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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역관(譯官)들이 일본 역관에게 보낸 한글 편지 70여통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굴어당 2012. 2. 24. 09:12

조선시대 역관(譯官)들이 일본 역관에게 보낸 한글 편지 70여통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는 200여년 전 외교 최일선에서 일본어 전문 통역관으로 활약한 조선의 역관들이 대마도와 부산의 초량왜관을 거점으로 활동한 일본의 조선어 역관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들이다.

이들 편지는 1795년부터 마지막 조선통신사인 신미통신사(辛未通信使行)가 파견되기 바로 전해인 1810년까지 10여년 동안 집중 작성됐다. 이들 편지에는 이른바 당시 두 나라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외교문서 위조 사건과 관련한 내용이 보이며, 무엇보다 사적 간찰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국어사와 역관 제도사 분야 전문가인 정승혜 수원여대 교수는 22일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에서 개막한 구결학회 학술대회에서 ‘대마도 종가문고(宗家文庫) 소장 조선통사(朝鮮通事)의 간찰에 대하여’라는 발표를 통해 이들 편지를 공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이들 편지는 일본 오사카(大阪)대학 기시다 후미다카(岸田文隆) 교수가 2010년 11월 나가사키(長崎) 현립 대마 역사민속자료관이 소장한 종가문서를 정리하다가 발굴했다. 공동 연구 차원에서 이 자료 85종을 기시다 교수에게 넘겨받은 정 교수가 분석한 결과 한글 또는 한글과 한문을 섞어 쓴 문서가 72통이었다.

이 중 63통에 대해 작성 연대와 발신인·수취인이 드러났다. 정 교수는 “이들 한글 편지는 대부분 조선통사(일본어 전문 조선의 통역관)들이 일본통사(日本通詞·일본의 조선어 전문 통역관)로 초량왜관에 머물던 오다 이쿠고로(小田幾五郞·1754~1832)에게 인편을 통해 보낸 개인적인 편지글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 역관이 일본 역관에게 보낸 편지로는 지금까지 오직 8통이 알려졌을 뿐”이라면서 “이번에 발굴된 편지는 무엇보다 수량이 70여 통에 이르며, 한글 편지인 데다 공적인 차원이 아니라 순전히 사적인 사연을 담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중요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