過是淸明。: 바로 청명절보다 나은 때가 없다네.

辛苦離家客。: 고향 떠난 나그네의 어려운 생활은
無根楚澤萍。: 넓은 연못 위의 뿌리 없는 마름이지.

<六>
采蝨坐芳艸。: 향기로운 풀 위에 앉아 이를 잡고
褰裳濯釣磯。: 낚시 터 바위에서 바지 걷고 씻네.

夕寒醒病骨。: 저녁 추위는 병든 몸임을 깨닫겠고,
江霧濕春衣。: 강에 낀 안개는 봄옷에 젖어드네.

<七>
汀草總芳菲。: 물가에 난 풀들 모두 향기로운데
渚楊垂萬絲。: 강가 버들은 만 가지 실 드리웠네.

老翁來爾汝。: 늙은이 와서 친근한 채 말을 걸며
携我勸題詩。: 나를 이끌고 시를 쓰라고 권하네.

<八>
孤店夕飯罷。: 외로운 주점에서 저녁밥 먹고 난 뒤
倚柱浪吟詩。: 기둥에 기대어 큰 소리로 시를 읊네.

日落千林黑。: 해지자 온갖 숲들 검게 어두워지고,
潮平是去時。: 밀물이 드니 배타고 돌아갈 때일세.


*작자소개

남효온(南孝溫, 1454년~1492년)은 조선 전기의 문신이다. 본관은 의령, 자는 백공(伯恭), 호는 추강(秋江)·행우(杏雨)·최락당(最樂堂)·벽사(碧沙)이다.[1]


*김시습(金時習) : 조선 전기의 학자(1435~1493). 자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 동봉(東峯). 생육신의 한

*자세한 약력은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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