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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부를 주목하라,새전북신문,임병식

굴어당 2013. 2. 22. 12:15

 

삼국지의 무대 ‘쓰촨성’…역사 간직한 관광자원 풍부
중국 서부를 주목하라 <3> 쓰촨성과 삼국지
2013년 01월 20일 (일)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 쓰촨성 청뚜에 있는 두보초당 내부  
 

유비가 세운 한나라 땅, 쓰촨(四川)성은 삼국지의 무대다. 그런 까닭에 쓰촨성에서 유비, 관우, 장비의 흔적을 좇는 재미는 쏠쏠하다. 또 유비의 브레인이었던 제갈량과 방통의 유적지도 빼놓을 수 없다. 삼국지는 중국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한다. 그래서 쓰촨성을 알면 중국인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단초를 만나게 된다. 또 쓰촨성은 구채구 풍경구, 황룡 풍경구, 팬더 서식지, 청성산과 도강언, 어메이산과 낙산대불 등 유네스코 문화·자연유산을 갖고 있다. 이뿐 아니다. 시성(詩聖)으로 추앙받는 당나라 시인 두보를 모신 두보초당(杜甫草堂), 중국 유일의 여자 황제였던 측천무후가 태어난 광원(廣元)시, 그리고 지진 유적지까지 다양하다. 서부 대개발의 전진 기지로 부상한 쓰촨성의 관광자원을 조명한다.<편집자 주>

   
 
  ▲ 위부터 산서성 한중에서 쓰촨성 청뚜 방향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세워진 검문관, 1,200개의 불상이 새겨진 광원시 천불애, 장비가 적을 막기 위해 심었다고 전해지 는 편백나무 숲길(취운랑) 앞에서  
 

△검문관(劍門關)

보잘 것 없던 유비가 한나라 부흥을 도모한 것은 평생 동지인 관우, 장비를 만나면서부터다. 이들은 복숭아꽃이 만발한 봄날, 얼큰한 술에 취해 결의를 다진다. 이후 책사인 제갈량과 방통을 만나면서 꿈은 현실이 된다. 유비는 지금의 쓰촨성에 400년 전 멸망한 한(漢)의 뒤를 이어 촉한을 세운다. 유방이 세운 한나라와 구분하기 위해 촉한(蜀漢)으로 부른다.

적벽대전 이후 유비는 익주 땅, 쓰촨성을 넘본다. 익주를 차지하기 위해 유비가 넘던 길이 촉도(蜀道)다. 이 길은 섬서성 한중(漢中)에서 시작해 쓰촨성 광원(廣元), 검각(劍閣), 미옌양(綿陽), 더양(德陽), 청뚜(成都)까지 이어지는 650km의 험난한 산길이다. 이 길이 아니면 수백키로미터를 우회해야 하는 까닭에 당시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그런데 깎아지른 절벽이 쓰촨성을 보호하듯 병풍을 치고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 사이로 한 곳만 툭 갈라져 있는데 이곳에 검문관(劍門關)을 세웠다. ‘칼로 세운 문’답게 검문관을 지키면 대군도 능히 막아낼 수 있다.

‘한 사람이 지키면 만 명을 막아낸다(一夫當關萬夫莫開)’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은“촉으로 가는 길, 푸른 하늘 오르기보다 어렵다(蜀道之難難于上靑天)"고 읊었다. 청뚜 방향 매표소에서 검문관(劍門關)까지는 산길로 2시간이 소요된다. 산길은 완만해서 산책로로도 손색없다.

검문관까지 오르는 길목에는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의 석상이 있고 이 길을 넘었던 수많은 문인들의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검문관에 오르면 계곡에서 불어오는 칼바람 때문에 몸을 가누기 어렵다. 주변에는 당시 군사들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낭떠러지에 몸을 의지한 채 두부 요리로 끼니를 때우며 길목을 지켰다는 병사들이 모습이 애잔하다. 검문관 주변 식당들이 두부 요리로 유명한 것은 이 때문이다.

 

 

 

△광원(廣元)시와 측천무후

검문관을 지나 10여 분을 더 걸으면 광원(廣元)시다. 광원시는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자 황제 무측천이 태어난 곳이다. 자링장(嘉陵江)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무측천을 기린 사당이 있다. 무측천은 성이 무(武)씨인데 67세에 황제에 오른 뒤 82세에 숨을 거둘 때까지 중국을 빈틈없이 통치했다. 역사는 무측천을 잔인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당 태종의 후궁으로 들어가지만 태종이 죽자, 아들 고종의 황후가 된다. 이후 자신의 두 아들을 황제로 만든다. 하지만 사돈 집안에서 반란을 꾀하자 폐위한 뒤, 직접 황제에 오른 흥미로운 인물이다. 나라 이름도 주(周)나라로 바꿨다. 무측천은 재임 기간 기득권층에 대해서는 공포정치를 단행한 반면 서민들에게는 선정을 베풀었다.

백성에게는 훌륭한 국가지도자였던 셈이다.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 학문을 진작시켰으며, 귀족정치를 끝장냈다.

