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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마음을 움직이다 중국의 한시외교,이규일 저 |리북 |2012.06.10

굴어당 2013. 5. 19. 23:20

한시 마음을 움직이다 중국의 한시외교

이규일|리북 |2012.06.10
페이지 312|ISBN ISBN 안내 레이어 보기 9788997496044|판형 A5, 148*210mm
도서관 소장 정보 국립중앙도서관
도서11,700 13,000 -10%

 

한시의 현대적 활용, 그 수준 높은 경지를 만나다!

중국의 한시외교『한시, 마음을 움직이다』. 이 책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외교석상에서 시를 통해 자국의 입장을 전달한 사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아름다우면서도 부드럽게, 무게 있고 심오한 한 마디로 핵심을 찌르기 위해 인용되는 한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중국 지도자들이 한시외교를 펼친 사례를 살펴본다. 50여 편의 시와 함께 배경, 함의, 앞뒤의 사연 등을 맛깔나게 풀어냈고, 중국문화에서 차지하는 한시의 다양한 활용과 기능, 옛 시를 곁에 두고 읊는 중국인들의 일상을 오롯이 보여준다. 시를 건네 마음의 뜻을 전하는 것을 중국의 전통적이고 보편적 문화현상으로 본 저자는 전통적 시론에서 이와 같은 활용에 대한 의미를 찾는다. 시를 심미적 영역에 남겨두지 않고 소통과 관계의 과정으로 끌어와 문화로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시활용에 대해 깊이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전해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차

|서문|
1장 남자의 자존심 한시에 담다: 마오쩌둥
만리장성과 중소 영토 문제 .......... 20
마오쩌둥의 독서 취향 .......... 27
부수고 섞어 새로 빚은 진흙 보살 .......... 38
마오쩌둥과 쟝졔스의 신경전 .......... 46
겨울날 구름에 비유한 국제정세 .......... 55
2장 노회한 정치인의 한시외교: 쟝쩌민
한시로 호소하는 형제의 정 .......... 64
형제여 돌아오라 .......... 72
중미관계에 대한 자신감 .......... 79
같은 시를 마음에 담은 두 사람 .......... 92
시로 은퇴를 암시하다 .......... 101
다시 미국 방문, 이번엔 이백 .......... 112
3장 정치 모범생의 한시 이벤트: 후진타오
모범생 지도자의 얌전한 한시외교 .......... 120
미국에서 상처받은 자존심 .......... 129
한시는 소프트파워 전략이다 .......... 138
4장 언중유골의 한시: 원쟈바오
박학다식한 학자 총리 .......... 150
총리의 롤모델은 제갈공명 .......... 157
중국 위협론에 대응하는 논리 .......... 163
아우에게 전하는 형의 경고 .......... 170
5장 오바마, 도를 논하다
오바마가 인용한 맹자의 오솔길론 .......... 184
최고 의전의 정상회담 .......... 190
6장 바다를 넘어 중일 한시 만찬 .......... 208
7장 시인이 된 대만의 정객 .......... 225
8장 한중 외교에 등장한 소동파
천안함 외교와 소동파 .......... 248
성어를 애용하는 한국 정치인 .......... 260
9장 중국의 시와 정치
중국 시의 탄생 .......... 270
춘추 시대의 한시외교 .......... 285
중국의 한시 교육 .......... 299

[알라딘 제공]

출판사 서평

“시를 건네 마음의 뜻을 말한다”
한시외교에 담긴 부시언지의 근사한 사례와 숨은 이야기

사람들은 왜 한시를 인용할까?


