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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당 이원再思堂 李黿 선생시 4수 .번역 : 청계 조면희淸溪 趙冕熙

굴어당 2011. 8. 15. 00:26

재사당선생시再思堂先生詩 4수

작자 : 재사당 이원再思堂 李黿
번역 : 청계 조면희淸溪 趙冕熙
출전 : 再思堂先生逸集

*재사당선생은 무오사화에 연좌되어 가족까지 죽었으므로 시로 불과 20여수 남아 있으나 그것도 대부분 금강산 기행 시이므로 그 나머지 몇수와 금강산 시를 한 수 발췌해 올렸음

(一) 초춘감흥初春感興。
이절二絶。

1,
양생혼돈규, 만물자도용.
陽生混沌竅。萬物自陶鎔。

수지유형물, 생차무형중?
誰知有形物。生此無形中?

2.
일월호상대, 왕래무취성.
日月互相代。往來無臭聲。

기여복희심, 신합천지정.
猗歟伏羲心。信合天地情。

*해설 : 이른 봄에 일어난 느낌. 절구 2수

1.
태양이 겨울의 혼돈 속에서 태어나니
만물이 자연의 조화를 따라 생겨나네.

누가 알거나? 형체가 있는 이 물체들이
형체가 없는 혼돈 중에서 생겨난 것을.

2.
해와 달 서로 교대하여 오고 가지만
오고 가는 중에 냄새도 소리도 없네.

갸륵하구나! 주역을 만든 복희씨 마음
참으로 천지가 변화하는 정에 맞는걸.

*낱말
1. 혼돈混沌 : 옛날 전설 속의 세계. 천지가 아직 생겨나기 전의 깜깜한 상태. 여기서는 겨울을 중의법重意法으로 끌어들임.

2. 도용陶鎔 : 쇠붙이를 용광로에 넣어서 물건을 만들어 냄. 만물이 생성됨을 비유.

(二) 등부벽루登浮碧樓

음음로수음창태, 일만강산취애개.
陰陰老樹蔭蒼苔。日晩江山翠靄開。

수점경구횡도거, 일천소우도강래.
數點輕鷗橫島去。一天疏雨渡江來。

난사수천조초락, 고사비관승미회.
暖沙水濺潮初落。古寺扉關僧未回。

내왕지빙천재탑, 행장부여적선배.
來往只憑千載塔。行藏付與謫仙杯。

*해설 : 평양 대동강 가 부벽루에 올라서

그늘 짙은 늙은 나무는 푸른 이끼를 덮었는데
해 저문 강과 산에 푸르스름한 아지랑이 끼네.

두어 마리 갈매긴 가벼이 섬을 가로질러 가고,
한 줄기 소나긴 우수수 강물을 건너 다가오네.

따뜻한 모래사장 얕은 물엔 밀물이 막 나갔고,
사립이 닫긴 옛 절에는 중이 돌아오지 않았네.

오가는 사람들 다만 이 부벽루를 바라보지만
인생의 처세는 이백의 장진주 술잔에 맡기세.

*낱말
1. 천재탑千載塔 : ‘불탑의 빛은 천년에 흘러 전한다佛塔之光 千載流傳’에서 인용한 말로. 여기서는 영명사와 아울러 불교적인 유래를 가진 이 부벽루를 뜻하는 듯.

2. 행장-적선배行藏-謫仙杯 : 인생이 출세하고 숨어사는 일은 이백의 ‘장진백將進酒’에 ‘인생득의수진환, 막사금준공대월人生得意須盡歡,莫使金樽空對月’을 생각한 듯

(三) 무제無題

일잔등초암, 고신루미건.
一盞燈初暗。孤臣淚未乾。

창허다수월, 의박불사한.
囱虛多受月。衣薄不辭寒。

주진수유고, 경장몽욕잔.
酒盡愁猶苦。更長夢欲殘。

회인인불견, 회수망운산.
懷人人不見。回首望雲山。

*해설 : 제목을 달지 않음.

기름 다 닳은 등잔불은 어두워졌는데
임금 떠난 신하의 눈물 마르지 않았네.

창문이 없으니 달빛이 많이 들어오고
입은 옷, 엷어도 추위를 마다하지 않네.

술이 떨어지자 근심만 오히려 괴롭고,
밤이 깊어가니 꾼 꿈들도 사라져 가네.

사람을 그리워해도 그 사람 뵈지 않아,
고개 돌려 구름에 가린 산을 바라보네.

(四) 자로춘정등령상自盧偆井登嶺上

충산삼사화, 벽계구장명.
衆山森似畫。碧溪璆鏘鳴。

청풍장두기, 백운각저생.
淸風杖頭起。白雲脚底生。

영뢰상아회, 유조농음청.
靈籟爽我懷。幽鳥弄陰晴。

의연가황학, 반령문취생.
依然駕黃鶴。半嶺聞吹笙。

*해설 : 금강산 기행 시로 노춘정 우물을 지나 고개 마루 오름

여러 산들에 울창한 나무들 그림 같은데
푸른 시냇물은 구슬 굴리는 소리를 내네.

시원한 바람은 지팡이 끝에서 일어나고,
흰 구름은 걸어가는 발아래서 피어나네.

자연에서 생기는 소리에 마음이 상쾌하고
깊은 골자기 새들은 날씨 변화를 노래하네.

옛이야기처럼 나도 몰래 누른 학을 타고
고갯마루 중간에서 신선의 피리소리 듣네.

*낱말
1. 영뢰靈籟 : 신비스러운 자연의 음악[指迎神的樂曲], 또는 바람 소리[指風聲].

2. 음청陰晴 : 응달과 양달[指向陽和背陰]. 또는 인생의 실패와 성공의 비유[比喩得志和失意]

3. 취생吹笙 : 피리를 부는 일로 음주놀이를 비유. 또는 신선의 피리 소리.
*도가道家에서 나온 전설로 옛날 왕자교王子喬가 피리불기를 좋아하다가 뒷날 신선이 되어 산으로 올랐는데 어느 날 그 친구에게 소식을 전하고 7월 7일 날 구지산[緱嶺] 꼭대기에 학을 타고 날아와 피리를 불었으므로 이 산 밑에 사당을 지었다고 함.<열선전列仙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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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 이원 [李黿, ?~1504] 본관은 경주(慶州)이고 자는 낭옹(浪翁)이며, 호는 재사당(再思堂)이다. 고려 공민왕 때 정승을 지낸 당대의 문장가로, 정주학(程朱學)의 기초를 닦은 제현(齊賢)의 7세손이며, 뒷날 무오사화 때 김종직의 당인(黨人)으로 지목되어 곽산(郭山)·나주(羅州) 등지에 유배되었으며, 1504년 갑자사화 때 참형을 당하였다. 이때 가산(家産)이 적몰(籍沒)되고 부모·형제들도 모두 연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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