그래서 그의 치적을 기려 ‘무주(武周)의 치(治)’라고 한다. 당 태종의‘정관(貞觀)의 치(治)’에 버금간다는 의미다. 무측천 사당에 누각에 오르자 황량한 바람이 지난다.

난간에서 바라본 광원시 풍광은 한적하다.

최초의 여자 황제를 배출한 무측천의 고향인 까닭에 만나는 이들마다 한국의 여성 총통(대통령)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한다. 시내로 들어서면 무측천이 이름을 내린 황택사(皇澤寺)가 있다. 황제의 은혜가 넓고 커서 이곳까지 미친다는 뜻이다. 무측천과 고종을 나란히 새긴 동상이 눈길을 끈다. 무측천의 정치적 기반을 토대로 당나라는 번성했다고 한다.

광원시를 떠나면서 기득권층에게는 엄했지만 백성들에게는 칭송 받았던 무측천 같은 여성 대통령을 소망한다.

첫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충만한 계사년 정월, 중국 유일의 여자 황제가 태어난 고향을 찾는 것은 우연치곤 각별하다.

△무후사(武候祠)와 방통사묘(龐統祠墓)

제갈량의 위패를 봉안한 청뚜(成都) 무후사(武候祠)와 방통의 무덤이 있는 더양(德陽)시 방통사묘(龐統祠墓)도 삼국지와 관련된 유적이다. 제갈량은 천하의 패권을 노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쓰촨성(익주)을 차지했지만 끝내 대업을 이루지 못했다. 그가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비가 세운 촉한은 망한다. 무후사는 제갈량을 가장 제갈량답게 대접하는 공간이다.

규모도 그렇지만 유비와 함께 모신 까닭이다. 무후사는 제갈량의 시호인 충무후에서 따온 명칭이다. 조선을 구한 명장, 충무공 이순신의 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무후사는 유비(한소열)의 묘와 제갈량의 사당을 통칭해 부른다.

군주와 신하를 한 곳에 모실만큼 제갈량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정은 남다르다. 무후사 앞, 도로 명칭 또한 무후사 대로이다.

제갈량의 인기를 반증하듯 무후사는 연중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삼국지에서 단연코 주인공은 제갈량이다. 중국인들은 겸손과 절제를 바탕으로 군주를 보필한 제갈량을 사랑하는 것이다. 더양시에 있는 방통사묘 역시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다. 방통은 제갈량과 자웅을 겨룰만큼 지략이 뛰어났다. 그러나 성도로 진격하던 중 적군이 쏜 화살에 맞아 36세의 젊은 나이에 죽는다. 중국인들은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방통을 애석해한다.

△천불애(千佛涯)

광원 시내에서 멀지 않은 가릉(嘉陵) 강변에 천불애(千佛涯)가 있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절벽에 천여개의 불상을 포함한 7,000여 개 석상이 조각돼 있다. 쓰촨성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석불이다. 애초에는 1만2,000여 개가 있었지만 쓰촨성~섬서성 간 국도(108호)를 개설하는 과정에 서 상당수가 훼손됐다. 당나라부터 청나라 때까지 다양한 양식의 불상을 볼 수 있다.

아찔한 절벽을 타고 바위를 통째로 깎아 불상을 새겼으니 불심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국가급 문물치곤 관리는 허술하다. 절벽을 따라 불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잔교를 설치했는데, 아찔하다. 그런데 불상의 상당수가 목이 달아났거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훼손됐다.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들에 의해 파괴된 것이라고 한다.

중국 근대사에서 암흑기였던 문화혁명의 부작용을 천불애에서도 확인하는 셈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관람객 편의를 도모한답시고 천불애를 현대식 건물로 덮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강변에서 바라보는 천불애의 고졸한 맛도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쓰촨성 청뚜(중국)=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두쟝옌(都江堰)

유네스코 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두쟝옌(都江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봉건왕조 시대, 관리들의 이미지는 백성의 피를 빨아먹는 가렴주구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두쟝옌은 백성에게 사랑받는 관리는 어떠해야 하는 지를 보여준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진(秦)나라 때 태수로 부임한 이빙(李氷)과 아들 이얼랑(李二郞)은 대규모 수리시설을 축조한다.

농사용 물과 생활용수, 식수를 확보하고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천산에서 흘러나온 물은 민강(岷江)을 이룬다. 민강은 두쟝옌 시를 지나 장강에 합류한다. 이빙은 부임 이후 하나로 흐르던 민강을 두 개로 쪼개 외강(外江)은 장강으로 흐르게 하고, 내강(內江)은 청뚜 평원으로 물머리를 돌렸다. 내강은 부챗살처럼 퍼져 청뚜를 흠뻑 적신다.

