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어당

굴어당의 한시.논어.맹자

http:··blog.daum.net·k2gim·

신(新)중국기행.새벽닭 울음이 3개국 깨운다.지린성 훈춘 동북아 관문으로 급부상-주간조선

굴어당 2011. 1. 20. 15:23

北 나진항 통하는 관문도시 글로벌 도시로 부상하면서 부동산 붐
외자기업에 세제 혜택 한국 대기업 속속 진출

▲ 훈춘에서 러시아로 들어가는 인원과 차량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훈춘 세관의 모습. 한글 인사말이 독특하다. photo 연합뉴스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도시 훈춘(琿春)은 만주어로 ‘변경(邊境)’을 뜻한다. 5145㎢의 면적에 인구 26만명(이 중 중국 동포 39.6%)인 소도시지만 지린성에서 유일하게 항구를 통한 바닷길을 열 수 있어 요충지로 중요하다.
   
   훈춘은 1992년 제1진 대외개방 도시가 됐다. 당시 중국 국무원은 국가급 변경국제합작구 14곳을 선정했는데, 이에 포함됐다. 변경국제합작구란 덩샤오핑(鄧小平)의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 후속조치로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변경(국경)지역의 정치·경제 안정을 위해 기획됐다. 이를 계기로 훈춘은 개발 열풍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특히 1995년 전후로는 남북한이 좋은 관계였고, 일본과 러시아 역시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훈춘은 이들 나라를 연결하는 동북 지역의 통로가 되어 각국과의 교역이 활발했다.
   
   거기에 지난 2009년 8월 발표된 국무원의 ‘중국 두만강 지역 합작개발발전전망계획요강’(이하 계획요강)으로 훈춘시의 앞날은 더욱 밝아질 전망이다. 이 ‘계획요강’은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 등 소위 창지투(長吉圖) 지역 개발이 골자다. 훈춘이 신흥 국경개방형 도시로 면모를 바꾸면서 근해 통상구(通商區)와 국제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구란 중국어로 호시무역구(互市貿易區)를 뜻하며 국경무역을 위한 개방 지역을 지칭한다.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한산하던 소도시 훈춘에는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현재 엄동설한인데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이 방문 중이다. 공장을 지으려는 사람, 무역하는 사람, 북·중·러 삼국을 넘나들며 관광상품을 개발하려는 사람, 그리고 이런 수요들을 겨냥한 부동산 개발이 활기차게 일어나고 있다. 훈춘엔 오늘도 러시아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으며, 중국 내국 관광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진항 임대, 북한 바닷길 열려
   

훈춘에서는 ‘새벽닭 우는 소리에 3국을 깨우고, 개 짖는 소리에 3국이 놀란다’는 말이 전해져 왔다. 도시의 동남쪽은 러시아 연해주, 서남쪽은 두만강을 사이로 북한과 접해 있어 나온 말이다.
   
   그중에서도 3국의 접경을 가장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곳은 훈춘의 팡촨(防川) 풍경구다. 북한·중국·러시아 3개국 풍경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곳으로 ‘새벽닭과 개 짖는 소리에 3국이 들썩인다’는 말도 이곳 팡촨에서 온 말이라 한다. 훈춘시는 야생호랑이 자연보호구와 ‘지린성 8대 경치’ 가운데 하나인 팡촨에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훈춘시 여유(관광)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팡촨을 방문한 관광객은 약 5만명에 달한다.
   
   동북지역의 전략적 요충지인 훈춘엔 세계 각지를 연결하는 4개의 국가급 통상구가 있다. 중국 유일의 현급시(縣級市·행정구역 단위) 통상구를 갖춘 훈춘의 통관 능력은 연간 약 210만t. 사방 200㎞ 지역에 러시아와 북한을 주로 겨냥한 국경무역 개방지역인 통상구만도 10개에 달한다. 훈춘통상구는 비자발급과 통관수속 업무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부터는 대(對)북한 관광도 본격화했다. 2010년 상반기 훈춘 각 통상구의 수출입화물량은 약 8만6185t. 훈춘의 유동 인구도 연간 14만3475명에 달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23.4% 증가했다.
   
   무역량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훈춘통상구에 따르면, 2010년 상반기 훈춘시 수출가공구를 통해 이뤄진 무역 규모는 약 7만2000t, 교역액은 1억387만달러에 이른다. 무역량 가운데 수출은 4만t(6631만달러), 수입은 3만2000t(3756만달러)으로 수출이 우세다.
   
   또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100억위안(약 1조7300억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동북아국경무역센터에는 향후 관광과 국제교육시설,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동북아국경무역센터가 완공되면 한국과 일본, 홍콩 등으로부터 외자유치를 위한 외국인 전용산업단지 조성에 나선다. 이곳이 조성되면 훈춘은 다시 한번 동북아 물류기지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북한과의 바닷길도 본격적으로 열린다. 훈춘은 지역 내 4개의 국가급 통상구 중 한곳인 췐허(圈河)통상구를 이용, 북한 나진항을 10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해 화물 운수의 바닷길도 열 예정이다. 이는 동북 3성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일본이나 상하이, 홍콩으로 보낼 수 있는 해상 경로를 확보하게 돼 경제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훈춘 췐허통상구를 통하면 북한의 원정리·나진항을 거쳐 상하이·닝보(寧波) 등의 항구에도 닿을 수 있게 된다.
   
   
   두만강 개발 기대감에 들썩
   
   국제도시의 꿈을 품은 훈춘의 도약은 도로·철도, 바닷길을 정비해 초보적 대외교통망을 형성하면서 구체화됐다. 거기에 2009년 국무원이 발표한 ‘계획요강’에 따라 훈춘이 대외개방과 동북아국제협력개발의 창구도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이에 따라 훈춘 일대의 부동산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훈춘 일대의 주택가격은 주민은 물론이고 외지인들이나 외국인이 합세하면서 치솟고 있다. 2008년 ㎡당 2000위안(약 35만원)이던 훈춘시의 일반주택 가격은 2010년 2700위안으로 상승했고, 고급주택의 경우 3000위안 이상으로 급등했다. 훈춘시 부동산국에 따르면 2003년 3월 말까지 훈춘에서 주택소유증(집문서)을 발급받은 외국인은 모두 49명에 달한다. 이 중 러시아인이 42명, 한국인이 3명이었고, 북한(2명), 미국(1명), 일본(1명)인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주택을 구매하고도 주택소유증 수속을 밟지 않은 외국인들이 많아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고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국무원의 ‘계획요강’에 따라 해외 기업들도 훈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훈춘국경경제합작구는 내자기업과 외상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업의 소득세를 15% 세율로 징수하기로 하는가 하면 10년 이상 경영한 외상투자기업에 대해서는 이윤을 창출한 첫해부터 두 번째 해까지 기업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3년에서 5년까지는 50%만을 징수하는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훈춘은 주변국과 협력하여 훈춘의 기반시설과 무역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국외자원 개발가공, 국제물류, 다국적 관광 등 훈춘을 국제화의 창구로 만든다는 야심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훈춘의 개방정책에 따라 한국 대기업들도 훈춘에 속속 진출 중이다. 그 대표적 예로 한국의 포스코는 지난 7월 지린성과 한국공업단지 건설을 포함한 각 분야에 걸친 투자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훈춘과의 상생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동파
   
   옌볜대학 조선어문학부 졸업.
   1996 흑룡강신문사 경제부 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