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용 한자책만 내다 '선생님 한자책' 낸 전광진 교수
본지 생활한자 12년간 연재 "한자, 올해부터 의무 교육돼
임용시험 과목에도 없는데 난감한 선생님들 돕고 싶어"
19일 오후 전광진 성균관대 중문학과 교수가 이번에 출간한‘선생님 한자책’을 펴들고 한자어 풀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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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정확한 뜻을 설명하려다 말문이 막혔다. '제창'이 가지런할 제(齊) 자와 부를 창(唱) 자가 만나 '여러 사람이 다 같이[齊] 노래 부름[唱]'임을 알았다면 잘 설명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한자어를 바로 이런 방식으로 풀어낸 교사용 사전이 출간됐다.
1999년부터 12년간 조선일보에 '생활한자' 코너를 3300회 이상 연재했던 전광진 성균관대 중문학과 교수가 '선생님 한자책'(LBH교육출판사)을 출간했다. 분량도 총 1392페이지에 달한다. 2007년부터 '우리말 한자어 속뜻 사전' 등 한자를 몰라 우리말 한자어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만을 펴내다가, 처음으로 교사들을 위한 한자책을 펴낸 것이다.
전 교수는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 교사들이 올해부터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의무적으로 한자를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 됐지만, 교육대학에서도 한자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치지 않고 임용시험에도 한자 과목은 없는 상황"이라며 "한자 지식이 거의 없어 어려운 입장에 처한 선생님들을 돕고자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이 책은 한국어문교육연구회에서 정한 2~8급 한자 2355자를 중심으로 한자어와 한자 풀이를 담았다. 첫 글자를 중심으로 한 전순(前順) 어휘와 끝 글자를 중심으로 한 역순(逆順) 어휘를 함께 열거해 해당 한자를 이용한 조어를 완벽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고, 한자에 상응하는 영어 어휘도 같이 제시해 영어 학습 효과도 노렸다.
2006년 전 교수는 한자라는 문자가 그 자체로서 이미 뜻을 암시하는 '힌트'를 지니고 있는 점에 착안, 'LBH(Learning by Hint) 학습법'을 개발했다. 전 교수의 책은 물론, 조선일보 '생활한자' 코너 역시 모두 이 학습법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선생님 한자책'의 표제어는 여느 국어사전과 다를 바 없지만, 한자의 속뜻 풀이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예를 들어 '만세'(萬歲)를 찾으면 '(일만 만, 해 세) ①오랜(萬) 세월(歲) ②오래도록 삶, 영원히 살아 번영함 ③'영원하라!'는 뜻으로 크게 외치는 소리'라고 풀이하는 식이다. 전 교수는 "'우리나라 만세'의 뜻을 묻는 학생에게 '우리나라 파이팅'이라고 잘못 설명해주는 교사도 있다"며 한자어 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책 출간 이전에도 전 교수는 2008년 10월부터 5년간 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재능기부 형식의 무료 특강을 꾸준히 벌여 왔다. 지금까지 1만여명이 100여회의 특강에 참석했다.
전 교수는 설명하던 책을 덮으며 "최근 몇 년간 만화로 된 한자책 등의 영향으로 한자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많아졌는데, 오히려 교사들이 한자를 몰라 가르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사들이 한글뿐 아니라 한자도 알아야 비로소 독서(讀書)지도뿐 아니라 독해(讀解)지도까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전 교수의 손에 들린 '선생님 한자책'의 겉표지엔 "왕대밭에 왕대난다"는 문장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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