쓰촨성이 중국 내 농산물 생산량 1위를 자랑하는 것은 온난한 기후와 함께 두쟝옌이라는 뛰어난 수리시설에 힘입었다. 또 홍수기 범람할 때는 내강의 물을 외강으로 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다목적 수리시설인 셈이다. 두쟝옌을 중국 고대 건축물 가운데 가장 위대하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려 2250년 전에 축조됐음에도 지금도 최초 의도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이롭다. 지역주민들이 이빙과 그의 아들을 얼마나 존경하는 지는 두쟝옌 한쪽에 세운 이왕묘(二王廟)라는 사당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주민들은 그들을 왕(王)으로 칭호하며 존경을 보내고 있다. 중국에서 왕족이 아닌데도 사후에 왕으로 예우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빙 부자와 관우가 유일하다. 두쟝옌에서 자꾸만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떠올리는 것은 이때문이다.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5년 임기동안 무려 22조원의 세금을 쏟아 부은 4대강 사업은 결국 부실로 드러났다. 통치권자의 독단도 무섭고, 감사원의 뒷북치기 감사도 치졸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쓰촨성 청뚜(중국)=임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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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용한 내륙 분지에서 탈피 서부 대개발‘성장 엔진’으로 급부상
중국 서부를 주목하라 <2>청유경제권
2013년 01월 16일 (수)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 쓰촨성 광원시, 관광도시인 한적한 이곳에도 대형 타워 크레인이 고층 건물을 올리고 있다.  
 

미국 포츈지는 올해 5월 12일 대지진 5주년을 기념해 쓰촨성 청뚜에서 ‘쓰촨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주제는 ‘쓰촨, 중국의 미래’다.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포츈이 쓰촨성을 ‘중국의 미래’라고 규정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정답은 서부 대개발의 거점 지역인데다 대지진 이후 중앙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에 힘입어 숨가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청뚜 국제공항을 빠져 나오자마자 상전벽해와 마주하게 된다. 지난해에 이어 1년만에 다시 찾은 청뚜 국제공항 옆에 새로 문을 연 제2국제공항이 그것이다.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 쓰촨성 제2도시인 더양시 인근 광원시. 화려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여유가 느껴지는 더양시 시가지 풍경.  
 

어림잡아 인천국제공항에 맞먹는 제2국제공항이 1년만에 문을 연 셈이니 놀랍다. 공항을 빠져나와 더양시로 향하는 고속도로 주변은 신축 중인 고층 빌딩들로 즐비하다. 건물마다 대형 타워 크레인이 붙어 쉴새 없이 건축 자재를 나르고 있다. 청뚜 신시가지(고신개발구)는 국제전시관 등 고층 빌딩들로 스카이라인이 바뀌었다. 고신개발구와 가까운 IT소프트웨어 단지에는 인텔, 델,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모토롤라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IT기업이 900여개사가 입주해 있다. 전체 등록 기업은 1만 2,000개사에 달한다.

이곳의 2011년 생산액은 3,000억 위안(약 54조원)으로 쓰촨성 전체 GDP의 7분의 1이 여기에서 나왔다. 미국 포브스지는 ‘향후 10년간 세계 최고 성장 도시’로 청뚜를 지목했다. 롯데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인 환추중심(뉴센추리글로벌센터)은 상상을 초월한다. 건물 내에 인공 해수욕장이 있고 오피스텔, 호텔을 갖춘 대형 복합 쇼핑몰이다.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민간 기업이 짓는 환추중심은 청뚜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뚜시는 건물이 문을 열면 2015년까지 컨벤션산업에서 연 매출 100억 위안(1조 8,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쓰촨성은 2008년 5월 12일 대지진으로 우리나라 면적에 해당하는 지진 피해를 입었다.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은 주택, 학교 등이 붕괴됐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통계만 해도 9만여명이 숨졌다. 참극이다. 서부 대개발 정책이 추진 중이던 와중에 터진 대지진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제 개발에 촉매제가 됐다. 조속한 지지 피해 복구를 위한 중앙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뒤따랐다. 이에 힘입어 쓰촨성은 과거의 조용한 내륙 분지에서 벗어나 서부 대개발을 위한 성장 엔진으로 자리를 굳혔다. 쓰촨성은 인근 충칭과 함께 ‘청위(成兪) 경제권’으로 불린다.

중국 서부 대개발의 견인차는 충칭(3,280만명)과 쓰촨성 청뚜(1,200만명) 주변 지역을 통합한 ‘청위(成兪) 경제권’에 있다. 면적 20만 6,000㎢에 상주 인구만 9,960만명에 달하는 청위 경제권은 땅덩어리와 인구에서 각각 한국의 2배에 해당한다. 2010년 중국 전체 GDP의 5.3%를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8%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주 쓰촨성 청뚜 한국영사관 진기훈 부영사는 “청뚜는 내륙 소비를 주도하는 소비 도시로써 올해 청뚜에 롯데백화점, 충칭에 롯데마트가 각각 문을 연다. 또 청뚜~인천 간 하루 120편의 항공편이 개설되는 등 교역 규모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청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면서 “쓰촨성과 충칭 등 서부 내륙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쓰촨성 일대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 사업은 총 2만 9,700개로, 무려 8,650억원 위안(약 165조원)이 투입됐다. 이미 지난해 100% 가까이 집행이 완료됐다.주택 540만호 건설에 30%,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20%, 공단 건설 등에 20%가 각각 투자됐다. 복구 특수에 힘입어 쓰촨성의 2011년 GDP는 2조 1,000억 위안으로, 지진 이전인 2007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경제 성장률 또한 15%로 상하이, 텐진 등 동부 연안 지역을 제치고 중국 22개 성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청뚜는 중국의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주목된다.