“아름다우면서도 부드럽게, 무게 있고 심오한 한마디로 핵심을 찌르기 위해” 한시가 인용된다. 마음과 뜻을 전하기에 한시가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한시의 압축미와 비유의 힘은 메시지에 감성과 이야기를 풍성하게 더한다. 또 절묘한 상황을 돌파하는 촌철의 무기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직언, 직설의 부담을 덜며 속내를 명료히 전하거나, 부러 복잡한 심사를 두루뭉술 겹으로 전하는데도 제격이다. 시의 인용은, 마음을 전하고 뜻을 격조 있게 확장하는 언술의 화려한 무기다.
한시를 읽고 낭송하는 즐거움, 마음에 새기는 내면을 향한 독법, 모두 유익하고 즐거운 일이다. 더불어 시를 들어 마음을 전하고, 다른 이 마음을 움직이려 시를 끌어와 건네는 일 또한 멋스럽고 근사한 활용이다. 이 책은 이러한 소통의 과정에서 쓰이는 한시활용 사례들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저자는 시를 건네 마음의 뜻을 전하는 것을 중국의 전통적이고 보편적 문화현상으로 본다. 본디 순박하고 친근한 노래였던 시가 예술로서의 성취를 이루어가는 한편, 자연스럽게 사회적 기능과 정치와 연결되며 발전했기 때문이란다. 특히 ‘시로 뜻을 말한다詩以言志’, ‘시가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의 뜻이다詩言是其志也’ 등의 전통적 시론에서 볼 때, 이 현상은 시의 이차적 활용을 넘어 시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를 건네 마음의 뜻을 말한다’라는 부시언지賦詩言志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화법이자 고급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때론 일침이 되고 묘한 은유가 되고 완곡의 전략이 되고 격조와 흥취를 담은 멋진 인사가 되는 한시 인용이 고금을 사로잡은 이유다. 시를 심미적 영역에 남겨두지 않고 소통과 관계의 과정으로 끌어와 ‘문화’를 만든 것이다.
외교무대에서 마음을 사로잡은 한시의 매력, 그리고 전략
이 책은 한시로 뜻과 마음을 전하는 품격 있는 부시언지 사례 중에서, 중국 지도자들의 외교무대에서의 수준 높은 활용 사례들을 모았다. 중국의 한시외교에 등장한 50여 편의 시와 함께 배경, 함의, 앞뒤의 사연 등을 맛깔난 이야기로 풀어냈다. 덧붙여 중국문화에서 차지하는 한시의 다양한 활용과 기능, 옛 시를 곁에 두고 읊는 중국인들의 일상의 풍경도 잘 담았다.
온갖 수사와 전략이 힘을 겨루는 외교현장에서 최고 정상들의 말 한마디는 뜻 그대로 중천금이다. 따라서 외교무대에서 읊어지는 한시들은 즉흥일리 만무하며 치밀하게 기획된 전략의 언사다. 그만큼 헤아려보고 음미해 볼 대목이 많다. 이 책의 한시외교 사례에는 미중관계, 양안관계를 포함한 중국외교 중대사들이 마오쩌둥부터 오바마까지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등장하고, 그들의 의지와 심산이 시의 힘을 빌려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결국 이 책은 한시가 옛 서가에서 정상회담장과 만찬장으로 나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는 장면에 대한 인문 기록인 셈이다.
중국 고전문학을 전공한 저자의 한시미학에 대한 깊은 이해, 중국 문화현상을 전통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안목과 해박한 지식, 중국외교에 대한 공부까지 더해져 한시의 현대적 쓰임 현장이 생생하게 담길 수 있었다. 또한 든든한 문학적 배경지식과 함께 시를 심미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 되는 해설도 더해져, 한시 읽기 즐거움도 만끽하게 한다.
‘한시외교’라는 말은 한시를 인용하거나 읊으며 메시지를 전하는 중국 지도자들의 외교화법과 활동을 의미한다. 저자는 엄밀한 학문적 정의라기보다 중국외교에서 빈번이 만나는 문화현상을 지칭하는 저널리즘적 언명으로 이를 사용한다. 말하면서 한시를 인용하는 일이 중국의 문화전통에서는 너무도 일반적이라 중국에는 이런 화법을 지칭하는 개념이 없다 한다. 특히 중국이 한시를 소프트파워 전략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 한시외교라는 말은 현재진행형으로 그 의미를 확충해가고 있다. 또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한시외교로 화답하는 현상을 볼 때 한시활용은 친숙함을 표현하는 애교를 넘어 상용의 외교전략이 되어가고 있다.
이 책은 시가 정치와 만나는 접점에 대한 새로운 인문적 접근이자, 한시외교라는 품격 있는 한시활용 화법 사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다. ‘사람들의 말과 글 속으로 들어온’ 현대적 한시활용에 대한 탐구의 첫걸음을 잘 내디딘 책이다.

서늘한 경고에서 얼음 녹이는 훈훈한 화해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한시외교 사례들이 품고 있는 사연은 매우 폭넓다. 한시를 통해 경고와 비난, 화해와 협력, 굽히지 않는 결연한 다짐, 우회적 종용, 우호와 평화에 대한 염원, 능수능란한 외교적 수사 등등 저마다의 목적들이 한시에 실려 오간다.
몇 장면들을 소개한다.

“옷감이 한 자면 / 꿰매어 함께 입을 수 있고 / 곡식이 한 말이면 / 빻아 함께 먹을 수 있다.”
유방의 두 아들이 왕위를 놓고 다투다, 여러 차례 형의 용서에도 불구하고 끝내 모반을 하다 비극적 최후를 맞는 아우의 이야기가 담긴 <사기 회남형산열전>의 시다. 중국이 대만에게 ‘비평화적 수단’을 쓸 근거가 되는 ‘반분열국가법’을 2,890대 0의 찬성으로 통과시킨 날 던진 대만에 대한 섬뜩한 경고다. 원쟈바오 총리는 “두 형제가 서로를 받아들이지 않네”라는 뒷부분을 뺀 채 ‘대만동포들이 어찌 받아들이지 않겠나’하면서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태연히 읊었다.

“천하의 크게 용기 있는 자는 갑자기 큰일을 당해도 놀라지 않으며 이유 없이 당해도 노하지 않는다. 이는 그 품은 바가 크고 그 뜻이 심히 원대하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 당시 중국 외교부가 우리 외교부에 친필로 써 선물한 소동파의 책문 <유후론> 일부다. 원문의 맥락을 따져보면 우리의 인내와 절제를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이지만, 속내를 숨기고 여러 갈래 해석이 가능한 구절이다.

“큰 바람타고 파도를 넘는 날 반드시 있으리니 / 높은 돛 곧게 달고 푸른 바다 건너리라”, “반드시 정상에 올라 / 저 낮은 산들을 둘러보리라”
2006년 4월, 후진타오 주석이 미국방문에서 의도적 결례를 당하며 이틀에 걸쳐 파격적으로 인용한 이백의 <행로난>과 두보의 <망악> 구절.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중국이 마이 웨이를 가겠다는 의지가 꿈틀댄다.

“해는 서산에 기대어 저물고 / 황하는 바다로 흘러간다 / 천리 밖을 한눈에 담으려면 / 다시 한 층 올라야 하리”
왕지환의 <등관작루>. 뒤 두 구절은 장쩌민, 후진타오, 원쟈바오 등 중국 지도자들이 대만과 관계 발전을 호소하며, 미중관계 진전을 기대하며 수차례 단골로 인용한 구절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 노력하자는 제안과 각오가 멋스럽게 담겼다.

한시 감상의 매혹의 길로 안내하는 많은 선집들이 있다. 이 책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시를 나누며 마음과 뜻을 전하는 아름다운 활용 그 사례들을 차분히 음미하며 한시의 매력을 느껴보는 것도 분명, 또 다른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