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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언해는 한문 고전 번역의 모범" 이왕구기자

굴어당 2011. 12. 28. 15:20

두시언해는 한문 고전 번역의 모범"

고전번역학회 등 학술대회… 방법론에 대한 제언 쏟아져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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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고전 번역의 중추 기관인 한국고전번역원의 자료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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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생활사, 문화사 등에 대한 대중적 관심의 증대와 함께 고전 번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번역의 '품질'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어떤 번역을 고전 번역의 모델로 삼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은 고전 번역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한국고전번역학회(회장 송재소)와 한국번역학회(회장 황현산)가 18일 고려대에서 공동 개최한 학술회의 '한문고전과 번역비평'에서는 품질높은 고전 번역 방법론에 대한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송준호 연세대 명예교수는 '한적 국역의 몇 가지 문제'라는 발표에서 자연스럽게 현토(懸吐ㆍ토달기)의 방법을 숙지했던 선인들이 번역한 '두시언해(杜詩諺解)'를 고전 번역의 전범으로 제시했다. 예컨대 '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으로 시작하는 두보의 명시 '춘망(春望)'을 '두시언해'는 "나라히 파망하니 뫼콰 가람 뿐 있고, 자앗보매 플과 나모 뿐 기펫도다"(나라가 망했어도 산하는 남아, 성에 봄이 오니 초목이 우거진다)로 번역했다.

송 교수는 이 번역을 통해 '두시언해'의 번역자는 '춘망'의 원문을 '國破하니 山河뿐(만) 在하고 , 城春에 草木뿐(만) 深하도다'로 토를 달아 읽고 이를 번역했을 것이라 추론한다. 그는 이처럼 한정조사 '~ 뿐'과 감탄어미 '~도다'를 연결시킨 번역문의 수사는 유상한 자연과 무상한 인간사의 대비라는 원작품의 감정적 질량을 살린 번역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두시언해' 로 대표되는 선인들의 국역물은 1960년대 이후 이뤄지고 있는 고전 국역 작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모법이 될 만하다"며 "고전 국역자들은 복고지향이라는 우리 선인들의 정신적 경향과 수양 의지 등에 대한 공감을 체화해야 하며. 가능한 전통적인 도제식 학습을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구의 한문 고전 번역과 연구물들을 고전 번역에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한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발표도 눈에 띈다. 그는 "암송과 현토, 구두와 독해 등 전통 학습 훈련을 충분히 거쳤지만 번역에 고전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는 전통 한문 어휘와 19세기 이후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한자어를 구별하지 못하는 현재 고전 번역자의 언어감각의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고전 번역자들은 서양 문명과 문화에 큰 영향을 받은 현대 한국어에 익숙해있는 점을 감안, 한영(漢英)사전 등을 활용해 서구의 한문 고전 번역물을 고전 국역에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