2011년 외국인 투자액은 110억 달러(약 13조원)에 달하고, 수출입은 55% 급증한 55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8월 쓰촨성 쯔양시 일대에 ‘쓰촨현대기차유한공사’ 상용차 공장을 착공했다. 쓰촨현대는 2014년부터 트럭 15만대, 버스 1만대 등 총 16만대 규모의 완성차를 생산하게 된다. 이밖에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충칭과 청뚜), SK화학(충칭), 삼성전자(시안), 금호고속(청뚜), 삼성에버랜드(청뚜), SK텔레콤, CJ사료 등이 진출했다. 청유경제권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250개사에 달한다.

충칭시는 자동차, 석화, IT 위주 5대 공업도시를 발판으로 2010년 지역 총생산, 소비매출 증가율 모두 17% 이상으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푸둥, 텐진 빈하이에 이어 2010년 6월 충칭 량장(兩江)을 세 번째 국가급 개발특구로 지정했다. 서울시의 2배 크기인 량장 개발특구는 자동차, 신소재, 장비, 바이오, 의약 등 6대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도 서부 내륙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는 동부 연안에 비춰볼 때 미약하다. 대부분 투자가 동부 연안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동부 연안은 포화상태나 다름없다.

서부 내륙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는 대중국 투자기업의 2.9%, 투자금액의 5.4%에 불과하다. 임성환 KOTRA 청뚜무역관장은 “2007년 3월 발표된 ‘서부 대개발 11.5 계획’에서 경제발전 우선 중심 지역으로 청뚜가 중점적으로 발전시킬 도시로 선정되는 등 IT, 자동차, 유통, 금융, 물류 등에서 서부 내륙의 비중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면서 “동부 연안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는 말로 인식 전환을 부탁했다.

박원서 한중문화협회 청뚜지회장 역시 “서부 대개발의 중심지역인 쓰촨성 청뚜는 물론 인근 더양, 멘양 등은 하루가 다르게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협댐에 필요한 발전설비를 모두 쓰촨성 더양시에서 생산했을만큼 기술력도 뛰어나다. 또 풍력발전 설비 생산 규모도 아시아 최대다. 중국 정부의 서부 대개발 정책에 발맞춰 틈새시장이나 다름없는 쓰촨성, 산시성, 윈난성 등 서부 내륙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쓰촨성(중국)=임병식 기자 montlin@sjbnews.com



△쓰촨성과 청뚜는

   
 
  ▲ 청뚜관착특화거리  
 


쓰촨성 성도(省都)인 ‘청뚜(成都)’는 지난해 초 중국 투자자문사가 발표한 '중국 도시 거주민 고통지수' 결과 행복도는 높고 고통도는 낮은 이상적인 도시로 조사됐다. 쉽게 말하면 중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뜻이다. 이 보고서는 베이징(北京), 청뚜(成都), 광저우(廣州), 샤먼(廈門), 상하이(上海), 지난(濟南), 시안(西安), 센양(瀋陽), 따롄(大連), 우한(武漢) 등 중국을 대표하는 10개 도시를 대상으로 했다. 이 결과 청뚜는 자녀 교육, 주거, 의료, 노인 부양, 여가 등에서 경쟁 도시를 제치고 1위로 떠올라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주목 받았다.

쓰촨성은 인구 1억명으로 중국에서 네 번째로 큰 성이다. 지명이 의미하듯 네 개의 큰 강이 사천성을 지난다. 그래서 중국 농산물 생산량 1위를 차지하며, 중국 10대 명주 가운데 4~5개가 쓰촨성에서 생산될만큼 술의 고장이다. 중국 술문화엑스포가 열린다. 성도인 청뚜는 인구 1,200만명으로 서부 내륙의 성장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른 중국 도시와 마찬가지로 청뚜 역시 교통은 혼잡하지만, 내륙 특유의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삼국시대 당시 청뚜는 익주로 불리웠다. 2008년 대지진 이후 매년 13~15%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 삼국지의 무대였던 촉나라 땅임을 상징하는 유비 관우 장 청뚜관착특화거리 비 제갈량을 묘사한 석상.  
 

