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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공사 실명제… '刻字(각자) 성돌'로 책임 관리,원선우 기자

굴어당 2013. 8. 27. 21:49

 

조선시대에도 공사 실명제… '刻字(각자) 성돌'로 책임 관리,원선우 기자   

    

서울시, 왕조실록과 石文 비교… 자세한 성곽 축성 내역 확인


	서울 성곽 개축 당시 공사 구간 책임자와 감독자 이름, 축성 구간, 작업 인원과 완공연도 등을 새긴‘각자 성돌’모습
서울 성곽 개축 당시 공사 구간 책임자와 감독자 이름, 축성 구간, 작업 인원과 완공연도 등을 새긴‘각자 성돌’모습. /서울시 제공
600년 전 '공사실명제'로 건설된 서울 성곽의 정확한 공사 내역이 컴퓨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초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 1년간 새롭게 발굴한 '각자(刻字) 성돌' 80개의 석문(石文)을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기록과 대조해 분석한 결과 붕괴 규모, 착공·완공 연월일 등 공사 규모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1396년(태조 5년) 처음으로 조성된 서울 성곽은 1422년(세종 4년)과 1704년(숙종 30년) 대규모로 개축됐다. 당시 조정은 공사 구간을 97개로 나눈 뒤 돌마다 구간 책임·감독자 성명, 축성 구간, 작업 인원 출신지, 완공 연도를 새겨넣는 '공사실명제'를 실시했다. 문제가 생기면 해당 구간 감독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각자 성돌'로 불리는 이 돌은 세월이 지나면서 심하게 풍화돼 석문 자체를 판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시 연구진은 각자 성돌의 석문을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의 기록과 전수(全數) 대조하는 '교차 분석'을 벌였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서울과학고 뒤편에서 발견된 '○谷(곡)'이라고 새겨진 성돌의 경우 연구진이 실록에 기록된 '谷'자를 모두 검색, 이 글자가 '조선왕조실록'의 세종대왕 시기에 있었던 '�谷(흡곡)'임을 알아냈다. 세종 당시 강원도 흡곡 주민들이 건설했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이다.

'승정원일기'와 교차 분석했을 때는 공사 경위도 나타났다. '庚辰十月日(경진10월일)/看役金昌練(간역김창연)'이라고 새겨진 백악산 백악마루 동쪽 구간의 성돌은 순조 당시 김창연이라는 사람이 감독해 만든 구간이라는 의미다. 이 공사를 승정원일기에서 찾아보자 경진년(1820년·순조 20년) 5월 24일자에 '훈련도감이 맡고 있는 백악산 동측 첫 번째 성랑 근처 체성 9칸여가 무너졌다'며 '울타리를 치고 조속히 수축해야 한다'는 병조(兵曹)의 보고가 있다. 이를 김창연 감독관이 작업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 문헌과 현장이 일치하는 구간이 숙종 12개, 순조 34개 등 모두 52개라고 밝혔다. 문인식 한양도성도감 관리팀장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의 자세하고 정확한 기록 덕분에 서울 성곽의 역사성이 증명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