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정 서보 역해』. 서예가 예부터 발달한 중국 역사에는 수많은 서예 이론서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체계를 갖춘 최초의 이론서가 바로 1,400여 년 당나라 사람 손과정이 쓴 <서보>이다. 이 책은 손과정이 쓴 서보를 해석한 것으로, 당나라 시대까지의 서예사를 비롯하여 서예의 본질과 가치, 기법, 비평, 예술 정신까지 서예를 종합적으로 다룬 것이다.
손과정이 초서로 직접 쓴 묵적(墨迹)을 도판으로 먼저 보여주며 그 다음 전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국역 전문'을 실어 놓았다. 특히 원문의 세 배가 넘는 역해와 주석 외에도, 약 60여 개가 넘는 미학 개념들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독자들이 전체적인 안목을 지니고 책을 볼 수 있게 도와준다. 더불어 유가나 도가 관점에서 본 손과정의 서예 미학을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 책에 언급되었거나 중요한 서예 작품 도판을 실었다.
목차
차례
머리말 손과정孫過庭과 『서보書譜』
묵적墨迹
국역 전문國譯 全文
번역·주석·해설
제1편 왕희지를 전범典範으로 한 '사현四賢'의 우열론
제2편 서예의 본질과 가치
제3편 육조六朝 이래의 서론書論
제4편 '집사전용執使轉用'설과 왕희지 서예의 가치
제5편 서예 표현의 기반과 단계
제6편 서예의 묘경妙境과 비판
발어跋語 『서보』 저술의 취지
참고도판/참고문헌/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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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정의 <손과정 서보 역해>
|2009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1400여 년 전 누가 ‘서예’를 고민했는가
글씨가 예술이었고 좋은 글씨를 소유하고 집안을 장식하고자 했던 한자 문화권을 살펴볼 때, 서예는 분명히 특별한 예술이며 서양과는 다른 예술관을 보여준다. 서예가 예부터 발달한 중국 역사에는 수많은 서예 이론서가 있었다. 그 가운데 체계를 갖춘 최초의 이론서는 바로 1400여 년 당唐나라 사람 손과정孫過庭이 쓴 『서보書譜』이다. 이 책에서 손과정은 당나라 시대까지의 서예사를 비롯하여 서예의 본질과 가치, 기법, 비평, 예술 정신까지 서예를 종합적으로 다룬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원문의 세 배가 넘는 역해와 주석 외에도, 약 60여 개가 넘는 미학 개념들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보다 전체적인 안목을 제시해준다는 점이다.
스스로 일가를 이루길 바라며 후대 서예가들에게
『서보』는 뭇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서예 이론서라고 해서 딱딱하고 권위적이지 않다. 요즘 사람들이 읽어도 막힘이 없을 정도로 매끄러운 문장은 손과정의 서예에 대한 고민과 가치관, 대안들을 잘 전달해준다. 글 내용으로 볼 때 손과정도 이론을 나열하기 위해서 쓴 것 같지 않다. 그는 서예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와 잘못된 서예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비판한다. (이 부분에서 손과정의 성격이 드러난다.) 자신이 서예가이자 서예 이론가였던 그는 무엇보다 후세에 서예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 놀라운 점은 예술에 대한 고민은 천몇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에 나타난 손과정의 중요한 서예관 몇 가지를 살펴보면 이렇다.
—— 최고에 이르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다네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볼 때면 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말한다. “뭐야, 이거. 세 살 먹은 애도 그릴 수 있겠다.” 그렇다. 우리가 마주하는 많은 명화들은 천진하고 소박하다 못해 가끔 풋풋함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피나는 노력과 다양한 예술적 시도 끝에 아이처럼 그린 그림과 정말 아이가 맘대로 그린 그림은 어떻게 다를까.