쓰촨성은 유비가 세운 촉한 땅이다. 그래서 쓰촨성 전역에는 유비, 제갈량, 관우, 장비와 관련된 유적지가 널려 있다. 유비와 제강량을 기리는 청뚜 무후사를 비롯해 광원시 검문각 등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쓰촨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5개나 보유하고 있을 만큼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구채구 풍경구, 황룡 풍경구, 팬더서식지, 청성산과 도강언, 어메이산과 낙산대불 등이다. 또 맵기로 이름난 쓰촨 요리는 중국 4대 음식 가운데 하나다.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매운 ‘훠꿔’는 대표적이다. 태권도 인구는 20만여명으로 한국 태권도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베이징을 대표하는 ‘경극(京劇)’에 버금가는 ‘천극(川劇)’이 유명하다. 영화 ‘변검’을 통해 소개됐듯이 순간적인 동작으로 얼굴을 바꾸는 변검은 천극의 단골 메뉴다. 청뚜에 ‘천극원’이라는 전용 극장이 있다. 관람객 중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만큼 천극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지대하다. /쓰촨성 청뚜(중국)=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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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부를 주목하라> 웅장한 협곡, 호도협
세계적인 트래킹 루트로도 유명 호랑이 건너 뛸만큼 지척 마주해
2013년 01월 23일 (수)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 호도협  
 
누구는 평생에 한 번 가봐야 할 곳으로 ‘사막, 초원, 협곡’을 꼽는다. 모두 도달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그곳에 서면 웅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지, 작은 일로 아귀다툼해 왔던 자신을 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갖게 된다. 윈난성 리장에서 자동차로 2시간을 달리면 닿는 호도협(虎逃峽)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다.

호도협은 세계적인 트래킹 루트로도 유명하다. 위룽쉐산과 하바쉐산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호도협은 이름 그대로 호랑이가 건더 뛸만큼 지척을 마주하고 있다. 두 설산을 바라보며 16㎞ 숲길을 걷는 트레킹에는 1박 2일이 소요돼 별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인 친구 팽덕군 판사와 함께 리장을 출발해 비포장 도로와 포장 도로를 번갈아 달리기를 2시간.

   
  ▲ 호도협 가는 길  
 
드이어 호도협이다. 호도협에 들어서자 협곡을 타고 불어오는 칼바람으로 온 몸이 굳는다. 눈을 제대로 뜨기 어려울만큼 세찬 바람으로 절로 몸이 움추려 든다. 협곡 아래로 보이는 물줄기는 거세다. 잔잔하게 흐르던 강은 호도협 인근에 도달해 거친 숨을 몰아 내쉰다. 계곡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설치한 난간을 따라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깎아지른 낭떠러지 사이로 어떻게 철제 난간을 설치했는 지 의문이다. 계곡 아래에 도착하면 거대한 호랑이 석상이 포효한다. 계곡 건너편을 향해 몸을 날릴 것 같은 민첩한 자세다. 지금은 겨울이라 트레킹하는 이들이 드물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세계 각국에서 트레킹 족들이 몰린다고 한다. 계곡 바람을 맞으며 걷는 숲길은 호도협의 매력이다.

이 길은 차마고도로도 이용됐기에 당시를 떠올리면 걷는 맛도 일품이다. 호도협을 가는 길은 유명 관광지임에도 비포장 도로가 절반이다. 윈난성 정부는 이제야 포장 공사를 하는 지 곳곳이 공사 중이다. 가면서 만나는 소수민족들의 민가는 정겹다. 자신보다 큰 등짐을 지고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는 촌로의 모습에서 소수민족의 고단한 삶이 읽힌다.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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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시린 소수민족의 공연 세계가 주목
중국 서부를 주목하라 <5> 인상 리장과 여수금사 공연
2013년 01월 31일 (목)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 말등에 차를 싣고 떠나는 마방 행렬.  
 
   
 
  ▲ 리장고성의 야경.  
 

윈난(雲南)성 리장(麗江)을 지난주 한 회로 끝내기에는 왠지 아쉽다. 리장이 품고 있는 소소한 이야기와 옥룡설산에서 펼쳐지는 ‘인상(印象·Impression) 리장’이란 공연을 서둘러 끝맺는 것은 허전하다. 그래서 지난 주에 이어 리장이란 도시가 자아내는 소소함과 장예모라는 거장이 만년설을 배경으로 풀어내는 서사시를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 본다. 장예모 감독의 인상(印象) 시리즈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공연으로 시사점이 많다. 또 ‘인상 리장’과 함께 수수민족의 실내 공연인 ‘여수금사(麗水金沙)’도 빼놓을 수 없다.<편집자 주>

리장 어디에 있든 옥룡설산(해발 5,596m)은 한 눈에 들어온다. 리장의 날씨는 한 겨울에도 꽃이 필만큼 순하다. 그런 리장에서 만년설은 뜻밖이다. 리장에 들어선 순간, 흰눈을 머리에 두른 설산이 와락 다가선다. 언뜻보면 흰머리칼을 날리는 신선이다. 결국 옥룡설산은 산 아래 터를 잡고 오랜 세월을 견뎌온 소수민족들에게는 영혼이 깃든, 리장을 지키는 산신령인 셈이다.

리장 시가지에서 설산까지는 자동차로 30여분이면 닿는다. 설산을 향해 가는 길, 한적하다. 몽골초원에서 봤던 초원을 닮은 생경한 풍경이 따라온다. 바람이 거세 나무가 자라지 못한 것으로 추측할 따름이다. 그러나 설산에 가까이 갈수록 소나무는 무리를 짓고, 이윽고 숲을 만든다. 설산 입장료는 리장고성 관람료를 포함해 185위엔(3만5,000원)으로 싸지 않다.

입구를 지나 5분여를 오르자 세계 최고 높이(해발 3,200m)의 야외 공연장이 반긴다. 붉은색의 공연장은 회색과 흰색이 배합된 설산을 등지고 있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공연장 규모는 6만여평으로 압도적이다. 관람권은 일반 190위엔(3만6,100원), VIP 260위엔(4만9,400원)이다. VIP 좌석을 샀다. 결국 설산 입장료를 포함해 445위엔(8만5,000원)에 공연을 보는 셈이다.

1,000여명 이상을 수용하는 공연장은 빈 자리가 없다. 관람료가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고 곧바로 짧은 생각이었음을 깨닫는다.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감동과 경이로움이 끊임없이 출렁댄다. 공연은 마방(馬幇) 행렬로 시작된다. 리장은 옛날 차마고도의 중심지였다. 윈난 남부에서 얻은 최상의 녹차는 리장을 지나 티벳으로 향했다.

마방들은 녹차를 말등에 싣고 먼 길을 향했다. 애잔한 음악과 함께 기약할 수 없는 먼 길을 향해 떠나는 이들의 고독과 희망이 연주된다. 공연에는 무려 500여명이 출연한다. 이들 모두 전문 배우가 아닌 설산 아래 터를 잡고 산 농민들이다. 장예모 감독은 이들에게 1년여동안 연기를 지도, 전문 배우와는 다른 담백한 공연을 만들었다. 공연은 집단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수백명에 달하는 배우들은 소수민족 특유의 정서가 담긴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춘다. 장관이다. 마방 행렬로 시작된 공연은 소수민족의 일상적인 삶으로 짜여졌다. 씨뿌리기, 농삿일을 마친 뒤 뒷풀이, 시집가는 딸과 누나를 울며 따라가는 남동생, 감사 제사, 그리고 기원까지 소수민족들의 일상생활이 90동안 숨가쁘게 펼쳐진다.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니 눈물을 훔치는 여성도 숱하다. 중국어를 알아들을 순 없지만 뜨거운 무엇이 가슴 밑바닥을 적신다. 500여명에 달하는 배우들이 같은 동작으로 큰 북과 작은 북을 치는 부분에 이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절정에 이를 무렵 100여마리에 달하는 말이 공연장을 누빈다. 실내 공연에 익숙한 우리의 상상력을 보기좋게 날려버리는 호쾌한 장면이다.

말등에 올라탄 남정네들은 설산을 배경으로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 놓는다. 이제는 더이상 소수민족도, 변방도 아니라는 외침으로 들린다. 공연을 보면서 이들이 정말 농민일까 싶을만큼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여기에서 장예모란 거장의 상상력과 희생이 돋보인다. 설산을 배경으로 무대를 만든 발상은 놀랍다. 붉은 무대는 갈짓자 형태로 계단식 길을 냈다.

그리고 배우들이 출입할 수 있도록 구멍을 냈다. 멀리서 보면 마치 개미굴 같은 구멍에서 공연진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사람 뿐 아니라 말까지 뒤섞여 정신을 쏙 빼놓는다. 뛰어난 스토리텔링도 장예모의 특징이다. 그는 실경을 무대로 활용하고, 소수민족들 사이에 전해오는 설화, 전설, 민담을 버무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창출했다.

무대 장치와 공연에 그쳤다면 장예모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다. 그러나 그는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을 뛰어넘어 지식인의 자세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존경받는다. 그는 인상 리장을 비롯해 인상 서호, 인상 대홍포, 인상 해남, 인상 계림 등 5개 인상 시리즈를 만들었다. 모두 소외된 지역과 소수민족을 선택해 실경산수무대라는 공연을 선물했다.

공연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소수민족들에 대한 문화적 자긍심 고취로 이어졌다. 인상 리장을 보기 위해 리장에 가고, 인상 계림을 보기 위해 계림을 찾는 관광 풍속도를 만든 것이다. 장예모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을 이해할 것 같다. 리장을 떠나면서 공연 내내 흘러나오던 ‘아름다운 꿈속의 리장’이란 음반을 샀다.

아름다운 도시 리장과 설산에서 보았던 소수민족들의 공연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내게 리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친구 팽덕군 판사를 들 수 있다.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 ‘여수금사(麗水金沙)’ 공연

   
 
  ▲ 8개 소수민족이 출연해 90분동안 다양한 춤과 노 래를 선물한다.  
 


리장의 밤은 아름답다. 옥룡설산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바라보고, 리장고성의 야경을 감상하는 것이 즐겁다. 그리고 또 하나. 리장 시내에 위치한 리장국제민족문화교류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여수금사(麗水金沙)’ 공연을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람료는 200위엔(3만8,000원)으로 제법 비싸지만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공연 내용은 훌륭하다.