손과정은 이렇게 정리한다. 예술가의 것은 최고의 경지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고, 아이의 것은 시작하는 단계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라는 것. 어쩌면 인생을 비유하는 것 같기도 한 서예의 수련 과정을 그는 세 단계로 나누었다. 먼저 기본 규범을 배우는 단계 ‘평정平正’, 그 다음 여러 변화를 시도해 보고 공들여 세련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인 ‘험절險絶’, 그리고 마지막은 훨씬 더 차원 높은 질박함을 보여주는 ‘평정’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의 평정과 나중 평정을 구별하는 감식안을 갖는 것은 대단한 노력을 요하는 것이지만, 그의 삼단법은 서예가뿐 아니라 예술가의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
—— 진정 서예를 했다면 왕희지 정도는 되어야
손과정이 살던 시대 서예가로는 당시 한漢나라 사람 종요鍾繇, 위魏나라 사람 장지張芝 그리고 동진東晉시대 사람 왕희지와 그의 아들 왕헌지王獻之를 높이 평가했다. 그 중에서 그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서예가는 왕희지王羲之이다. 종요는 해서에, 장지는 초서에 뛰어났다. 왕헌지는 스스로 아버지보다 자기가 낫다고 여겼으나 손과정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왕헌지는 그 아버지의 서예를 다 물려받지 못했으며, 신선에게 서법을 전수받았다는 그의 행동은 배움이 없는 사람이나 하는 짓이라는 것. 그에 비해 왕희지는 장지나 종요처럼 특정 서체에 특출하지는 않았어도 모든 서체에 두루 뛰어났고 깊은 정취와 서예를 합하여 우아한 격조를 보여주었다는 것이 손과정의 주장이다.
—— 연습을 이기는 것은 없지
진秦나라 장수 항우項羽는 글은 그저 이름이나 쓰면 된다고 하며 학문에 뛰어나지 못함을 변명하였다. 그러나 이런 경우를 핑계로 연습을 게을리 한다면 서예의 변화무쌍하고 오묘함을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다. 결국 깊이 탐구하는 사람만이 서예의 깨끗한 알짜를 맛볼 수 있다. 초서에 통달했다는 장지는 연못가에서 글씨 연습을 했는데, 온 연못물이 새까매질 때까지 하였다고 한다. 통달한 사람은 글씨, 품평과 감상 모두를 잘 할 수 있으며, 이렇게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는다는 것은 마땅한 진리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주 잊는 것이기도 하다.
—— 당신의 글씨는 곧 당신의 사람됨
손과정에 따르면 서예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한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 정진하지만 나중에는 자신만의 서체가 나타나게 된다. 성정이 너무 곧은 사람은 서예 또한 그러하여 수려함이 부족하고, 완고한 사람의 것은 딱딱하고 메마르며, 근엄하고 고지식한 사람은 그 서예 또한 너무 조심스러워 어색하다. 의심이 많은 사람은 붓이 멈춰져 흐름이 시원하지 못하고, 가볍고 속이 좁은 사람은 글씨가 속되다. 이런 사람들은 결국 글씨의 큰 도道를 보지 못하고 스스로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에둘러서 손과정은 인격 수양을 강조한다.
—— 마음과 손이 하나가 되니 구속됨이 없네
어떤 사람들은 서예의 기본 법도도 배우려 하지 않고 자신만의 서체를 개발하거나 특이한 서체를 배우는 데 골몰한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규범에만 얽매여 자신의 개성과 정취를 표현하지 못한다. 온갖 서체의 변화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도 그 나름의 깊은 맛을 제대로 표현하기란 역시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종요나 장지, 왕희지나 왕헌지의 규범과 법도에서 벗어나도 서예의 정밀하고도 묘한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손과정의 답은 이렇다.
“사색과 연습을 꾸준히 하여 마음과 손이 하나가 되고, 기존의 서예 법칙을 모두 잊어 그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손과정이 초서(그는 초서를 잘 쓰기로 유명했다.)로 직접 쓴 ‘묵적墨迹’을 도판으로 먼저 보여준다. 그 다음 전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국역 전문’을 실었다. 그 다음 원문의 세 배가 넘는 ‘번역․주석․해설’은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여기 해설에는 역자가 덧붙인 60여 개의 미학 개념 설명이 뒤따르며, 특히 유가나 도가 관점에서 본 손과정의 서예 미학을 살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언급되었거나 중요한 서예 작품 도판을 실었다.
[출처] 손과정의 <손과정 서보 역해>|작성자 행복을 선사하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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