공연은 매일 밤 8시 시작된다. 낮에 옥룡설산에서 본 인상 리장이 호쾌한 무대였다면, 여수금사는 앙증맞다. 실내공연 특유의 이점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90분간의 공연 동안 8개 소수민족이 번갈아 가며 자신들의 전통 춤과 노래를 선물한다. 때로는 몽환적인 무대 의상과 조명, 무대 장치 등으로 꿈처럼 느껴진다. 소수민족의 의상과 소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은 즐겁다.

공연은 물, 산, 사랑을 주제로 꾸며진다. 무대가 열리면 연못을 배경으로 사랑이야기 시작된다. 어느 나라에나 있기 마련인 비극적인 연인들의 이야기다. 집안의 반대로 결혼을 못하게 된 연인들의 애닲은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윽고 영원한 사랑을 위해 함께 몸을 던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생명을 끊음으로써 영원히 함께하는 순애보가 공연의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공연 내용은 경쾌하다. 8개 소수민족들의 다양한 민속음악과 율동, 춤으로 즐겁다. 공연은 예매를 하지 않으면 않될만큼 리장의 스테디셀러다. 공연이 끝나면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사회자가 나시족, 장족, 모수족, 백족 등을 차례로 소개할 때마다 소수민족들의 차이점을 확인해 보는 것도 각별하다. 참고로 윈난에는 26개 소수민족이 있다.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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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지하자원-저렴한 노동력-넓은 시장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중국 서부를 주목하라
2013년 01월 13일 (일)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 공자상을 뒤편으로 초고층 아파트가 건립된 더양시 전경  
 

올해는 한·중 수교 21주년이다. 중국과 한국은 1992년 수교 이후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교역량은 증가하고, 한중FTA 체결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 텐진, 상하이, 광저우, 선전, 주하이, 산터우, 샤먼 등 동부 연안을 집중 개발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의 성장 동력이 서부 내륙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부 내륙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서부 내륙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서부 대개발의 전초 기지인 쓰촨(四川)성을 비롯해 윈난(雲南)성 현지 취재를 다녀왔다.<편집자 주>

카롤린 퓌엘은 저서 ‘중국을 읽다’에서 “인류 역사상 이렇게 큰 나라가-유럽 23개국을 합친 것보다 더 넓고 인구도 더 많은 나라가-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토록 대대적인 변화를 겪은 적이 없다”는 말로 중국을 묘사했다. 지난 20년동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201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5년에는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이 될 전망이다. 이제는 국제 무대에서 중국을 모르고, 중국을 외면하고는 살아남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2000년 이후 2010년까지 중국의 GDP는 4조 달러가 늘어났다. 또 현금 비축량은 2012년 현재 3조 달러에 달한다. 돈이 넘쳐난다. 만일 중국이 미국 국채를 투매할 경우 미국 경제는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중국은 미 재무부 채권 26%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주체 못할 현금을 밑천 삼아 세계 각국에서 천연 자원을 매집하고 있다. 국민들의 구매력도 크게 늘었다. 2008년 말 중국의 백만장자는 36만 4,000명으로 영국(36만 2,000명)을 능가했다. 해외 명품을 싹쓸이하는 중국인의 쇼핑 행태는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2004년 이래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연평균 20% 속도로 성장했다. 수도 베이징에는 매일 2,000대의 신차가 쏟아진다. 또 인터넷 사용자 5억명, 휴대전화 가입자 8억 1,000만명이다. 도시화 진전 속도도 빠르다. 2010년 중국에는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가 40개나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자족 기능을 갖춘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 225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중국의 성장은 두렵기까지 하다. 영국의 역사학자 폴 케네디는 ‘강대국의 흥망’에서 “국가가 세계적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유지하는 능력은 생산 능력에 달려있다”고 간파했다.

 

   
 
  ▲ ②쓰촨성 제2도시인 더양시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 월마트 ③중국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양극화는 국가적인 문제다. 검문관 가 는 길에 만난 노점상.  
 


한국과 중국 또한 수교 20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수교 당시 연간 13만 명 수준에 불과했던 양국 방문자는 2011년 660만 명을 넘어섰다. 20년 전 63억 8,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교역액도 2011년에는 2,206억 달러로 35배나 늘었다. 중국은 2004년부터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또한 한국은 미국, 일본, 홍콩에 이어 중국의 4위 교역국이 됐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하고 있다. FTA가 체결되면 양국 교역은 한층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韓流)는 중국 젊은 층에서 문화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한류는 한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베이징, 상하이를 넘어 중국 전역에서 뜨겁다. 서부 내륙에 위치한 쓰촨성에서도 한류는 흔한 풍경이다. 쓰촨성 제2도시인 더양(德陽)시 월마트 3층에 자리잡은 음반 코너에는 K팝 코너가 별도로 설치돼 있다. 또 검문관(劍門關)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 안내판에는 어김없이 한국어가 병기돼 있다. 젊은이들의 K팝 스타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청뚜에서 만난 임맹영(23)양은 원더걸스, 인피니트, 2&1 등 K팝 스타의 신상을 줄줄이 꿰고 있다. 지난해는 베이징에서 열린 한국 K팝스타 공연을 다녀올만큼 열성적이다.

쓰촨성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서부 대개발의 거점 지역이다. 지난 1997년 인구 3,500만명의 충칭(重慶)시가 직할시로 독립한 뒤 경제 규모면에서 타격을 입었지만 미엔양, 더양 등 중소 도시들의 성장에 힘입어 충칭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특히 2008년 쓰촨 대지진은 경제 발전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지진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중앙 정부의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쓰촨성 제1도시인 청뚜(成都)는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청뚜 신시가지가 조성되고, 소프트웨어 단지에는 세계적인 IT 기업 600여개사가 입주했다.

서부 대개발 정책은 2000년 3월 인민대표회의에서 처음 발표됐다. 쓰촨, 윈난, 칭하이, 내몽골 등 12개 성시자치구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서부는 중국 전체 면적의 71.4%, 인구의 28.6%를 차지함에도 더딘 경제발전과 저조한 GDP로 낙후를 면치 못했다. 중국은 지역간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서부 대개발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1단계 2000~2005년, 2단계 2005~2015년, 3단계 2015~2050년으로 나누어 추진 중이다. 2000~2008년까지 서부지역의 GDP 총액은 1조 6,655억 위안에서 4조 7,455억 위안으로 연평균 11.6%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국가 개발위는 2012년 서부 대개발을 위한 22개 항목의 중점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추진 중이며, 총 투자 규모는 5,778억 위안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충칭~만조우 철로, 둔황~거얼무 철로, 장지아코우~후허하오터 철로, 청뚜 국제공항 신설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다녀온 청뚜 제2국제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을 능가하는 대규모로 신축됐다. 쓰촨성이 내륙 개발의 전초 기지로 부상하면서 밀려드는 기업 투자와 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공항을 증축한 것이다. 서부 대개발에 필요한 허브 공항으로 발전이 기대된다.

서부 대개발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187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총 투자 규모는 3조 6,800억 위안이다. 금융위기 이후 총 4조 위안(한화 714조원)의 경기활성화 자금 중 70% 이상을 서부에 쏟아 부었다. 더양시 단 부비서장은 “제11차 5개년 계획 기간(2006~2010) 중 서부 지역은 금융위기와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뤘다. 이 기간에 처음으로 동부를 추월하는 등 모든 경제지표는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쓰촨성(중국)=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한중문화협회 박원서 청뚜지회장 인터뷰

   
 
   
 


“중국 중앙정부의 개발 정책이 상하이, 텐진 등 동부 연안에서 쓰촨성 청뚜, 충칭 등 서부 내륙으로 이동한지 13년째를 맞고 있다. 서부 내륙의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13%에 달할만큼 놀라울 지경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대 중국 투자는 아직도 동부 연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한중문화협회 박원서(49) 청뚜지회장은 올해로 중국에 정착한지 20째를 맞는 중국통이다.

LG상사 중국 주재원으로 생활하다 1994년부터 아예 쓰촨성 청뚜에 정착, 한국과 중국 간 교류 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등 한국 기업의 정착을 돕고 있다.

박 회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하이 푸동, 텐진, 광저우 등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지역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데다 한국 기업 명함을 내밀기도 마땅치 않다. 반면 서부 내륙은 개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고, 중앙 정부 정책 또한 서부 대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매력적이다. 이제는 동부 연안에서 서부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난 해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시작한지 20주년, 그리고 전북방문의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면서 “새만금은 중국과 최단 거리에 위치해 있고, 전라북도 역시 새만금에 중국 특구 설치 계획을 갖고 있는만큼 중국과 다양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내륙 시장을 공략해야 훨씬 효과적이다. 아직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선점할 경우 기득권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쓰촨성 청뚜 롱첸경제개발특구는 자동차 관련 기업과 전문교육기관이 집중돼 전북과 교류할 분야가 많다”면서 “중국 서부 내륙 공략은 물론 새만금에 중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서부 대개발의 거점인 쓰촨성 청뚜에 전라북도 연락사무소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대중국 투자가 동부 연안에 집중돼 경쟁이 치열한 반면 내륙은 성장 잠재력은 크고 경쟁은 낮아 효과적인 틈새 시장이라는 것이다.

박 회장은 “중국이 제12차 5개년 경제계획(2011~2015년) 기조를 기존 수출 주도 성장에서 내수 진작과 내륙 개발을 통한 균형발전으로 전환한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내륙의 풍부한 지하자원, 저렴한 노동력, 넓은 시장이 장점으로 떠올랐다”면서 “동부 연안에 집중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높은 임금 상승률, 외국기업 우대 폐지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더구나 내수 소비 시장도 충칭, 청뚜, 시안 등 내륙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쓰촨성(중국)=임병식 기자 montlin@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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